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 이야기가 오고가는 행복한 빨래터 ‘남촌 은행나무 행복 빨래터’

빨래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빨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옷들을 빨면서 수다를 떠는 넓은 공터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인천의 남동구 남촌동에도 그러한 빨래터가 있다. ‘남촌 은행나무 행복 빨래터’라는 이름이 붙은 동네의 작은 빨래터는 주민들이 마주치는 하나의 공간이 되었다. 빨래터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바쁘게 뛰어다녔던 정명수 대표를 만나 빨래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명수 대표가 처음 빨래터를 시작하게 되었던 이유는 동네의 쓰레기 문제였다. 쓰레기가 계속 쌓여서 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동네도 더러워졌다. 정명수 대표는 “쓰레기가 너무 쌓이다 보니 쓰레기 산이 되어 5톤 트럭 두어 대의 분량이 나올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쓰레기가 길가에 늘어져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다.

쓰레기뿐만 아니라 동네에서 발생하는 고독사도 빨래터를 만들자는 생각에 불을 붙였다. 실제로 옆집에서 사람이 죽은지 3개월이 될 때까지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할 정도로 소통이 없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정도로 닫힌 동네. 이런 문제들을 풀기 위해 생각한 것이 빨래터였다.

빨래터는 샌드위치 판넬로 벽을 세우고, 그 안에 건조기가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세탁기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여러 문제들로 인해 세탁기까지 들여놓지는 못했다. 빨래터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동네 주민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주변에는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CCTV가 여러 대 설치되어 있다. 빨래터의 주 이용층은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나 어르신들이다. 특히 비가 오고 습한 날에는 빨래터를 이용하는 빈도도 많아진다.

빨래터는 순수하게 동네 주민들의 힘으로 완성이 되었다. 벽을 세우고, 현수막을 달고, 콘크리트 공사를 하는 모든 것들이 주민들이 계획하고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정명수 대표는 “마을 자치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행정의 지원과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주민들의 단합이었다. 직접 못을 박고 공사를 하면서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는 것이 정명수 대표의 말이었다.

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정명수 대표와 주민들이 모여 바닥에 못을 박으려고 할 때 지나가는 주민 한 분이 그걸 보고는 “기계를 빌려주겠다”고 말한 후에 차에서 공구를 꺼내 빌려주었다는 것이다. 정명수 대표는 “정말 감사하고 힘이 되었다”고 말할 정도로 주민들이 단합했다는 뜻깊은 의미를 담은 에피소드였다.

정명수 대표는 빨래터를 만들면서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정명수 대표는 “반대로 인해 원하던 자리에 빨래터를 짓지 못해 옮겨야 했고, 무더위에 작업하는 것도 힘들었다. 행정의 지원도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빨래터를 완성하고 난 후에 잘했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말도 하여 주민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고 주민들이 만족해하는 것도 알려주었다.

정명수 대표는 빨래터에 대하여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하고 있다. 빨래터가 더욱 안정적인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고, 주민들이 소통하고 화합하는 장소로도 계속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행정의 적절한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돈독해진 주민들의 관계와 함께 더 친해지는 동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움직이고 계획했다는 것에 빨래터는 이미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람들이 만날 수 있고 짧은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작은 빨래터. 마을이 만들어낸 이 소중한 공간이 앞으로 적절한 지원을 받아서 계속 남아 주민들의 단합을 도와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글 홍보담당 / 사진 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