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차 마을집담회 모떠꿈, ‘마을공화국, 어디까지 상상할 수 있을까’

제 48차 마을집담회 모떠꿈, ‘마을공화국, 어디까지 상상할 수 있을까’가 2019년 12월 30일(월) 오후 4시부터 두시간 반 동안 부평구 청천2동 행정복지센터 4층 문화강좌실Ⅰ에서 열렸습니다. 인천광역시의 153개 모든 읍면동 주민자치회 전환 계획으로 2019년은 주민자치회가 뜨거운 화제였던 것 같습니다. 이 날은 주민자치의 권한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현재의 주민자치회는 어떤 한계를 갖고 있을까를 놓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을공화국, 상상을 넘어 실천으로’라는 책을 쓰신 신용인 교수(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를 이야기 손님으로 모시고 22명의 참가자가 뜨겁게 대화를 나누었답니다.

이야기 손님으로 오신 신용인 교수님은 헌법 제 1조 1항‘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에서 ‘민주’와 ‘공화’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시 살펴보고, 우리가 과연 시민이 통치한다는 의미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가와 지배로 부터의 자유를 의미하는 공화주의를 실현하고 있는가를 물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우리 중 누구도 통치하지 못하고 있었고(권한의 문제), 정치적, 경제적 지배로부터 자유롭지도 못한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역사적 민주주의 국가들의 체제와 통치방식을 살펴보며 민주공화국이라 명시된 대한민국의 모순점들을 발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권력과 자본, 정보가 소수 엘리트들에게 집중된 국가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지요.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속 주민자치의 장과 다른 나라들의 주민자치의 사례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놀라웠던 건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주민자치를 실현해 오고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조선시대의 향회는 향약과 향규(마을헌법)를 향회가 직접 제정하고, 향회(마을민회)를 구성하여 수령을 돕거나 견제하는 역할을 했으며, 풍헌/집강(읍면동장)을 직접 선출하여 향촌자치를 실현하였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의 침략에 맞서 항쟁하던 민병대는 향회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으며, 해방 이후 1955년 동장선거 및 1956년 시, 읍, 면장 선거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이후 1958년 권력을 집중하기 위해 임명제로 전환되었고, 정권이 바뀐 1960년 시, 읍, 면장 및 동장 직선제가 부활하였으나,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며 다시 임명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이후 자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 권한에 대해 이야기가 흘러갔습니다.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예산에 대한 권한입니다. 참여예산이라는 제도가 있으나, 과연 자치의 형태로 참여예산이 운영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중앙에 집중된 예산에 대한 권한을 마을과 주민들에게 돌려주는 방법에 대해 ‘마을기금’을 소개하며 주민이 직접 원하는 곳에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찾아온 뜨거운 대화의 장. 몇 차례 질문과 답변, 뜨거웠던 마을 현장에서의 이야기, 활동하며 느꼈던 한계 등을 공유하며 대화는 점점 더 무르익어 갔습니다. 우리가 과연 ‘자기입법권’과 ‘자기통제권’을 가지고 있는가 질문하며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날 제시된 방향성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주민자치기본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자치를 하기위한 권한을 가지려면 근거가 될 수 있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 현재의 주민자치회의 권한은 제한적이다.
  2. 당장 마을 현장에서 자치를 실현하려면 ‘마을기금’을 추진하라. 마을기금은 시 또는 군/구 조례로도 근거를 만들 수 있다. 마을기금에 자치회가 사용가능한 기금이 있으면, 그리고 자치회가 기금을 활용한 영리사업까지 가능하게 하면(공정한 방식의 수익배분과 사적 이익 추구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두고) 자치회에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될 것이다.
  3. 하향식 제도화는 오히려 왜곡된 자치제도를 양산할 수 있다. 주민으로부터 제안된 상향식 제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입니다.

    15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뜨겁게 대화를 나누었지만 대화는 끝이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맺음을 짓지 못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가슴속에 눌러 담으며 후일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자치(自治)는 상상하면 할수록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상상하면 할수록 즐거워 지기도 합니다. 모두가 지배받지 않으며 모두가 다스리는 민주공화국이 마을단위에서 이루어 진다면 당장 우리 삶에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아직은 먼 이야기 같지만 함께 학습하고 연습하며 만들어 간다면 곧 실현될 미래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 마을생태계담당 / 사진 공동체자치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