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공동체 만들기] 아트 프로젝트 통해 문화예술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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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프로젝트’ 통해 문화예술도시로![기획연재]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④
일본사례2. 이바라키현 토리데시

장호영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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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호] 승인 2010.10.03  04: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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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시대가 다양화되면서 창조적인 사고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정책은 여전히 국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ㆍ영어 등 5대 교과목 중심의 획일적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일명 일제고사를 치르게 되면서부터는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도 일제고사를 대비한 문제풀이와 답을 알려주는 수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나마 있던 체육ㆍ미술ㆍ음악 등의 예체능 교과마저 2011년부터는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화예술교육이 창의력과 유연한 사고를 길러주고 올바른 인성을 키워주는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교육 여건이 개선되면서 지역주민들도 문화향유 욕구가 높아지고 있기에, 일반 성인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또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대로 된 문화향유를 위해서는 문화예술교육이 전제돼야하기 때문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공동기획취재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의와 중요성, 문화예술교육으로 공교육 현장과 지역사회를 바꾼 국내와 해외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인천과 부평의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공동체 만들기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
 

<연재순서>
1.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
2.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 국내 사례(경기도 양평 조현초교와 세월초교편)
3.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 일본 사례 1
(공민관과 세타가야 퍼블릭 씨어터, 니시스가모 창조건물)
4.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 일본 사례 2
(이바라키현 토리데시)
5.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 일본 사례 3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6. 인천과 부평의 문화예술교육 현황과 사례
7. 인천과 부평, 문화예술교육 어떻게 만들어 갈까?

 

   
▲ 토리데시의 니시토리데역 벽화에 대해 오쿠무라 케이지로우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 매니저가 설명하고 있다.

일본 도쿄 도심부에서 전철로 40분 거리로 북서쪽에 위치한 이바라키현(일본에서 ‘현’은 우리나라 ‘도’에 해당)의 토리데시는 인구 11만명의 중소규모 도시다. 비가 많이 내리던 9월 8일 토리데시를 방문했다.

1991년 토리데시에 동경예술대학 토리데캠퍼스가 들어오고 난 후 1999년부터 토리데시에는 변화가 일어났다. 그때부터 토리데시와 동경예술대학, 시민사회가 함께 토리데시를 문화예술도시로 변화시키고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하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는 3주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를 꾸려 운영되고 있다. 오쿠무라 케이지로우(토리데 아트 프로젝트 매니저)씨는 우선 지역 곳곳에 동경예술대학 학생과 예술가, 지역주민들이 함께 그린 벽화를 소개했다. 이중 전철역 히스토리데역에 2003년 처음으로 집·학교·식탁·발자국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삶과 관련된 벽화를 그렸다. 어두컴컴한 이곳을 밝게 만들기 위해 동경예술대학 학생들과 예술가, 지역주민들이 벽화 작업에 함께 참여했으며, 2주일의 시간이 걸렸다.

벽화는 니시토리데역을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다섯 가지 소재 중 하나를 선택하는 앙케이트 조사를 거쳐 그렸다. 이곳에 처음으로 벽화가 그려진 후 주민들의 눈길을 끌게 돼 토리데시 내에 총8곳의 공간에 같은 방식으로 벽화를 그렸다.

   
▲ 후지이 신고 토리데시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벽화를 본 후 시청에서 만난 후지이 신고 토리데시장은 “토리데시는 1975년 이후 캐논카메라·기린맥주 등의 회사가 들어오면서 인구가 급속히 늘어난 시로 도쿄의 큰 기업에 다니는 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주택형 도시”라며 “동경예술대학 토리데 캠퍼스를 거점으로 문화예술교육과 활동을 펼치며 타 지역과 교류도 활발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영화촬영 장소를 빌려주는 등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에도 시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어, 최근에는 시의회 의장이 공무 중 간암으로 쓰러진 후에 병마를 딛고 일어나 토리데시를 위해 일하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찍고 상영해 토리데 시민들의 공감을 많이 얻기도 했다”며 “지난 10년 간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을 지탱하는 힘을 갖고 그에 맞는 역할들을 하게 된 것이 큰 효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3주체가 능력 합쳐 협동

토리데시를 문화예술도시로 발전시키고 있는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는 1999년 시작됐다. 첫 해에는 동경예술대학 1학년 학생들과 전국에서 공모한 작가 16명이 참가한 ‘리사이클 아트 프로젝트’와 토리데 시내에 아뜰리에를 가지고 있는 작가 21명이 참가하는 ‘오픈 스튜디오’를 함께 진행했다.

2000년부터는 공모전 형식으로 진행하는 리사이클 아트 프로젝트와 지역의 작가들이 참가하는 ‘오픈 스튜디오’를 한 해씩 번갈아가면서 진행했다. 2000년 리사이클 아트 프로젝트에는 197건의 작품이 공모됐는데 이중 9개 팀이 집 자체를 예술 작품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시민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으며, 해외 유명 예술가들의 참여가 이어지기도 했다.

2001년 오픈 스튜디오에는 쌀 창고를 아뜰리에로 꾸민 동경예술대학 졸업생들이 참가했으며, 토리데시에서 오랫동안 작업을 했던 금속조각가의 작품이 선보이기도 했다. 2002년에는 ‘강을 알고 강을 배운다’는 주제로 예술가와 시민들이 함께 강과 강둑을 작품화하기도 했으며, 2004년에는 토리데시 한가운데에 가마를 만들어 대나무를 숯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와 작가가 끌고 온 당나귀에 시민들이 먹이를 주고 당나귀가 배설물을 남기면 시민들에게 비료로 만들어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 동경예술대학 3학년 학생의 벽화가 그려진 동일본 가스 회사의 가스 탱크.

2005년에는 토리데시에 있는 동일본 가스회사의 가스탱크에 벽화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공모를 통해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유명 작가들이 많이 참가했는데 시민들과 동일본 가스회사 사장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당시 동경예술대학 3학년생의 작품을 선정했다. 매일 토리데시를 돌아다니는 학생이 토리데시 자연환경을 표현한 작품이 정서적으로 주민들과 더 맞닿았기 때문이다.

2006년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오수처리장과 빈 건물을 예술가와 시민들이 함께 변화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때부터 현대미술 이외에 음악과 소리를 이용한 프로젝트도 진행됐다.

2008년에는 토리데역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단층 임대아파트 단지인 이노단지 전체를 무대로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아파트 단지 내 빈집에 예술가들이 직접 살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작가와 주민이 교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후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 사무실이 이노단지에 자리를 잡았으며, 젊은 예술가들이 많이 입주해 있다.

   
▲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쿠마쿠라 스미코 동경예술대학 음악학부 음악환경창조과 교수(왼쪽). 오른쪽은 스미코 교수의 설명을 통역해주고 있는 강우영씨(동경예술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이렇게 해마다 다양하게 진행되던 프로젝트 중에는 호응이 높아 일회성이 아니라 독립적인 프로젝트로 발전돼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있다. 작가의 상상력을 담아 만든 자전거를 가지고 스피드를 겨루는 ‘토리데 경륜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토리데시는 예산과 행정, 장소와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며 시민들은 각 프로젝트의 스텝으로 참가하거나 실무적인 도움을 준다. 동경예술대학이나 학생, 예술가들은 직접 작업을 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거나 예술계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를 프로젝트에 결합하도록 한다. 3주체가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해 협동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사업으로는 1999년부터 매년 시내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 1학년생들에게 공통의 주제로 그림을 그리게 하고, 이를 점수를 매기지 않고 함께 전시하는 아동화전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돕기 위해 학교에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을 파견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살고 싶은 도시

   
▲ 갤러리카페 ‘오몬모 텐트’를 운영하고 있는 오오이시 아이코씨와 후쿠다 나나씨.(왼쪽부터)

토리데시는 이제 예술가들이 살고 싶은 문화예술도시로 꼽히고 있다. 현재 400여명의 예술가들이 살고 있으며 해마다 전입하는 예술가들이 늘고 있다. 동경예술대학 토리데 캠퍼스를 다니는 학생들의 상당수도 토리데시에서 활동하길 원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타 지역에서 활동하다 다시 토리데시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토리데시에는 예술가나 시민이 운영하는 수많은 아뜰리에와 갤러리카페들이 있다.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힘을 모아 2008년 문을 연 ‘오몬마 텐트’라는 갤러리카페도 그 중 하나다. 프로젝트의 초창기 멤버이자 오몬마 텐트를 운영하는 후쿠다 나나씨와 오오이시 마이코씨는 시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문화예술을 전달할 것인가, 생각하다 이곳을 열게 됐다.

이곳은 시민이나 예술가들이 점심시간에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며 예술을 나누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시민들에게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며,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워크숍을 열기도 한다. 작품은 한 달에 한 번정도 바꾸고 있으며, 자치단체나 시민단체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후쿠다 나나씨는 “우리의 활동이 지역에 문화예술을 알려내고 훌륭한 예술가를 만들어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에 보람을 느낀다”며 “지역 주민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예술 활동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카네코 치이에씨는 “2003년 언니가 오픈 스튜디오에 작가로 참가해 처음 아트 프로젝트를 접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이후 타프공부방에서 인턴제 직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미술지도와 전시회 등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즐겁고, 즐기며 활동하고 있다”며 “11세 된 자녀 또한 학교에서 아트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하며 즐겁게 배우고 있다. 이런 활동을 계속 잘 이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토리데 아트 프로젝트 사무실이 있는 이노단지의 입구 모습. 이곳도 2008년 아트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며 젊은 작가들이 많이 살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관한 공동기획취재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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