마을탐방_”청라 푸르지오 품앗이 마을학교”

2017 8월 마을탐방인터뷰

큰 바람보다는, 정이 있는 아파트

                                  “청라 푸르지오 품앗이 마을학교”를 만나다

 

     “청라 푸르지오 품앗이 마을학교”는 2015년 11월, 아파트에 사는 엄마, 아빠들과 함께 육아 관련 고민을 나누며 씨앗을 품었다. 유아 영어를 시작으로, 음악을 전공한 엄마는 음악을, 미술을 전공한 엄마는 미술을 담당하고 크리스마스에는 아빠들이 산타 이벤트를 품앗이로 진행하는 등 아이들을 키우며 서로가 가지고 있는 품을 나눴다. 모임은 꾸준히 이어졌고, 주변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활동들이 소문이 나면서 같이 하고 싶다는 분들도 생겼다.

     함께 하고 싶다는 의견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전체 단위로 확대해보자는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왔다. 2016 푸르지오 썸머스쿨을 열며 아파트 전체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청라 푸르지오 재능기부봉사단”을 모집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누자-share well with others”는 의미와 함께 주민들의 화합과 유대감을 확장시키고 싶어서였다.

     “청라 푸르지오 재능기부봉사단”을 모집하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 어르신 등 대상을 넓혔다. 그리고 청라 푸르지오 아파트를 넘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과 모임, 활동을 목표로 시작했다. 비즈공예 ․ 동화 구연 ․ 풍선아트와 같은 기존의 프로그램 역시 아이들을 위한 수업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성인 대상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현재 푸드앤플래이팅, 플로리스트 과정, 성인영어회화, 풍선아트, 웰빙요리, 비즈공예, 유아한자, 키즈쿠킹, 초등역사교육, 진로컨설팅 등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수업들이 마을학교에서 진행 중이다.

작은 신뢰감이 쌓여 함께 만드는 마을학교

     청라 푸르지오 품앗이 마을학교 김원진 대표(이하 김원진 대표)는 “사실 지금 함께하는 분들이 시작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았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이러한 재능이 있으니 우리 함께 하자고 제안했을 때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이 분들이 선뜻 활동하겠다고 약속해주신 바탕에는 비교적 오랜 기간 가까이서 수업을 진행해온 바를 직접 보셨고, 순수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신뢰감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며 “청라 푸르지오 재능기부봉사단”의 시작을 소개했다.

     아파트 내에는 상당한 커리어를 가진 분들이 많았다. 전직 호텔리어부터 EBS강사, 풍선 아트 자격증 소지자, 클래식 전공자, 플로리스트, 바리스타, 비서 등 다양한 전문직 종사자였으나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어 적게는 2~3년, 길게는 10년 넘게 누구누구의 엄마로만 불려왔던 엄마들이 주요 강사진으로 나서 주셨다. 아빠들의 경우에는 직장생활을 활발히 하고는 있지만 사는 동네에서의 연결고리가 거의 없었다. 아빠들에게는 우리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마을 학교 커리큘럼을 짤 때에도 단순 지식 전달 위주보다는, 남녀노소를 떠나 수강자가 프로그램을 통해 얻는 보람과 수업을 진행하는 엄마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아빠들은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접근했다.

     자비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 수업을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의 무조건적 희생을 강요할 수만도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서구청에서 하는 인천마을공동체 설명회를 듣게 되었고 마을학교에서 하려고 하는 목적과 취지가 부합하여 사업을 신청, 2017년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참여하게 되었다.

시스템보다는 마음이 우선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단체명도 따로 만들지 않았어요. 시스템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2016년, 재능기부봉사단으로 이름을 짓고 봉사단 안에서 구체화하여 나온 게 품앗이마을학교입니다. 물질의 나눔이 아니라 관심과 사랑, 마음을 ‘수업’이라는 툴을 통해 진행하고 나누는 것이지요. 어떤 단체들은 수업에 포커스를 맞추시는데 저희는 수업과 같은 매개를 통해 마을 분들과 소통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며 김원진 대표가 마을학교를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했다.

     청라 푸르지오 아파트가 위치한 서구 청라국제도시는 신도시이기는 하지만 초창기의 모습은 아니다. 청라국제도시 아파트가 처음 분양되고 도시 형성을 하는데 10년 이상이 지났다. 청라 국제도시는 안정과 형성 그 사이에 있다. 성숙된 주거지도 있고 들쑥날쑥하다. 차로는 5분에서 10분 거리면 도시 전체를 거의 다 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키우고 어르신들이 노후를 즐기기에 부족함은 없지만 신도시인 만큼 아직 대표적인 문화시설들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것이 불편함이라면 불편한 것이라 한다.

     함께 마을학교를 꾸리는 구민희 님은 “아파트 내에 대부분 신혼부부나 아이를 둔 집이 많아요. 청라 국제도시에 입주한 입주자들의 연령대가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이 많고요. 저 같은 경우, 경기도 이천에서 오래 살다가 직장 때문에 여기로 이사 왔어요. 아파트가 기존의 입주민들이 오래 산 것이 아니고 유입이 시작되는 상황이라 삭막한 것도 다소 있었어요. 재능기부봉사단에 엄마들이 참여를 하게 된 것도 저희가 사심 없이 아이들을 만나 믿음을 주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처음부터 멋진 계획만을 보여주며 이야기 했다면 오히려 참여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파트 내 도서관을 활용하면서 꾸준히 주민들을 위해 활동해온 것을 믿어줘서입니다”고 한다.

     입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을 하면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 전 연령을 아우르는 수업, 경계 없는 수업을 위해 애썼다. 풍선 아트 수업의 경우, 주제가 “우리 아이의 생일파티를 엄마가 직접 꾸며주세요”였는데 엄마들이 편하게 올 시간인 오후 1시 수업으로 했지만 엄마와 함께 손주를 돌봐주시는 할머니들이 오셨다. 손주의 생일파티를 꾸며주기 위해 오신 할머니들의 참여와 같이 사회 현상이 마을 학교 수업에도 나타나는 것을 보고 첫 수업의 난이도와 방향성을 수정하며 진행한다.

     마을학교 수업은 강사의 수익이나 홍보가 목적이 아니기에, 수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완료시점까지 강사와 운영진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간다. 수업의 퀄리티가 무료 혹은 재능기부여서 낮게 평가되지 않도록, 많은 고민과 계획 하에 만드어지는 수업은 어느 기관과 비교하여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의 퀄리티를 보장한다. 참여주민 역시 만족도가 높았다.

힘든 것을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일

     마을 학교는 힘든 것을 생각하면 할 수가 없는 일이다. “사비로 진행할 때에는 엄두를 못 냈던 재료들을 지원 사업을 통해 넉넉하게 준비하고, 수익성이 기반이 되어야만 하는 사설기관의 수업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도 마을학교 수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수업을 진행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준비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힘들지만요. 대신 참여주민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강사인 저도 부담 없이 다음 수업에 참여하실 수 있는지 여쭤볼 때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 보람이 큽니다.” 풍선아트 수업을 진행했던 구민희 님의 말이다.

     김원진 대표는 “무료인데도 퀄리티가 높아서 좋아하시지요. 그리고 우리 아파트와 마을에도 이런 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깁니다. 처음에는 ‘경계’하다가 ‘감동’을 받고, 감동을 넘어 그 다음에 ‘움직이는 관심’이 이루어져요. 감동이 또 다른 감동을 이끌어 내는 행동으로 이어지게끔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수업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시면 저희가 그 감동을 이어받아 누군가를 위한 재능기부를 진행 해 달라는 말씀을 자주 드려요. 서로 나누는 행복이 커서 흔쾌히 응해주세요”라며 수업을 진행하는 역할로의 기쁨을 꼽았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서로 모르던 아이들이 친구가 되고, 재능기부로 수업을 진행하는 엄마와 아빠들은 선생님으로 불리게 되었다. 공동 목표로 함께 계획했던 것들이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성취감은 수치로 따질 수 없다. 사업비 지원을 받고 있지만, 마을 단위에서의 효과는 그 금액을 뛰어넘는다 한다.

어르신들을 위한 수업 역시 진행 중

     “청라 푸르지오 품앗이 마을학교”는 지원사업과는 별개로 아파트 단지 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연간 계획을 세워 창의 독서와 미술 ․ 음악수업을 한다. 재능기부 봉사단 임원과 활발히 활동하시는 분들이 진행하는 수업은 다채롭다. 수업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의 역량은 고정관념을 뒤엎었다. 좋은 그림책을 함께 읽고 하는 수업에서 1시간을 훌쩍 넘어 토론하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다. “<아빠 해마 이야기>를 읽고 색종이를 접는 시간이 있었어요. 물고기를 접는데도 장성한 자식들을 생각하시면서 곱게 접으셨어요. 이야기를 나누니 깊은 의미를 찾아서 읽으셔서 마음이 짠했어요”, “남자 어르신들이 더 많은 수업이었는데 눈물도 많고 더 섬세하세요. 색종이 색깔도 꼼꼼하게 고르시더라고요. 연세가 제일 많으신 분은 난이도가 높은 색종이 접기를 하시고 난 뒤 너무 재미있고 또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구민희 님, 김원진 대표가 이야기한다.

     그 어떤 활동 수업보다 어르신들을 만나는 수업이 의미가 있고 감동이었다. 어르신들께 음식을 대접하기보다는 빈손으로, 크레파스나 색종이 같은 수업재료를 들고 만나 뵈었다. “이분들이 크레파스를 언제 사용하셨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신들이 어리셨을 때는 비싸서, 자식 키울 때는 사느라 바빠서, 그 다음 손주 돌볼 때는 손자에게 양보하지 않으셨을까? 보통 크레파스는 아이들이나 쓰는 미술도구라고 생각하시지요. 어르신들에게 색종이, 크레파스, 도화지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마음껏 그리시라고 부탁 드렸어요. 시화(詩畵)를 그리는 수업이 있었는데 시화 실력이 정말 아름답고 뛰어나셨어요. 수업 숙제도 열심히 해 오시고요.”

주민들과 함께 하는 든든한 플랫폼

     “청라 푸르지오 품앗이 마을학교”의 앞으로의 계획은 원대한 비전이나 목표를 갖고 가는 것이 아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천천히 가고 싶어 한다. 수업을 매개로 주민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고 인사하는 자리를 만든다. 한 시간 수업을 하고 나서도 끝나면 대화를 계속 하고 연락처를 주고받고 식사를 하고 자연스레 차를 마시러 간다. 큰 바람보다는, 정이 있는 아파트로 자리 잡기 위해 “청라 푸르지오 품앗이 마을학교”는 꾸준히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플랫폼을 마련하고 있다.

글 홍보담당 / 사진 청라 푸르지오 품앗이 마을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