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북카페’가 동구에 유령처럼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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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리 북카페’가 동구에 유령처럼 떠돈다
  • 동구청, 예산전용 용도변경 후 저층주거지사업에 끼워넣기
  • 14-04-14 21:31ㅣ 이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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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리 북카페 조성 위해 매입한 건물이 노인공동작업장으로 변경돼 공사중이다.


    동구청이 박경리 북카페로 조성할 목적으로 매입한 곳을 노인공동작업장으로 변경 추진하고 있어 엉뚱한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동구청은 지난 해 11월 금곡동 48-18번지에 자리한 한옥을 박경리 북카페로 조성할 목적으로 27천여만원을 들여 토지와 건축물을 매입했다. 박경리 북카페 조성 예산은 인천시 재원조정교부금 1억원 포함 전체 65천만원이었다. 그 가운데 3억 원은 신축비로 책정된 상태였다.
     
    그런데, 동구청은 지난 1월 초에 박경리 북카페 조성 목적으로 매입한 곳을 노인공동작업장으로 갑자기 변경해 4월 말에 문을 열 계획으로 내부 공사를 진행해 이미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것을 <인천in>이 현장 취재에서 확인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전략사업추진실은 박경리 북카페로 조성한다고 매입한 곳은 재개발지역으로 묶여 신축을 할 수 없다는 점과 주민들이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를 원하는 민원들이 있어서, 지난 1월 초에 노인공동작업장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내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박경리 배다리 집.jpg
    해방 직후 박경리가 배다리 지역에 살았던 건물와 유사한 ㅁ자 한옥건물
     
     
    잘못 계획돼 용도가 폐지된 박경리 북카페
     
    박경리 북카페를 조성할 목적으로 동구청이 금곡동 48-18번지 건물을 지난 해 1127천여만원에 매입한 것부터 잘못된 것임이 드러난 셈이다. 해당 건물의 부지는 재개발지역 내에 위치해 신축이 불가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동구청이 이런 기본적인 사항조차 점검하지 못한 채 예산을 투입한 일에 대해서는 해당 담당자의 책임을 물어야 할 대목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동구가 박경리 북카페로 조성할 목적으로 수립한 구비를 투입한 건물을 원래 목적이 아닌 노인공동작업장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동구 구의회에는 전혀 보고가 이뤄지지 않고 실행된 것도 <인천in>의 취재 결과 확인됐다.
     
    구의회에 보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동구청 관계자는 이런 부분까지 구의회에 보고할 사항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결정해도 무방한다고 밝혀, 동구청 당국이 본래적 목적을 벗어난 예산 전용에에 대해서 전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예산 수립과정에서 설정된 목적과 달리 예산이 사용되고, 건축물의 용도가 변경된 과정에서 박경리 북카페조성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고 상의해왔던 자문위원들과도 전혀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예산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구의회에도 전혀 보고도하지 않고 용도 변경을 추진한 것이다.
     
    동구청은 인천시의 요청으로 용도변경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해 1222일 인천시가 라이온스클럽에서 동구에서 사회봉사 활동을 할 공간을 찾는다는 공문을 보낸 후, 동구청은 올해 123일 인천시에 박경리 북카페를 라이온스클럽의 노인공동작업장으로 사용하겠다는 회신 공문을 보내면서 변경하게 됐다는 것이다. 재개발지역 내의 신축할 수 없는 건물을 짓게 된 상황에서 인천시의 공문이 용도 변경의 명분이 된 것이다. 그 결과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마련하고자 했던 박경리 북카페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져 버리게 된 것이다.
     
    저층주거지관리사업 배다리구역.jpg
    배다리 저층주거리 관리사업 구역
     
    박경리 북카페가 배다리 저층주거지로 들어간 까닭은?
     
    이런 잘못된 행정을 연출한 동구청이 사라진 박경리 북카페의 대체 부지로 뒤늦게 찾아낸 부지가 또 엉뚱하게도 인천시가 2013년 원도심활성화사업으로 추진해 지정된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 대상지인 금곡동 35-15번지 주차장 부지다.
     
    동구청 관계자는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에 박경리 북카페도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인천시에 그런 내용을 보고했다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박경리 북카페 조성을 위해 토지를 매입한 예산에 대해서는 다시 회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며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에 주민편의시설도 들어 있기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별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러한 동구청의 입장에 대해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 주민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주민은 저층주거지 관리사업비는 시에서 동구 배다리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 맞는데, 주민들 의견도 묻지 않고 저층주거지 관리사업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박경리 북카페를 포함시키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에 지원된 시 예산은 모두 266천만원이다. 그런데 해당 주차장 부지를 박경리 북카페로 조성하기 위해선 주차장 부지 매입비만 2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의 본래 목적은 거의 사라지는 셈이다.
     
    결국 동구청의 엉뚱한 행정으로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하고, 박경리 북카페는 유령처럼 배다리 일대를 떠돌고 있다.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은 박경리 북카페는 원래대로 다른 지역에 대체 시설을 찾아 조성하고, 저층주거지 관리사업 예산을 주차장을 매입해 대부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협의해서 정말 필요한 사업에 사용하는 열린 행정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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