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복지가 곧 자치다” <부평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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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부평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이정구 간사 인터뷰



Q) <부평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요?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2003년부터 시범사업을, 2005년 법제화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된 사회복지 협의기구입니다. 법제화 되었다는 것은 사회복지사업법 안에 시·군·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두도록 정했다는 건데요. 그 결과 국가적으로는 <사회보장위원회>가, 시·도에는 <사회복지위원회>가, 군·구 단위에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구성하게끔 되었죠. 2005년부터 전국 지자체에 모두 설치되었습니다. 그중 민간이전을 한 곳은 저처럼 간사를 두고, 아닌 곳은 행정에서 운영을 하는 등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지역에서 민간위탁을 통해 사무국을 두고 운영하는 형태로 많이 가고 있습니다. 인천시도 10개 군·구 중 8개 지자체에서 간사를 채용해 협의체를 운영해 가고 있습니다. 작년에 법이 바뀌면서 7월 1일자로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로 명칭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아마 올해 하반기까지는 겸하여 사용하고, 조례가 개정이 되면 내년쯤에는 보장협의체로 바뀌게 되겠지요.


Q) 명칭이 바뀌게 된 것은 복지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인가요?

복지보다는 보장의 개념이 조금 더 크다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 보장이라는 것이 사회복지 뿐만 아니라 문화, 평생학습, 체육 등 다양한 부분들을 같이 포괄해서 고려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지역사회를 구성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이름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어야 어찌되었든 모든 국민이 소득에 상관없이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고 있기 때문에 명칭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보통 복지를 떠올릴 때 가시적인 수혜 혜택이나 복지사에 의한 서비스 제공만을 복지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복지의 개념이 어떤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은데요. 그래서인지 사회복지라는 틀 안에서도 기관을 포함한 여러 구성원들이 만나고 있는데도 일반적으로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복지협의체’라고 하는 것은 부평 관내에서 기관이나 활동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는 것인가요?

아우르고 포함시켜서 뭔가를 만든다기 보다는 부평 관내에 있는 다양한 기관들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관간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협의체가 나가는 역할을 합니다. 협의체가 사업을 기획해서 만들기보다는 기관들이 각자의 일을 잘 할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죠. 지역에서 어떻게 같이 협력하면 지역 주민이 복지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기관별로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면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없는 부분이 있다면 적합한 곳에 사업들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는 거죠. 나아가 지역에 필요한 부분들을 모아서 정책적인 내용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역할중 하나입니다.

보통 <지역사회복지계획>이라는 중장기 계획을 4년에 한 번씩 세우는데, 그 안에 지역 부평구 지역주민의 욕구를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내용을 정책으로 만들어서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지역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 기관들이 함께 그런 부분들을 고민하고 논의하고 제안하고 만들어가는 작업들을 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뭐든지 해당 지역의 실정에 맞는 모습으로 가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모으는 과정들이 필요하죠. 그리고 그런 좋은 생각들이 나오면 어떻게 현장에서 실현해 낼 것인가가 큰 고민입니다. 다양한 기관이 함께 모여서 분과 형태로 분야별로 고민을 나눕니다. 이를테면 장애인, 노인, 아동청소년, 보건의료 관련 기관들이 모여서 해당 분야에 어떤 것들이 부족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세미나, 워크숍 상에서 논의하고, 내용을 도출해서 민간에서 해결할 문제인지 행정에서 해결할지, 자원 조달은 어떻게 할 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씩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죠. 어떤 한 기관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구청이라고 해서 구민들의 모든 삶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민관협력을 통해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죠. 협의체 사무실이 구청 안에 있는 이유도 그런 것입니다.

부평구는 올해 처음으로 사회복지 박람회를 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처음 하는 거라서 모든 내용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요. 구에서 계획을 세우고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 실무협의체가 TF팀을 꾸려서 역할분담을 해서 함께 진행합니다. 그러다 보니 더디긴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 관 중심의 사업이 아닌 정말 협력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사업 형태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부평구 안의 모든 기관들이 함께 만나서 상생·협력하는 힘든 과정을 밟아 나가고 있습니다. 생각도 업무 스타일도 달라서 서로 맞춰가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꼭 이루어야 하고, 같이 가야 하는 작업입니다.


Q) 부평구 안에 관련 기관이나 시설 등이 얼마나 있나요?

사회복지시설을 이야기하면 대체적으로 병·의원을 빼고 400-500여개로 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경로당(190개)을 포함해서 어린이집 포함해서 나온 숫자인데요, 사회복지와 관련된 기관 목록 뽑아보니 3천개 정도 됩니다. 그 중에는 각 단체들, 급식하는 곳, 기반시설을 두고 활동하는 곳들이 포함되어 있지요. 병원과 약국까지 합치면 그런 숫자가 나옵니다. 2014년도에 나온 목록입니다.


Q) 복지 개념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민 삶의 질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보니 이에 관여하고 있는 일들이 정말 다양하네요.

과거에는 사회복지를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많이 접근했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구지 보편적 복지, 선별적 복지라는 용어로 나누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부분이 복지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고용과 복지가 함께 필요합니다. 사실 고용 없는 복지, 경제성장 없는 복지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경제성장을 위해 복지를 희생시킬 수는 없는 것이죠.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인권, 생존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형태가 복지라고 보는 것입니다. 치료는 삶의 기본적인 것인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것은 그 삶에 치명적이잖아요. 많이 가진 사람이라고 복지가 필요 없는 것도 아닙니다. 심리·정서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요. 가진 것이 있고 없고를 떠난 복지의 개념이 필요합니다. 복지는 어려운 사람만이 아닌, 필요한 사람에게 모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특히 부평구 안에서 상생하며 더불어 잘 살아가는 형태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조건 많이 사람의 것들을 뺏어 오는 것도, 없는 사람은 늘 도움만 받는 것도 아닙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돈으로 할 수 없을 뿐이죠. 그래서 복지의 내용이 조금 더 넓어져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Q) 복지가 시혜적인 베풂이 아니라 사회의 공적 기반을 필요한 곳에 잘 쓰일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관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복지라면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삶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 같은데요. 반면 한국의 복지 수준이 OECD 평균에도 못 미침에도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인식 차이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 나가면 좋을까요?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만나게 된 것도 그런 고민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공동체라는 부분을 고민하게 되면서, 국가에 요청하기 이전에 대안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치에 대한 것이고요. 두 번째는 학습입니다. 복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조차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기에,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이죠. 센터에서 교육사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요. 복지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면 복지가 우리 삶에 훨씬 가깝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이 없다면 시작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의식을 바꿔나가는 노력부터 하려고 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 있어도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복지는 어려운 사람을 위해 뭔가 해줘야 하는 것”이라는 과거의 시각으로만 가다 보니 사회복지사들도 소진되는 부분들이 큽니다. 복지사는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업무 뿐 아니라 지역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참여 방안을 전문가적인 차원에서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주민 스스로 주민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그렇게 되었을 때는 복지사의 업무 자체도 굉장히 줄어들고, 일을 하는 보람도 늘어나겠죠. 그래서 학습은 가장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꼭 공부가 아니라 삶을 나누는 것도 학습입니다. 같은 고민들을 내어놓고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잡아가는 것. 그런 내용들을 지역에서 더 많이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대안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기관만의 고민이 아니라 지역 사람들과 함께 논의하고 해결을 강구해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조금은 꿈같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웃음) 지금은 그런 걸 조금씩 시도해 보는 건데요. 그런 일들을 새로 만들어 내기 보다는 기존의 기관들이 조금씩 이 역할들을 해주면 좋겠죠.


Q) 작은 변화라도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구체적인 변화를 실현해 나아가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열우물에서 활동하실 때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도 있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전에는 지역에서 사례관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례관리는 어떻게 보면 사후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예방할 수는 없을까를 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설플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변화들을 고민했고, 부평구의 마을공동체 사업 공모를 활용해서 십정동에서 시도해 보게 되었죠. 그러다 보면 방향을 잡아가고 지역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죠. 십정동이 열악하다고는 하지만 이를 계기로 “여기서 살아도 괜찮네, 살아 보니 재미있네”라는 생각이 들길 바랐습니다. 일단은 우리가 현재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로 아이들 청소년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체험활동을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했습니다. 누군가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주민들께 참여하라고 제안하는 것은 마을만들기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이런 계획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뭐가 더 재밌을까?” 하는 식으로 의견을 물어 가며 아이들과 주민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진행해 보고, 지역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분들께는 요청을 하고. 그렇게 우리 지역에 있는 이웃들이 모두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가족운동회>, <1박 워크숍> 등을 하게 되었죠. 워크숍에서는 우리가 이걸 하는 게 맞는지, 어떻게 하면 이런 내용들을 더 잘 만들어내고 참여를 늘릴 수 있을지를 원점부터 고민하고 피터지게 토론을 해보자는 의견에서 시작했는데, 결국 그러면서 조금씩 지역에 대한 관심들이 늘어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원점으로 가는 고민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발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고민은 ‘지역 밖의 사람이 지역 내의 일들을 하는 것이 옳은가?’ 인데요. 정말 마을의 일을 하려면 주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고민입니다. 마을 일을 하는 활동 무대에 내가 거주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습니다. 주민일 때와 아닐 때는 다르거든요. 정말 마을 일을 한다고 생각을 하면, 마을로 들어와야 되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 보통은 사업적으로 하는 경향이 큰데, 실상 주민 입장에서는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외부인은 협력자로 남고, 주관자는 늘 마을 주민들이어야 합니다. 이런 의견과 고민이 싹트고 있는 요즘입니다. 원초적인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처음 시작이고 더 발전해 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변화시키고자 하는 방향은 다르지 않을 텐데, 내 주변부터 바꿔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마을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고민하게끔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평이 가진 이슈는 무엇인가요? 물론 다양하겠지만 지역이 가진 미션, 사회복지의 눈으로 볼 때 부평이 풀어야 할 것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부평에는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밀리고 밀려서 들어온 동네가 많다. 그리고 옛날에 지어진 집들이 많다. 미츠비시라고 해서 신문에도 난 주거지역도 있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주거의 문제가 시급한데, 이게 완전 철거의 재개발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부자들이야 좋을 수도 있겠지만,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은 또다른 곳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해 주는 것이 아닌 이상, 새로 짓는다고 살던 사람이 그곳에 계속 살 수는 없다. 노후된 건물의 문제도 있지만, 어쨌든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조차 없다면 주민들은 다른 곳에 가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럼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 개발이 아닌 다른 해결법은 없을까? 건물을 짓는 것만이 삶을 안정시켜줄 수 있는 부분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사회복지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같이 더불어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득이 되고, 없는 사람에게는 힘든 과정으로 간다면 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 그 외에도 다양한 문제가 있겠지만 부평은 특히 주거 문제가 있다.


Q) 그런 논의를 나눌 장이 있으면 참 좋겠는데, 열리기도 쉽지 않고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도 어려운 부분입니다. 참 중요한 일인데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야겠죠. 예를 들면 십정동1에는 아이들이 갈만한 곳이 별로 없습니다. 지역아동센터도 있지만 19인 미만 시설이 하나 있는 것이기에 수용이 어렵고, 공간도 좁죠. 곧 아이들 위한 공간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고민으로 이어졌고, 공간을 조금 넓힐 수 있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가서 보호받고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게 다 지역의 문제라고 봅니다. 지역 문제로 접근해야만 문제를 “알아서 풀어라”가 아니라 함께 풀어나갈 궁리를 하게 되는 것이죠. 아이들이 건강히 성장하는 문제는 한 가정의 문제이면서 곧 지역의 문제이니까요. 그래서 누군가는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조성해서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슈가 있을 때마다 몇몇만 고생해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하게끔 조성하는 것이 협의체의 업무이고, 지역복지 활성화라고 봅니다.

그게 별다른 게 아닙니다. 작더라도 함께 고민하고 같이 실천하는 것이죠. 한꺼번에 변화시킬 수는 없어도, 조금씩 달라진다면 10년 뒤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겠지요? 하지만 시작도 안 한다면 10년 후에도 같은 모습일 겁니다. 재개발 같은 방식은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는 있겠지만 지역 사람도, 삶의 내용도 바뀌니까 마을 자체가 변화되어 버리는 것이잖아요. 우리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에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가급적이면 거기 오래 사셨던 분들이 계속 오래 살 수 있도록 하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얼핏 이런 생각도 해봤는데요. 공유 주거와 같이 나누어 쓰는 형태를 적용하면 공유 공간을 통해서 해결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나 혼자는 힘들지만 같이 모인다면 협력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십시일반 건물을 하나 마련해서 지역에서 같이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청소년 공간. 지역아동센터, 공부방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누가 무료로 내주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생각 있는 사람들이 십시일반해서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런 노력들/생각들을 전파하기 위한 방법이 학습입니다. 지역에서 주민모임을 학습 공동체로 같이 시작해 보는 겁니다. 사람들이 만나고 모일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위한 방편으로 마을사업도 시작한 것이고요.

십정동에는 주민들이 소소하게 만나서 공연도 하고 두런두런 만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아주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크게 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소소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열리면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습니다. 크게 하는 행사는 돈도 많이 들고 어렵습니다. 작고 소소하게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또는 일 년에 한번 하더라도 매년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합니다. 이미 있는 공간에서, 지역 기관이 가진 물품이나 자원을 빌려서 쓰면 실제로 비용이 많지 않아도 할 수 있습니다. 지원 없이도 아껴 쓰면서 주민 스스로가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 거죠. 앞으로는 구지 어렵게 보조금 받아서 정산하고 행정처리 해 가며 어렵게 하지 않아도 지역주민이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려 합니다. 편안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단순하게 만나면 일도 줄고, 편하게 같이 일했다가 흩어지고, 또 쉽게 만날 수 있거든요.


Q) 이런 고민을 주로 어떤 모임과 자주 나누시나요?

십정동에 주민협의체가 마을사업을 같이 하니까 주로 만나죠. 그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지역에 대한 고민이 있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풀어갈 수 있을까를 계속 나누는 거죠. 어떻게 하면 그걸 진솔하게 풀어갈 수 있을까 싶어 사무실에서 학습모임을 꾸려 가고 있습니다. 4명 정도 만나서 같이 책을 읽고 사회복지의 방향, 우리 업무의 방향이 올바른지를 나눕니다. 네트워크 차원에서는 마을만들기 지원센터와의 만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복지 분과에서도 서로의 업무를 내어 놓고 조언과 제안을 나누며 협력하고요. 만나서 회의만 하는 게 아니라 각자 질문해 가면서 좋은 방향들을 제안하는 구조를 만들려고 하는 거죠. 그렇게 지역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형태로 구상 중입니다.

요즘은 마을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마을이 곧 자치다.’, ‘복지가 곧 자치다.’ 라는 말처럼 복지라는 개념도 자치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복지도 역시 지역 주민이 스스로 만들어갈 부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삶을 고민하는 와중에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고민할 것인가”를 스스로가 방향을 정하고 만들어가는 것이죠. 복지도 자치가 잘 살면 마을복지도 잘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방법을 찾아내면 복지 자치가 되는 것이죠. 기관에 의한 일방적인 지원, 만들어진 것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동 단위 복지에서도 회의만 하러 왔다 가는 게 아니라 지역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보고 묶어서 해결로 이어지게 하는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마을이 모든 것의 대안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마을 단위로, 동보다 좁은 범위 안의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시도해보는 과정이 대안을 찾기 위한 첫 발을 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 : 이광민(사업지원팀)

사진 : 부평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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