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지속가능발전의 실험실이 되자

그린플러스 프로젝트
김한상

이제 9살이 된 딸아이와 아침마다 마스크를 씌우기 위한 전쟁을 치루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미세먼지저감과 공기정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모래이끼를 도시농업으로 재배하고 지역 내 도시녹화 사업으로 연계하는 그린플러스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사업, 지속가능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얻고 학습을 하며 많은 연관 단체, 개인 활동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환경문제는 이미 전 지구적 문제면서 우리 마을의 당면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한 가지 해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거대담론으로의 해결방법만을 넘어 마을에서 실천 가능한 소규모의 방안들이 만들어지고 실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지난해 가을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진행한 지속가능발전대학 수업과정 전반에 걸친 표어였다. 지속가능 개발 목표 또는 지속가능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밀레니엄개발목표(MDGs)를 종료하고 2016년 부터 2030년 까지 새로 시행되는 유엔과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목표다. 인류의 보편적 문제 (빈곤, 질병, 교육, 성평등, 난민, 분쟁 등) 와 지구 환경문제 (기후변화, 에너지, 환경오염, 물, 생물다양성 등), 경제 사회문제 (기술, 주거, 노사, 고용, 생산 소비, 사회구조, 법, 대내외 경제) 를 2030년까지 17가지 주 목표와 169개 세부목표로 해결하고자 이행하는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다. (위키백과)

지속가능발전은 어느 누구의 일방적인 판단에 의해 실천될 수 없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반드시 협치의 형태로 만들어지고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17가지의 주요 목표들이 상호 밀접한 관계로 작동하고 있기에 어느 한 목표만 추구해서는 결코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은 많은 사례들과 공론의 장을 통해 학습되어왔다.

그린플러스 프로젝트만 하더라도 가장 기초 활동인 모래이끼 재배를 함께할 공간과 사람들이 함께하는 마을공동체, 재배된 모래이끼를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도시녹화사업을 수행해 나갈 기업, 모래이끼의 미세먼지 저감, 공기 질 개선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인식확산을 함께해줄 환경단체 등 다방면의 활동가 또는 전문가들과 협의를 통해 사업방향성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기준으로 봤을 때 직접적으로는 13번 기후변화와 15번 육상생태계에만 연관이 있다고 보여 지지만 조금만 넓게 생각해보면 1번 빈곤, 3번 건강, 7번 에너지, 8번 경제발전, 10번 불평등해소, 12번 효율적 생산과 소비와도 함께 생각해볼 지점이 생긴다. 그렇기에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목표수립과 실천의 주체로 마을이 나서야 한다. 가장 효율적이고 활동적이며 유기적인 기본 단위의 관계망인 마을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활동을 실험해보고 그 결과를 분석하고 방향을 재정비 해나가며 확장해 나가야한다. 그것이 기회비용과 사회갈등 비용 등을 최소화 하여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현실화하고 단계적으로 실현하게 하는 길이 될 것이다.

– 도시재생이 아닌 전환마을로 부터

“행동 없는 비전은 단지 꿈일 뿐이다. 비전 없는 행동은 시간만 허비한다. 그러나 행동하는 비전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조엘 바커, 2015년 9월 ‘킨세일 전환마을’10주년 기념비)

21세기 들어 기후변화의 위협이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빙하는 녹고 홍수, 태풍, 가뭄 등 기상이변이 잦아졌으며 숲은 사라지고 매초마다 동식물이 멸종되어가고 있다. 이 커다란 지구적 문제에 맞서 세계기구도 중앙 정부부처도 아닌 조그만 시골마을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걱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행동하기 시작했다.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마을 공유지를 만들고 에너지를 자급하는 계획을 세우며 생태적인 전환을 선언했다.

이 운동은 킨세일에서 영국의 토트네스라는 인구 2만 명 정도의 작은 시골 마을로 옮겨지며 빠르게 확장된다. 2030년까지 에너지절감계획을 설계하며 전환마을의 상을 잡고 지역먹거리운동, 텃밧나눔운동, 자기자원나눔, 에너지자립운동, 마을정원프로젝트, 새로운 경제센터, 지역화폐, 화제, 마을술복원운동, 생태건축 오픈하우스 등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2005년 킨세일의 활동을 시작으로 토트네스의 모범적인 전환마을을 거쳐 10여년이 지난 후 전환마을은 전 세계 40여 개 나라 3,000여 개의 마을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서울시 은평구가 2014년 11월 ‘전환마을은평’을 선언했다.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단체와 모임들을 설득하고 그들과 연대하거나 프로그램을 공유했다. 이후 전환마을의 여러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면서 예술학교, 퍼머컬처학교, 풀학교, 발효학교, 자립자족학교, 생명의논학교, 기억마켓, 은평토종씨앗지키기운동, 은반지연(반GMO운동)등을 통해 지역의 생태 자원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생산하는 자로서의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에 집중하였다. 여기서 발굴된 리더를 중심으로 다양한 소모임이 생겨나게 되었고, 마을 의제에도 생태적 관점을 갖고 참가하게 되었다. 초기 도시텃밭을 가꾸는 도시농업운동으로 시작하여 먹거리 자립운동을 꿈꾸며 마을식당을 시작하게 되면서 제2의 거점을 만들었다. 건강한 자아를 위해 명상과 마음공부에도 힘썼다.

‘전환마을은평’을 시작으로 전환마을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국 전환마을들의 특수성 중 하나는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학교에서 배운 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과연 우리 사회에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비롯된 대안교육운동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2017년 2월 이러한 고민을 하는 마을과 학교들이 모여 ‘한국전환마을네트워크’를 결성하였고 이미 시작한 전환마을과 전환마을을 고민하는 마을들, 학교들이 지혜를 보태면서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프레시안,“전환마을을 선언하자” 아일랜드 킨세일,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참조>

이 외에도 최근 ‘리빙랩(Living Lab)’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이 주인공이 되고 마을로부터 시작하는 다양한 사회혁신 활동, 로컬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고 또 만들어지고 있다. 리빙랩이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가 직접 나서서 현장을 중심으로 해결해 나가는 ‘사용자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미 MIT대의 미첼(W.Mitchell)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서 일명 ‘살아있는 실험실’ 또는 ‘우리 마을의 실험실’이라고도 불린다.

마을은 지구 또는 세계,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는데 있어 기초가 되는 네트워크 집단 단위이다. 그러면서 같은 단위인 이웃 마을, 상위단위인 세계 또는 국가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상호 영향을 미치며 작동 되고 있다. 그렇기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을에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많은 시도를 해나가야 하는 기초 실험실로서의 역할점이 생긴다. 마을이 기꺼이 그러한 실험실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