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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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문화예술교육

                          여백ㅣ 인천독립영화협회 대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마을문화예술교육, 대체 문화예술교육이 마을을 바라보는 이유는 무얼까? 아마도 한국사회가 처한 사회적 과제의 해결에 한 몫을 담당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진단하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사회는 현재 성장제일주의와 그를 위한 과다한 개발 그리고 서로를 등진 무한경쟁으로 인해 ‘고독’하고 ‘불안’하다. 곁에 있는 사람은 없고, 곁을 만드는 방법조차 익혀본 적 없다. 바로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삶이 자리한 가장 구체적인 현장, 마을이 강력하게 주목받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예술과정을 함께 하면서 예술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가치(자아발견, 타자에 대한 관찰, 사회성 형성, 자기 긍정 및 타자에 대한 애정 회복 등)를 몸으로 익혀가는 일이다. 이런 문화예술교육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다름 아닌 교사와 교육 참여자 사이에 만들어지는 상호 이해와 신뢰이다. 이런 지점은 다양한 이해와 욕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마을의 관계망을 고려해야 하는 마을문화예술교육에서 특히 더 중요하다. 복합적인 욕구와 모순들이 뒤섞인 채 갈등이 잠재되어 있는 곳, 마을. 그 마을을 세부적으로 이해하고 그 안에서 체온을 섞으며 살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 예술과정을 함께 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타인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형성하는 것, 그럼으로써 파멸적 대립이 아닌 발전적 대화를 통해 서로의 곁으로 자리하며 삶을 함께 지속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마을에서 하는 문화예술교육인 셈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마을문화예술교육에서 예술가(예술교사)는 자신에게 이미 주어진 정보를 넘어서는,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마을 자체를 자신의 작업내용으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객관적 사실이란 허울에 갇혀 있는 한 매순간 변화하는 관계 속에 들어있는 진실을 바라보기 어렵다. 마을에서 오랜 시간 더 나은 삶을 위해 활동해 왔다고 할지라도, 마을의 주체는 이미 고정된 시각을 형성하고 있다. 때문에 마을문화예술교육을 위해 예술가(예술교사)는 자신의 감각과 실천으로 마을을 다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 결론이 이미 주어진 정보들과 다름이 없을지라도, 자신의 눈과 귀로 직접 만나 알게 된 것은 그 깊이가 다르다. 더구나 그렇게 마을을 탐색하는 과정 자체는 예술가(예술교사)가 마을에 젖어드는 시간이며 동시에 마을이 예술가(예술교사)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게 마을과 예술가(예술교사)는 서로를 이해하고, 기본적인 신뢰를 형성하는 기초를 얻게 되는 것이다.


 마을, 그리고 마을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문화예술교육과 마을이 만나는 일은 잦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학교문화예술교육이나 사회문화예술교육이 정형화해 온 방식으로 마을문화예술교육을 사고한다. 기획자가 만든 교육과정에서 자신이 익히 해온 교육을 시행하는 것. 그렇게 실행되는 마을문화예술교육들이 보여주는 결과는 대개 두 가지로 나타난다. 마을의 주인으로 행세하는 어떤 이들에게 쓰임새 좋은 도구로 사용되거나, 마을과는 그다지 연관성 없는 문화예술체험 박람회를 반복적으로 생산하거나.


 이것을 누구의 탓이라 말하며 성토하고 있는 건 하나도 의미 없다. 이런 결과의 반복은 마을과 문화예술교육이 ‘왜’ 그리고 ‘어떻게’ 만나야 하느냐에 대한 지역적 성찰과 토론이 없었기에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인천은 수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그러니 이젠 대답을 내놓기 위한 움직임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마을과 문화예술교육을 화두로 달려온 여럿이 각자가 성찰해온 내용들을 들고 격렬한 토론을 벌여야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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