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들과 함께이니 어찌 즐겁지 아니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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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들과 함께이니 어찌 즐겁지 아니 하겠는가



                               다섯 명의 청년이 모인

 

 

  ‘청년’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또는 가볍게 나온다. 심심치 않게 들리는 ‘청년세대’는 3포(연애, 결혼, 출산) 세대, 청년실업문제 등 이렇게 이야기된다. 우연하게 만나 함께 이야기한 50대 아주머니가 이야기해주신 내용이 떠오른다. “우리 세대는 나의 아랫세대 – 자식들에게 더욱 더 힘내서 열심히 노력해보라는 말을 무책임하게 할 수 없어요. 지금도 충분히 애쓰는데 나라도 부담주고 싶지 않아요.”

  열심히, 꾸준히, 근면성실로 시대를 살아온 분들은 이제는 더 이상 개천에 용 나지 않는 현실에 또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게 없는 흙수저로 태어난 청년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8월의 첫째 목요일, 올해 들어 가장 더운 폭염경보에 강화도에 다녀왔다. ‘강화도’하면 떠오르는 건 역사시간에 배운 고인돌, 화문석 그리고 몇 차례 여름 캠프에 다녀갔던 갯벌이다. 머릿속에 빙빙 도는 몇 개의 단어가 강화도를 알 수 있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 사는 곳이라는 것이 더 와 닿았다고 할까. 이렇게 강화도에서의 마을탐방인터뷰는 시작되었다.


  는 각종 매체 및 언론에서도 소개가 많이 된 청년들의 합이다. 뜻과 생각이 맞아 친구들과 함께 하는 일이 재미있어 일을 하게 된 는 청년들에게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요.”라고 시원하게 웃어주는 것 같다. 는 다섯 명의 청년들이 함께 일을 하는 또는 즐기는 합이다. 문화기획자 유명상, 강화도에서 자란 김토일, 래퍼 신희승, 베니스, 충이 모여 2013년 강화 풍물시장에서 중소기업청의 후원을 받아 을 냈다. 화덕식당에서는 강화도에서 자란 먹을거리를 기반하여 피자개발을 하였고 과 같은 게스트 하우스 운영, 그리고 커뮤니티 펍 를 내어 운영 중이다. 청년 다섯 명은 서로 알고 있었던 사이도 있었지만 일을 하면서 우연히 알게 되어 3년 째 함께 하고 있다.

  취재한 당일에도 청풍상회에서 운영하는 피자가게 이 부산 MBC에서 취재를 나왔다고 한다. 언론매체에 잘 알려진다는 것과 알려진 내용들이 쌓여 만들어진 선입견이 이들을 알려고 할 때 다소 장막이 되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 역시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 인터뷰에 응해준 의 김토일, 유명상

  강화터미널 근처에서 도보로 5분-10분 자리에 위치한 커뮤니티 펍 에서 의 멤버 중 두 사람인 유명상, 김토일을 만났다.

  강화도에서 자란 김토일에게 강화도를 소개한다면 또는 강화도만의 매력이나 살기 불편한 점에 대해서 묻자, “강화도는 조용하고 평온한 곳이에요. 물론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요소가 숨어 있기는 하지요. 예전에는 돈이 없어서 가난한 사람들이 들어와 살았는데 지금은 은퇴를 한 중년 중 후반 층이 이주하는 비율이 높아졌어요. 반면에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 쪽으로 나가서 인구수에는 큰 차이는 없어요. 양평 같은 곳이라 할까. 아쉬운 점은 놀 곳이 별로 없어요.”라고 말한다.

강화도에서 자란 김토일은 희망제작소 인턴을 거쳐 강화풍물시장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일본어 영어 통역을 하다가 문화기획자 유명상을 만나 이 일을 함께 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마담 – 유명상을 부르는 별칭- 아래서 그림자처럼 지내고 싶다고 웃으면서 말하지만, 사실은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는 친구들이다.


  유명상에게 물었다. 하고 많은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화도에 온 까닭이 뭐냐고 물었다. 다른 지역 또는 인천에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화도’라는 곳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유명상은 “사실 강화도가 아니어도 어느 곳이든 상관은 없었어요. 지역을 초월한다고나 할까. 나와 뜻과 생각이 맞고 즐겁게 놀면서 일할 수 있는 친구들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 강화도에서 일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인천 또는 도시에서는 호흡을 길게 가지고 살 수 없었어요. 그 전에는 사실 뭐 1년, 2년 했을 때는 항상 단기적인 것만 보고 지내왔어요. 지금의 청년세대들은 다 똑같을 것 같은데 당장 삼 개월은 어떻게 지내지, 반년은 어떻게 지내지, 앞이 안보이니까 지역에서 결합한다고 하더라도 항상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당장 몇 개월 안에 모든 것을 해야 하고 그에 맞춰 살아간다는 건 조급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강화도에서는 호흡을 길게 가지고 1년을 바라볼 수도 있고 때로는 항상 우리는 10년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원동력을 만들어보자, 라는 꿈도 가져봅니다.”

  김토일 역시 “제가 강화를 떠나고 싶지 않았던 이유는 강화의 역사나 강화의 경치가 좋아서 그런 것 보다는 저에게 좋은 추억이 담긴 곳이 강화이기 때문이에요. 강화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 이렇게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게 강화에 남아서 또는 살아서 하는 거지요”

  ‘강화’라는 지역의 특수성보다는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가장 큰 힘이란다. 인천과 같은 도시에서는 호흡을 길게 가지고 일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강화는 조금 다른 공간이다. 하고 싶은 일을 작게나마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겼다. 유명상의 경우,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던 때와는 달리 느릿느릿 내가 하고픈 만큼 갈 수 있는 기회였고, 다섯 명의 좋은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의 다섯 명은 모두 같이 산다. 같이 살면서 순환근무를 하며 빼 놓지 않는 것은 매주 1번씩 모이는 회의 시간이다. 회의를 통해 일하는 시간표를 짜기도 하지만 모든 이야기를 테이블에서 한다. 회의를 하면 보통 새벽 2-3시가 넘을 때도 다반사이다. 모두 모인 자리에서 시시콜콜해 보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도 하기에 좋지만 한 사람이 혹여나 이해나 수긍하지 못할 상황이 오면 그 친구가 이해할 때까지 논의를 거친다. 다수결이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이해하게 만족을 안 하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다. 유명상은 “사실 인천에서 회의를 할 때는 겉도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그걸 직설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우회적인 표현을 들어 이야기하거나 뒤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답답했어요. 그리고 회의를 하는 사람들 역시 각자의 경험치가 들쭉날쭉이라 회의가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친구들과는 회의를 거듭할수록 트레이닝 하듯 쌓이는 무엇인가가 있어요.”


  일을 하면서 즐거웠던 점은 여수 시장 엑스포에 참가하였던 것이라고 말한다. 각자의 맡은 일 때문에 바빴던 다섯 명의 청년이 한데 모인 것이다. 여수에 내려가 음식을 팔 생각보다는 같이 모여 즐거우니 재미있게 놀자는 게 더 컸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춤도 추고 시끌벅적하게 웃고 떠드는 시간이 좋았다고 한다. 장기자랑에 나가서 상을 타오기도 하는 등 굳이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다섯 명이 모이면 즐겁다.

  즐겁게 일하고 뜻이 모이는 친구들이 있어 어찌 즐겁지 아니하겠는가. 인터뷰를 하면서도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오랜만에 보는 청년들 날것의 모습이랄까. 웃음이 살아있어서 나 역시 즐거웠다.



 
▲ 커뮤니티 펍 , 이 함께 있는 건물 전경

  는 지금 운영하는 공간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외부 여행객들과 강화친구들과의 연결점이 자연스럽게 생기길 바란다고 한다. 관광 같은 경우는 동네 이야기를 소소하게 투어로 만들고, 주변 또래 친구들이 운영하는 상점에 투숙객 대상으로 상품권을 주며 연결고리가 될 수 있게 해보고 싶단다. 이런 것을 상상하면서 재미를 느낀다.

  전화로 인터뷰 약속을 잡으면서 커뮤니티 펍 이름을 알려준 김토일이 “스트롱 파이어”입니다.“ 라고 하여 무슨 말인지 잘못 들은 것 같아서 수차례 물었다. ‘왜 스트롱 파이어지’, 라는 물음은 펍에 도착하자마자 입간판에 쓰인 글을 보고 알았다. “강화”.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고민에 쌓인 이 친구들에게 커뮤니티 펍에 방문한 PD가 지어주고 간 상호이다. 유쾌하다. 다섯 명이 모여 같이 살고 공동이익을 협동조합처럼 나누며 사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10년 후에 청년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 사진 : 홍보담당 양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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