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정책_마을과 학교의 ‘관계 맺음’으로 함께 성장하기

마을과 학교의 ‘관계 맺음’으로 함께 성장하기

인천시교육청 정책기획과 장학사 김현진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은 아프리카보다 우리나라에서도 더 크게 공감 받고 시도되고 있는 듯하다. 아이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학교나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라 이웃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학생들은 마을이라는 생태적 기반에 뿌리를 두고 살아가며 그 속에서의 삶과 앎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학습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마을의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마을이 교육공동체를 구성하고 그들의 학습역량과 정의적 발달을 도와야 한다는 공동의 합의들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2015년 미추홀구를 시작으로 인천시교육청과 지자체가 ‘교육혁신지구’를 통해 돌봄과 배움의 책임공동체 지향하는 노력들로 구체화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마을과 학교의 상생을 통한 교육의 동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민∙관∙학 거버넌스’의 모델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생각이 다른 주체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 현장에서 ‘관-관’, ‘민-학’, ‘민-관’간에 목격되는 갈등 사례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이를 지혜롭게 해결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창의적 시도들이 필요하다.

소통은 관심과 만남에서 시작

학교의 교사들은 대부분 인사제도에 의해 근무하게 되므로 그 마을에 정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학교와 마을의 관계망과 신뢰를 축적하고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긍정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자발적, 수평적 소통의 기회가 더욱 필요하다.

학교 관리자, 교사들을 대상으로 우리학교 주변의 마을탐방 연수를 열었을 때,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학교 밖 마을의 성장한 교육력과 거기서 고군분투하는 많은 마을 마을 사람들에게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학교 교육과정에 적합한 마을의 교육프로그램을 학교와 연계 운영하기도 하고 마을의 전문가를 학교교육과정의 강사로 초빙하는 등 지역사회의 인적 자원을 활용하거나, 마을의 문화적 자원을 학습주제로 가져오거나 마을의 문제점을 느끼고 해결방안을 찾아 실천하면서 마을에 기반한 학교교육과정이 확산되고 있다.

함께 학습하는 구조 만들기

학교와 마을의 연계는 개방적인 체계를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외로운 섬’에 비유할 만큼 개방성이 취약하고 외부와의 상호작용이 부족했다. 학교와 마을이 상호작용하면서 상생과 발전을 도모하는 생태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한다. 다양한 목적, 성격, 형태의 마을공동체가 확산되고 있고 학교에서도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한 학습조직이 정착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학교와 지역의 벽을 허문 발전된 형태의 공동체 활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교사, 학생, 학부모, 시민, 공무원, 마을활동가 등의 다양한 주체들이 교육적 나눔을 목적으로 소공동체를 만들고 서로 학습과 상호작용을 지속해 나가야한다. 2018년도부터 시작된 미추홀구청 주관의 교사아카데미와 학습모임은 교사가 마을을 알고, 마을이 학교를 이해하는 공동체를 촉진하기 위한 좋은 사례로 보여 진다. 아카데미를 통해 학교 밖의 마을을 체험하게 된 교사들이 마을활동가 담당공무원들과 학습모임을 통해 교육활동의 실천적 부분(교육과정, 교육프로그램, 마을자원 발굴, 마을활동가 양성 등)에 함께 연대하고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과 학교를 넘나들며 학습하는 소공동체를 조직하고 이들의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습생태계로 발전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이러한 협력의 관계를 넘어 마을 그 자체가 하나의 학습생태계가 되는 마을교육공동체는 마을과 학교 사이의 ‘관계 맺음’에서 시작된다. 이 안에는 자발적인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이 ‘주체’로서 학교혁신과 지역의 성장을 이루는 협력관계가 결국 지속가능성의 모델이다.

많은 학교에서 활발한 교육혁신과 지역협의체 구성을 통한 마을연계교육과정이 이루어지는 중심에 핵심적 keyman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의 헌신과 열정에 의존하는 방식은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 마을과 학교의 모든 주체가 학습자인 동시에 기획자로 학습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협업과 분업의 역할모델을 만들어 가야한다. 이 과정에서 행정편의상 학교에 과하게 부여되었던 돌봄과 교육에 대한 책임을 마을이 나눠가질 수 있는 의지와 역량이 필요하다. 또한 마을을 지역 자원으로서의 도구적 대상이 아닌 공동체의 파트너로 연대하고 존중해야한다.

이제 교육의 패러다임이 지역기반 교육, 진로교육, 삶과 연계된 교육 등으로 학교 혁신의 방향이 흘러가고 있다. 마을과 학교는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성장과 안전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함께 손잡고 동반성장해야 한다. 각자의 별에서 나와 아이들을 향해 소통하고 교육적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