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공동체 만들기] 학교가 지역공동체 거점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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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으로 학교가 지역공동체 거점지로 탈바꿈[기획연재]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② 국내 사례(경기도 양평 조현초교와 세월초교 편)

장호영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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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호] 승인 2010.09.12  03: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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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시대가 다양화되면서 창조적인 사고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정책은 여전히 국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ㆍ영어 등 5대 교과목 중심의 획일적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일명 일제고사를 치르게 되면서부터는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도 일제고사를 대비한 문제풀이와 답을 알려주는 수업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나마 있던 체육ㆍ미술ㆍ음악 등의 예체능 교과마저 2011년부터는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문화예술교육이 창의력과 유연한 사고를 길러주고 올바른 인성을 키워주는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교육 여건이 개선되면서 지역주민들도 문화향유 욕구가 높아지고 있기에, 일반 성인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또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대로 된 문화향유를 위해서는 문화예술교육이 전제돼야하기 때문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공동기획취재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의와 중요성, 문화예술교육으로 공교육 현장과 지역사회를 바꾼 국내와 해외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인천과 부평의 문화예술교육으로 지역공동체 만들기의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

<연재순서>

1.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
2.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 국내 사례(경기도 양평 조현초교와 세월초교편)
3.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 일본 사례 1(전국공민관연합회와 세타가야 문화재단, ‘예술가와 어린이들’)
4.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이 바뀐다
    – 일본 사례 2(토리데 문화사업단과 요코하마 예술문화진흥재단)
5. 인천과 부평의 문화예술교육 현황과 사례
6. 인천과 부평, 문화예술교육 어떻게 만들어 갈까? 

 

   
▲ 지난 9월 3일 방문한 세월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예술강사의 지도 아래 연극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적으로 진행하기 전까지 학교의 아이들은 무력감이 많았고 자신감도 없었다.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주기에는 교사가 쏟는 에너지가 아주 많이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한 이후인 2009년 학교를 다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의 얼굴 상태가 달랐다.

아이들은 생동감이 있었고 궁금해 하는 것도 많았다. 운동장에서 스스로 놀잇감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전에는 학년별로만 놀았는데 지금은 전 학년의 아이들이 골고루 어울리며 놀고 있다. 자기표현을 잘하고 호기심이 많으니 당연히 수업시간도 재밌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에 위치한 조현초등학교(교장 이중현)의 조경남(41) 문화예술담당교사의 말이다.

조현초교, 교장공모제 시행 후 변화 시작

   
▲ 조현초교 이중현 교장.

조현초교는 2007년 9월 내부형 교장공모제(=교직생활 20년 이상 평교사 응모 가능)로 이중현(55)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 변화가 일어났다.

조현초교는 ‘자기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는 어린이’ ‘더불어 나누는 삶의 자세를 가진 어린이’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어린이’를 교육 목표로 하는 ‘큰 꿈을 가꾸는 작은 학교’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디딤돌ㆍ다지기ㆍ발전ㆍ문화예술ㆍ통합ㆍ생태ㆍ창조학습ㆍ동아리ㆍ어울마당 등 9가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교육과정의 ‘3분의 1’ 정도를 문화예술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이 교장이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적으로 도입한 이유는 기존 학교 교육 내용의 획일성 때문이다. 입시 위주의 지식과 기능 중심의 교육으로는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사고 능력을 가지도록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 교장은 “음악이나 미술시간에만 문화예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음악시간에 뮤지컬을 배우거나 국어시간에 연극을 배우는 등 문화예술교육과 교과수업을 접목시키며 통합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문화나 예술은 행동이나 가치관에 큰 변화를 준다. 문화예술교육이 안정적으로 되면 인성교육을 따로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인상에 남는 감동을 얻는다면 학생시절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현재 조현초교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변화는 문화예술교육의 영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는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 9월 2일 방문한 조현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공동취재단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가운데 왼쪽 정문희 학부모, 오른쪽 정정훈 학부모 회장)

조현초교는 연극ㆍ무용ㆍ미술ㆍ음악 등 문화예술 수업에 12시간씩 연간 48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시내에 인형극을 보러가거나 학교에서 초청한 공연을 보는 시간, 격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문화예술 관련 동아리 특별활동을 포함하면 학생들은 실제로 더 많은 시간의 문화예술교육을 받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변화는 결국 성적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정규교과를 못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학생들의 자존감과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학력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현초교의 문화예술교육은 2008년부터 진행됐으며, 2008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의 ‘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된 이후 더 활발해졌다. 문화예술교육은 진흥원으로부터 지원받은 예산과 자체 예산으로 연극ㆍ디자인ㆍ뮤지컬 분야 총9명의 전문예술인 강사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참여 모습이나 상태를 살펴본다. 나중에 학생을 잘 지도하기 위해서다. 또한 담임교사와 예술 강사는 끊임없이 교류한다.

조현초교는 현재 1~6학년 8개 학급에 유치원 1학급을 두고 있으며, 총186명이 다니고 있다. 2008년부터 학생 수가 점점 늘고 있다. 2007년 98명이던 것이 올해 현재 186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계속 학생 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 조현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뮤지컬 수업을 하기 전 스탭을 배우며 즐거워 하고 있다.

학부모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학교가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그 전에는 학교 오기가 꺼려졌던 학부모들이 이제는 학교를 편하게 출입하고 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문화예술교육과 더불어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에게도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한 덕분이다.

평생학습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3년째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축제를 열고 있으며, 가을 운동회도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교사가 학부모가 되고, 학부모는 교사가 되는 등 역할을 바꾸거나 학부모가 어렸을 때 했던 놀이를 배우는 캠프 등 여름마다 열리는 가족캠프도 있다.

정정훈 학부모회장은 “문화예술교육 이후 학교에 대한 얘기를 전혀 하지 않던 아이가 표현력과 발표력이 좋아졌다”며 “학부모들도 직접 학부모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고, 도서관 자원봉사에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등 문화예술교육으로 학교의 문턱이 낮아지고 편안한 공간, 참가하고 싶은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세월초교, 문화예술교육으로 폐교 위기 극복

   
▲ 세월초교 김혜련 교감.

조현초교와 같은 지역인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의 세월초등학교(교장 윤영택)도 문화예술교육으로 학교와 지역사회가 바뀌고 있다.

2007년 학생 수가 적어 폐교 위기에 몰렸던 이 학교는 폐교를 막기 위해 교사들이 교장을 설득해 문화예술교육을 중심적으로 진행한 학교다. 교사들의 노력 덕분에 2009년 54명이었던 학생 수가 올해 현재 100명으로 늘었다. 이 학교도 2008년 진흥원의 선도학교로 선정돼 국악ㆍ연극ㆍ애니메이션 등 5개 분야에서 예술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학교는 일주일에 한 번 추계예술대학의 교수와 이 학교 문화코디네이터, 교직원이 참가하는 간담회를 열어 문화예술교육과 관련한 토론을 진행하며 교육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 회의 때는 교사들의 열정이 넘쳐 오후 8시까지 토론을 진행하기가 일쑤다.

수업을 진행하는 형식은 조현초교와 비슷하다. 다만 학생들과 지역에 대해 연구하고 알아가는 수업을 더 많이 진행했다. 2008년에는 마을을 배우는 수업으로 폐가 등 마을의 곳곳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폐가를 작은 미술관으로 만들기도 했다.

또한 올해는 ‘마을의 달인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동네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 마을지도를 그리고 책과 영화를 만드는 등 1년 동안 지역주민들과 함께 준비한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 세월초교 남궁역 교무부장 교사.

2008년 축제 때 무대에 올린 연극에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으며, 찾아오는 문화예술 공연을 정기적으로 유치해 학생들이 학부모와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학교가 지역에서 문화예술 공간, 지역공동체의 거점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남궁역 교무부장 교사는 “학교가 전에는 지역주민이나 학부모들에게 교장과 학부모 대표가 만나는 정도의 단절된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학부모들이 스스럼없이 와서 교사도 만나고 도움을 줄 것을 찾는 등 학부모와 교사의 연대와 소통이 달라졌다”며 “10년 정도는 학교가 운영돼야 지역사회 변화의 모습이 나타나겠지만, 당장 학생들이 마을의 역사를 물어보는 등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현초교 이중현 교장은 학교의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문화예술교육을 학교 정규 교육과정의 일부분으로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화ㆍ정책화해야 한다. 반드시 전국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해야 호기심 많고 창의적인 사고를 가지는 이 나라의 미래를 많이 육성할 수 있다”

   
▲ 세월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연극 수업 중 부채를 이용해 ‘닭’을 만들고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관한 공동기획취재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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