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대로운 대안, 도시농업] 도시농업, 일본은 지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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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일본은 지금<2>[기획연재] 도시의 새로운 대안, 도시농업 ⑥

김갑봉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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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호] 승인 2008.09.10  02: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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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농촌에 비해 많은 사회적 인프라가 집중돼 있어 살기에 편하다고 하는 도시는 사실 산업화, 근대화 등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심각한 교통문제, 먹을거리의 안정성 불안, 쓰레기 문제, 아토피, 도심 열섬화, 사회적 소외 등 삶을 둘러싼 온갖 문제로 신음하는 곳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도시가 살고 싶은 곳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의 대안을 고민하고 연구한다.

이에 <부평신문>은 도시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도시농업이 지닌 가치와 그 필요성을 짚어보고, 앞서가는 도시농업의 국내외 사례를 통해 도시농업의 가능성을 엿보고자한다. ‘도시의 새로운 대안, 도시농업’이라는 주제로 8번에 걸쳐 격주로 지면에 연재할 계획이다. 참고로 이 글에서 ‘도시농업’은 ‘도시생태농업’임을 미리 알려둔다. 도시농업은 그 자체가 생태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ㅣ연ㅣ재ㅣ순ㅣ서ㅣ
1. 왜 지금 도시농업인가?
2. 도시농업의 가치와 효과
3. 도시를 살리기 위한 ‘운동’ 도시농업
4. 싹 트고 있는 국내 도시농업
5. 도시농업, 일본은 지금 <1>
6. 도시농업, 일본은 지금 <2>
7. 도시농업, 일본은 지금 <3>
8. 도시의 대안, 도시농업으로 가는 길

1. 요코하마 시바 시사이드팜(sea side farm)

   
▲ 시바 시사이드 팜에서 단체용 구획을 임대한 유치원 직원들로 구성된 이용자들이 평일 오후 씨앗을 심고 있다.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는 면적 437.38㎢, 인구 360만명에 이르는 일본의 대표적 항만도시다. 시민농원 시바 시사이드팜은 요코하마시 가나자와구 시바초(초: 행정구역상 한국의 동 단위에 해당)에 위치해 있다. 시사이드팜은 바다와 인접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360만 인구 중 농가는 5000가구 정도며,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농지와 농업종사자는 점점 줄고 있는 추세다. 이에 요코하마시는 농업을 지키고, 시민들의 도시농업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 주고자 시민농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역시 ‘시민농원 촉진법’과 ‘특정농지 대부에 관한 농지법 등의 특례에 관한 법률’이 있기에 가능했다.

요코하마시의 도시농업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특정 농지 임대방식에 의한 시민농원이고, 다른 하나는 농원 이용 방식에 의한 체험농원이다. 시민농원과 체험농원 모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주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개설 방식과 경작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다.

시민농원은 일반적으로 지자체나 농협이 개설한 농원으로, 시민들은 정해진 임대료를 내고 한국의 주말농장처럼 본인이 다 알아서 경작하는 곳이다. 이에 비해 체험농원은 땅 주인이 개설한 농원으로, 네리마구의 체험농원 ‘오오이즈미카제노학교’(부평신문 256호, 도시농업 일본은 지금 1편 참조)처럼 전문가가 농사짓는 법을 지도해준다.

시민농원과 체험농원에 대한 지원 금액은 시와 구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농원을 설치할 때 경작지와 부대시설에 대해 지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요코하마시 체험농원의 경우 지원만할 뿐 정부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도시계획으로 시민농원 만든 지 10년

   
▲ 파소나O2 에서는 형광램프를 이용한 4단(段)으로 이뤄진 재배시설 2기(機)를 설치해 무농약으로신선하고 청결한 샐러드야채를 재배하고 있다.

시사이드팜이 위치한 가나자와구 시바초는 전형적인 어촌이었다. 어촌이다 보니 농사를 짓는 가구는 10여 가구에 불과했다. 이에 요코하마시는 도시계획을 세워 시바초 앞 바다 매립을 통해 주거지와 공단을 조성하면서 동시에 구릉에 있던 기존 농지를 정비했다.

이를 통해 농지는 더 늘어났고, 조성된 농지의 일부는 기존 농가 소유가 됐으며, 나머지는 시민농원 부지로 사용되고 있다. 이중 시민농원의 규모는 16헥타르다. 시민농원을 조성할 당시 농림수산청과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가 각각 55%, 20%, 25%씩 재원을 부담했다.

시바 시사이드팜의 전체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요코하마시 농협 메기시 소장은 “어촌이다 보니 농사짓는 사람은 드물었다. 막상 농지를 만들어놨지만 농사짓는 사람이 없어 농지의 일부를 시민농원화해서 요코하마시 농협이 직접 시민들을 대상으로 농사를 지도했다”며 “시민농원이 만들어진지 올해로 10년이 됐다”고 말했다.

시사이드팜은 모두 500구획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488구획은 1구획이 30㎡규모로 일반인에게 임대하고, 8구획은 1구획이 90㎡로 유치원 등의 단체한테 임대하고 있다. 나머지 4구획은 장애인 전용 농원이다.

계약기간은 2년을 기본으로 하되 최장 5년까지 가능하다. 이용요금은 1㎡당 1년에 1000엔으로 1구획 당 1년에 3만엔을 내면된다. 이용요금 외에 별도로 교육비와 정비비 몫으로 1년에 2000엔을 내는데, 이는 주로 시민농원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쓰인다.

이곳 시민농원은 샤워장과 개인 사물함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물론 샤워장의 경우 한 번 이용할 때마다 200엔의 이용료를 내야하고, 개인 장비와 농기구를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의 경우 1년 이용료가 5000엔이다.

반환 결정된 미군기지에 시민농원 조성 요구

   
▲ 시바 시사이드 팜 메기시 소장은 “요코하마 시민농원 중 여기가 제일 큰 곳이지만 부족하다”며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중하나가 반환 예정인 요코하마 미군기지다.

그럼에도 불구, 워낙 인기가 좋아서 이곳 시민농원에 들어오기 위해 5년 이상을 기다리는(최장 임대 기간이 5년이기 때문)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매년 50~60명 정도가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데 먼저 신청한 사람 순으로 시민농원을 이용할 수 있다.

시바 시사이드팜은 지역 관광자원으로써의 역할도 한몫하고 있다. 메기시 소장은 “시민농원을 통해 시민들이 여가생활을 즐긴다면, 인접한 일반농가는 관광소득도 얻고 있다”며 “매년 귤, 감자, 고구마 등을 수확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수확 철에 관광객이 많이 몰려든다. 관광객 한 사람당 입장료는 600엔으로, 600엔만 내면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다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귤의 경우 1킬로그램, 감자와 고구마는 6줄기 정도다. 이렇게 해서 이 지역 농가가 한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550만엔 정도다.

이밖에도 관광협회 같은 단체를 통해 시민들이 자주 이곳을 찾고 있어 주말에는 이곳 시민농원에서 재배된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시장이 관리사무소 앞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요코하마시와 요코하마시민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반환 결정된 미군기지 활용방안이다. 작년 12월에 반환 결정됐지만 아직 관리권이 요코하마시로 이전되지 않은 상태다. 전체 부지는 65헥타르 규모로 반환 예정인 부평미군기지와 그 규모가 비슷하다.

현재 시에서는 반환 결정은 났지만 이전되지 않은 상태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활용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이에 요코하마시 시민농원 담당부서와 요코하마시 농협은 시민농원으로 조성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2. 지하에 자라는 벼,  옥상에 열린 수박

도쿄 치요다구의 파소나O2

   
▲ 파소나O2 에서는 형광램프를 이용한 4단(段)으로 이뤄진 재배시설 2기(機)를 설치해 무농약으로신선하고 청결한 샐러드야채를 재배하고 있다.

도쿄의 중심부인 치요다구 오테마치역 주변은 주요 관공서와 언론사, 통신기관 등이 모여 있어 일본의 뇌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 오테마치역 오테마치노무라 빌딩 지하에는 벼가 자란다. 벼뿐 아니라 꽃, 과채류, 엽채류, 허브 등도 재배되고 있다.

파소나(PASONA)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하농원 ‘파소나O2’는 전체 규모가 1000㎡에 이른다. 이곳에는 야채 20종, 화훼 10종, 허브 50종 등 다양한 식물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재배되고 있다.

화훼는 백색, 적색, 청색, 녹색 등의 발광다이오드(LED)를 광원으로 해 재배되고 있다. 허브류는 메탈램프에 많이 함유돼 있는 청색광을 통해 생육되고 있으며, 벼는 태양광과 가까운 빛을 발광하는 메탈램프와 수명이 긴 고압나트륨램프의 빛을 받고 영양분이 녹아 있는 양액을 먹고 자란다. 이론적으로 벼는 3모작이 가능하다.

또한 이곳에서는 빛과 온도, 습도 등의 환경조건을 인공적으로 조작함으로써 기후와 장소의 제한 없이 식물을 끊임없이 재배할 수 있다. 수확까지 소요되는 시기도 단축되는 데다 노지재배와 다름없이 영양이 풍부한 야채를 수확할 수 있다.

파소나O2는 파소나그룹이 도심에 사는 사람들에게 농업을 더욱더 몸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도시 안에서 새로운 농업을 알리기 위한 시설로써 개설했다.

파소나그룹은 개설 당시 “신체의 오감으로 농업의 새로운 즐거움과 가능성을 이용자가 느끼기를 원한다. 태양광이 닿지 않는 건물의 지하공간에 식물을 키움으로써 새로운 도시공간에서 우리의 생활에 윤택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자 한다. 한 명이라도 더 농업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2월에 개장한 파소나O2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며,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곳 역시 워낙 인기가 좋아 일본인은 물론 외국인들로 개장 전부터 분비기 시작한다. 도시농업의 관광자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도쿄 긴자역과 치바현 가시와시의 옥상텃밭

   
▲ 파소나O2를 찾은 각 국 관광객들, 매장문이 열리자마자 관광객이 몰려든다.

일본 도쿄 주오구(中央區) 남서부에 있는 고급상가이며 유흥가인 긴자역과 마쯔야긴자점의 옥상, 치바현 카시와시 라라포트(쇼핑몰)의 옥상에는 수박, 고추, 가지, 벼, 땅콩 등의 작물이 자란다.

이 역시 회사들이 자기네 건물 옥상에 마련한 것이다. 두 곳 모두 개방돼있어 시민들에게 특별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마쯔야긴자점 옥상농원의 경우 잔디밭과 텃밭이 따로 구분돼 있다. 그리 넓은 규모는 아니지만 여러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이는 일본 최대의 상업지인 긴자에서 생태계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심화되고 있는 열섬 현상과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옥상녹화 사업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곳 옥상텃밭은 사내 자원봉사자들이 이용객이며, 이들에 대한 교육은 야채 재배 전문가가 맡고 있다.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교육과 실제 재배를 통해 텃밭을 관리하고 있다. 재배는 유기농법을 택하고 있고, 수확물은 자원봉사자들이 나눠 먹거나 지역주민 또는 도움을 준 사람들을 초대해 시식행사를 개최한다.

치바현 가시와시에 있는 라라포트 가시와노하점 옥상 역시 마쯔야긴자점과 마찬가지로 정원과 농원이 분리돼 있다. 정원에는 말 그대로 화훼 등이 자라고 농원에서는 벼와 야채가 자란다.

마쯔야긴자점 옥상텃밭이 옥상에 폐타이어를 이용해 블록을 만든 뒤 그 안에 경량토(輕量土)인 배양토를 채워 만든 것이라면, 라라포트 가시와노하점 옥상텃밭은 상자형 텃밭이다. 1㎡ 면적에 토심(흙의 깊이)이 60㎝되는 상자 40개에 여러 가지 작물이 자란다. 회사 측이 재배하는 상자와 회원들이 재배하는 상자가 따로 구분돼 있어 회원들이 재배하는 공간은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다.

현재 도쿄 23개 구에서 옥상녹화가 가능한 면적은 2300㏊정도다. 이중 14%정도인 300㏊는 옥상녹화가 돼있다. 눈에 띄는 점은 단순한 녹화사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옥상녹화사업으로 도시농업을 택했다는 점이다.

※ 이 기사의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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