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기 주민자치인문대학 ‘협치, 권한과 민주주의’ (1~3강)

8월 28일(수)~9월 25일(수)까지, 12기 주민자치인문대학이 ‘협치, 권한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5회 동안 진행됐다. 오수길(인천시 협치TF 위원)이 1-3강까지 맡아 개념과 방향에 대해 강의했고 김진호(당진시청 주민자치팀장)이 당진시의 주민세 활용과 마을민주주의에 대해 사례를 나누었다. 4-5강은 김희선·남유미(마을강사단)강사들과 주민세 활용 상상, 집담회를 진행했다.

[1강] 자치가 내 삶을 바꿀까?

자치로 내 삶을 바꾸자!

협치는 권한과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갖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인데 그것은 민주주의 원리로 움직인다.

과거 왕이 지배하거나 다변화되지 못한 사회에서는 중앙에서 혹은 행정의 서비스로 문제를 해결해주었고 또 시민들을 그렇게 해주기 바랐다. 그러나 오늘날 일자리 문제,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는 선거로 대통령, 의원을 잘 뽑는다고 해서 더 이상 국가가 해결해줄 수 없다.

협치는 협력적 거버넌스로 유럽국가에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용어이다. 미국은 대부분의 경우 국가가 주민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 기업과 협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도 과거 대통령이 던지는 한마디에 모든 부서가 중복사업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예산을 편성해 내려 보내기도 했다. 예를 들면 ‘녹색성장’ 한 마디에 모든 부서가 한 마을에, 몇 개의 마을에 몇 십억씩 예산을 내리고 ‘00마을’로 이름 붙이고 단기간에 성과를 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뜨는 도시, 지는 국가>처럼 이제 국가의 해결능력은 떨어지고 도시가 주민과 마을,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문제해결의 키를 쥐고 있다.

인접한 국가 일본 후쿠이에서는 주민들이 ‘치유한다, 논다, 교류한다, 일한다 등’ 풍요지표를 만들어 삶을 꾸려나가고 있고 우리나라 곳곳에도 자치, 생활자치로 나와 이웃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가 많다.

서울시 금천구 독산4동은 공유부엌, 어린이 공공 물놀이장도 그렇고 구로구 오류2동은 오래된 가옥을 작은도서관으로 재생해 외국인들이 모여 학습하고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재탄생했다.

자치와 분권, 대통령의 국정과제로서가 아니라 민과 관이 권한을 동등하게 나누고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앞으로 ‘나는 어떤 주민인가?’를 주요 질문으로 두고 행정의 업무·평가체계, 주민세 활용 사례, 워크숍을 통해 인천은 어디쯤에 와 있고, 우리는 지역에서 어떻게 협치할 수 있을지 학습하고자 한다.

[2강] 권한을 나눈다는 것의 의미

14세기 이탈리아의 팔라쪼 퍼블리코 궁전이 현재 시에나 시의 청사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안에 거버넌스(국가경영)에 대한 그림과 글이 실려있다. 좋은 거버넌스의 벽에는 사람들이 춤을 추고 농민이 한가롭게 타작을 하고 상인은 자유롭게 거래한다. 반면 나쁜 거버너스 벽에는 사람들 머리에 뿔이나고 가난하고 범죄가 도사린다. 그 당시 거버넌스는 왕과 동일시 되었다.

1강에서 말했듯이 대통령이, 몇몇의 지도자가 현재 발생하는 무수히 많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보니 거버넌스를 정부로 동일시 할 수 없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주민센터, 주민, 정치인, 기업인, 공동체 등이 공동 주체인 협력적 거버넌스 ‘협치’가 중요해졌다.

과정으로서의 협치

행정에서 혹은 여러 기관들이 협치를 하자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고민이다. 어떻게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것 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게 맞다.

히딩크의 거버넌스를 예로 들면 과거 한국월드컵의 거버넌스는 학연·지연 중심이었다. 그래서 선수를 기용하는 폭이 좁았고 감독은 작전을 짜기는 것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히딩크의 거버넌스는 선수를 어떻게 뽑을지, 어떻게 작전을 짜고 각자 역할은 무엇인지, 감독과 코치는 어떤 관계여야 하는지에 있었다.

다시 말하면 행정이 동장과 몇몇 지역 리더에게 의존하는 것을 어떻게 재구성할까, 더 다양한 사람들을 모이게 할까 이런 이야기다. 전 세계적으로 계층적 거버넌스에서 네트워크, 공동체 중심의 거버넌스가 강조되고 있다.

윤리적 협치

‘선례가 없어서 승인하기 어렵고, 영수증을 챙기지 못해 신뢰하지 어렵다.’ 마을활동을 하며 행정으로부터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 것이다. 이것은 공무원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 없다. 조직안에서 그 개인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구조적으로 변화해야하는 것으로 핵심적인 협치의 단계는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어떻게 조정하고 자원을 연결해서 그야 말로 ‘일이 되게 하는 방향’을 찾는데 있다.

마을의 윤리를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거버넌스에는 관료제 방식도 시장방식, 공동체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내용적으로 공동체 내에서 어떤 가치를 지향할 건지 맞춰가야 한다. 마을에서는 네트워크, 경험을 통해 어떤 방식일때 더 잘 소통할 수 있는지 마을만의 방식이 축적되어 있다. 어떻게 좋은 사람만 모여서 갈등도 하나 없이 좋은 사례를 축적할 수 있을까?

민과 관의 협치는 그냥 주어지지 않는다. 권한을 나눈다는 것을 협치라고 생각 했을 때 권한을 나누려면 정보를 공유해야한다. 우리 모두가 문제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누구나 지역의 자원을 갖고 있고 권한을 나누려면 공동의 목표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행정의 부서별 접근에서 목표 공유 접근으로

유연하지 못한 행정체계를 비단 어제오늘일의 문제가 아니다.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일을 많은 부서가 조금씩 예산을 지원하면서 제출해야하는 서류가 산더미가 되는 것은 한 두 곳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유연한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부서별로 접근을 하기보다 목표 공유 접근의 방식은 어떨까? 그 형식은 아래 표로 요코하마시의 조직 기능을 예로 살펴볼 수 있다.

   

출처: 오수길(12기 주민자치인문대학 2강 자료)

권한은 참여로부터

주민자치위원회 중 활성화된 몇몇 곳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내·외부 결속이 건강하고 더불어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확산되어 참여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분과활동이 활발하고 내부에서 교육으로 스스로 일어난다. 그리고 작은 의사결정도 주민스스로 결정해 생활자치의 효능감이 쌓인다.

협치는 주민이 참여를 활발히 해서 준비를 갖추고 있을 때 혹은 행정이 변화 했을 때가 아닌 ‘협치’에 다자간 참여하고 무엇을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갈지 논의되는 체계를 형성해야한다.

[3강] 주민세 활용과 마을민주주의

주민자치업무를 담당하면서 지역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 어떻게 풀어내는지 이야기하고 싶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당진이 왜 주민세와 연계되는 활동에 관심을 갖기 됐나 이야기하겠다.

당진시 변화와 주민의 다양화

전형적인 평야지역이고 간척사업으로 쌀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었는데 2000년도 전후로 큰 변화를 맞는다. 철강회사가 들어오고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대전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아지게 된 것이다. 이 계기로 다양한 지역의 인구가 유입되고 당진의 지역적 성향과 분위기가 달라지게 된다.

기존 행정체계의 한계

당진시가 2012년에 군에서 시로 승격됐다. 벅차면서도 사람이 유입되고 섞이면서 갈등을 품게 된다. 나의 공직경험을 비춰볼때 과거 행정은 이·통장 중심 체계가 만병통치약이었다. 대부분 행정시스템이 대면행정, 자연부락에서 가가호호 다 알고 있는 이통장에게 의존했다.

공무원이 되고 10년 정도 됐을 때 당시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에는 통장님들이 정보를 주민들에게 잘 전달해줄까? 의문이 생겼다. 아파트에서도 자연부락처럼 통장님들이 의사결정을 하면 행정이 따라갔는데 막상 주민들은 어떻게 그렇게 결정됐는지 알지 못하더라. 정보전달 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더중심의 행정을 그대로 하고 있었다.

동네마다 공동체를 형성하는 양태가 완전히 다른데 마을의 리더의 의사가 지역을 대변한다는 가정하에 행정을 한다. 이렇게 하면 절차가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일이 처리되면서 공무원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공무원생각대로 일을 했지만 요즘은 공무원과 일부 주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주민공동체, 주민 다수가 더 많은 결정을 해나간다는 확신이 있다.

그렇게 가기 위해서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주민참여의 동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삼삼오오 주민들이 모여서 지역에 대해 이야기하면 시행해줄 수 있는 예산이 뒷받침되어 있다는 것, 단 다섯명의 주민이라도 주민세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전제를 놓고 논의하는 것은 천지차이더라는 것을 깨달았다.

주민세를 활용해서 주민 참여의 장벽 없애기, 주민과 공무원의 역할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행정의 모든 영역에서 주민과 공무원의 역할을 바꿀 수는 없다. 공동체, 주민자치, 도시재생등 주민참여가 꼭 필요한 부서를 말한다.

주민자치는 주민과 공무원이 함께한다.

주민자치는 주민과 행정이 하모니를 만드는 연습과정이라 생각한다. 권한을 주는 연습, 받는 연습을 야구로 치면 주민이 빠르고 멋진 공을 던지면 포스인 행정이 잘 받아야 한다. 주민자치는 주민들만 해야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주민세를 주민의 손으로!

당진시는 주민세(매년 8월, 주소를 둔 개인(세대)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균등하게 과세) 중 개인균등분을 지역 주민이 직접 공론화(결정)하에 집행한다. 균등분 예산으로는 2018년 기준 6.5억이고 2019년도에도 동일하다. 지역주민이 마을사업 발굴에 참여하고 주민총회를 거쳐 결정된 사업을 실행할 수 있다. 2017년도 기준, 4억원이 주민자치예산으로 편성되었으며 행정에서 결정내린 목적이 있는 예산이 아니다보니 주민이 의제를 발굴하고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적극적이고 행정이 주도한 사업보다 집행비율이 높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은 주민자치위원회 중심으로 자치활동의 기능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췄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이 함께 하면서 총회를 거쳐 주민스스로 선택한다. 앞으로 2021년까지 기존 61.5% 규모에서 주민세 개인균등분 전액을 주민자치사업에 고정 재원화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행정에서 제안하고 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같이 성장했다. 요즘은 인접 동의 주민자치위원장, 주민이 네트워크를 하고 회의를 하시면서 공동의 이익, 협력할 점을 찾으신다. 주민세를 가지고 성별, 차별없이 누구나 지역문제에 주체로 참여하고 공론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는데 당진시 주민세 활용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4~5강 기사에서 계속]

글 공동체자치담당 / 사진 홍보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