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빌리지 -마치 수다처럼 듣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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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가좌시장 전경

<별사탕 팩토리> 전윤이, <프롬 어브로드> 이슬비 그리고 <아토 의상실> 정영규 님


  인천 서구에 위치한 가좌시장은 1980년대 초부터 자연스럽게 생긴 시장이다. 가좌동 진주 아파트와 한신아파트 사이에 자리 잡은 시장으로, 도시에서도 근처에 원적산이 있어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가좌 시장이 생길 때부터 30년이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분도 참 많이 계신다. 가좌동 재래시장은 시장번영회가 활성화 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거의 10년 이상 어르신 국수봉사를 거르지 않고 해왔고 젊은 상인들이 모여 시장야구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2015년 가좌시장이 골목형시장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가좌시장 잡지 ‘월간 가좌시장사람들’을 창간하게 되었고, 복합 문화 카페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5명의 청년 상인이 모여 ‘소금꽃 빌리지’라는 청년샵을 만들었다. 캔들공방 <별사탕 팩토리>, 수입잡화점 <프롬 어브로드>, 생활한복 대여 판매점 <아토 의상실>, 핸드메이드 인테리어 소품점 <드로잉 선인장>, 인형극 소품공방 <스토리 마켓> 이 시장 안 건물 2층에 입점해 있다.





<별사탕 팩토리> 전윤이님, <프롬 어브로드>의 이슬비 님, 그리고 <아토 의상실>의 정영규 님의 가좌시장 이야기를 들어보자.

전윤이 – 나는 실사를 와 봤는데 청년샵 입지조건이 좋아보이지는 않았어. 2층인데 어디로 올라가야 할지 모르겠고 1층은 그나마 괜찮은데 될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가만히 있어 보니 통로로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홍보를 잘해서 2층으로 올라오게만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

이슬비 – 난 대형마트 위주로 쇼핑을 다녀서 전통시장의 이미지가 허름하고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지. 하지만 여기 가좌시장은 아케이드로 되어 있고 현수막, 팻말 들을 규칙적으로 해 놓은 것을 발견했어. 시장에서도 이렇게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구나, 그런 생각. 깔끔했지.

전윤이 – 가좌시장은 상점 하나하나가 잘 정리되어 있고 정갈한 느낌이야. 물건이 잘 배열되어 있고 하니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지. 게다가 상인 분들이 프로셔. 전문가이시고 손님에게 설명도 친절하게, 인사도 밝게 해주셔.

가좌시장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


정영규 – 장· 단점이 같을 수 있어. 아파트 단지 사람들이 생필품을 많이 사러 오는데 근처에는 대형마트가 없어. 그래서 어쨌든 항상 여기를 찾아주시지. 그렇지만 생필품만 사시기 때문에 우리와 아이템이 안 맞을 수도 있는 것 같아.


전윤이 – 시장에 오면 대부분 생필품을 사러 오는데 우리는 먹을거리는 없고 품목이 다른 건 사실이야. 하지만 우리는 우리들만의 브랜드가 있잖아. 그래서 아이템의 독특함이나 개성이 시장 안에서는 소금꽃 빌리지 자체가 별난 공간이 되어 버렸어. 이런 부분에서 동네에서 이벤트 같은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이슬비 – 강점이라면 보증금과 세가 없기 때문에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가격경쟁 면에서도 우월하고 고객입장에서는 저렴하게 구입하고. 약점은 아무래도 2층이니 사람들한테 입소문을 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시장에서 창업했을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정영규 – 금전적인 문제. 그리고 수공예를 하는 사람들이 입점해 있는데 수공예품임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빨리 공급해 줘야 하는데 그게 힘들더라.


전윤이 – 인테리어 같은 경우 지원이 나오지만 일단 꾸며 놓고 나니 공간을 물건으로 채우는 게 힘들었어. 이 공간을 손으로 만든 것으로 채우는데 아디어가 있어야 하고, 체력적으로 힘들고, 시간도 걸리고. 채우는 게 힘들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


이슬비- 돈이야. 청년들이 모아둔 자금이 있어 청년몰에 들어오는 건 아니잖아. 재료비, 홍보비, 가구, 조명 등은 자기부담금이 다 들어가.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들어왔는데 모아둔 돈은 깨지고, 당분간은 먹고 살아야 하는데 수입은 안 들어오니 현실적인 문제야. 재고를 많이 쌓아두면 당장 언제 팔릴지 모르고 청년 창업대출을 받으면 여유롭겠지만 조건이 까다롭더라.



▶ 왼쪽부터 정영규 <아토 의상실>,  전윤이<별사탕팩토리>, 이슬비<프롬 어브로드>님


보람을 느낄 때는?


전윤이 – 내가 만든 것 예쁘다고 해 주시고 손님이 다시 찾아주실 때가 좋아.


이슬비 – 장사를 처음 해 봐서 그런지 물건이 하나 둘 팔리는 것도 신기해. 손님이 여러 번 방문했을 때는 마음에 들어서 온다는 거니까 일회성이 아닌 그런 뭔가 손님과의 관계도 끈끈해지는 느낌이 들어. 처음이니까 신기하고 재미있어. 가게를 꾸준히 잘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장 손님들에게 바라는 바는?


이슬비 – 바라는 점은 일단 와라, 제발 좀 와라, 안사도 되니까. 여기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손님들에게 1차적으로 알려드리는 게 목적이야.


주변 상인 분들과는 어떻게 교류하는 중이야?


전윤이 – 가좌시장 상인회 주최로 첫째 주 수요일 날 국수 봉사를 하는데 어르신들 대접을 해드려. 우리도 지난달에 오픈하고 얼마 안 되어서 참여했었어. 상인회장님 가게인 대창구이 집에서 하는데 점심장사를 포기하시고 좋은 일을 하셔. 참여하는 날, 다른 상인 분들과 소통할 수 있고 보람도 더불어 있어서 즐거웠어.


시장을 만나면서 일상의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 있어 그리고 시장 안의 변화는?


이슬비 – 고용인에서 고용주가 되었지. 월급을 받는 입장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적극적인 입장. 회사를 다닐 때는 시간을 때우는 것처럼 다녀도 월급은 그대로이지만 여기는 결과가 내 수입이 되는 거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졌어. 직장은 싫지만 아부도 해야 하고 위계질서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독립적으로, 주체적으로 할 수 있으니 아예 변했지.


정영규 – 내 가게니까 마음대로 해야지, 하면서도 책임감이 있어. 소금꽃 빌리지에서 많이 배우는 까닭은 개성이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서야.


전윤이 –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면 힘들지만 청년몰 다섯 명이 함께여서 즐거워. 여기 오면 장사가 되든 안 되든 즐거워. 다섯 명이 같이 빵 쪼가리를 나눠 먹어도 행복하고 재미있어.

  내가 지나갈 때 시장 상인 분들께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면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흐뭇하게 받아주시고, 응원하고 있다, 잘 되길 바란다고 관심을 보여주셔. 선배가 후배를 바라보는 따뜻한 느낌이야. 빵을 사면 빵 하나라도 덤으로 주시고.

  어버이날 전에 캔들 말고 다른 것으로 할 수 있냐고 해서 종이 카네이션을 만들었는데 어른 두 분이 오시고 아이들이 같이 오니 순식간에 6명이 모여 아이들과 어른이 같이 만들었어. 어른이라도 너무 잘하지 않고 아이니까 서투르니까 되게 괜찮았던 것 같아. 이렇게 소통의 공간으로도 좋은 것 같아.


시장에 대한 추억이나 시장에서 남기고 싶은 게 있다면


이슬비 – 어릴 때 엄마 손 잡고 시장에 가면 어묵을 먹었어. 그래서 시장에 와서 어묵을 보면 옛날 추억이 떠올라. 그래서 지금 가게에 오는 꼬마 손님들이 소금꽃 빌리지를 찾아왔을 때 이 공간이 아이들 기억 속에 좋게 남을 수 있게끔 꼬마손님들에게 더 잘 해주게 되는 것 같아.


전윤이 – 엄마와의 시장 나들이가 좋았어. 추억거리가 많아서 시장에서 체험 아닌 체엄을 하는 것 같았지. 여기가 예전에는 비바 음악학원 자리였대. 여기 주소가 서구 원적로 96번길 16인데, 인터넷에서 여기를 치면 “소금꽃 빌리지”가 기록이 되어서 어른들은 나이가 들어서, 여기 방문했던 아이들은 소금꽃 빌리지가 있었지, 라고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


정영규 – 어릴 때 시장에서 부모님을 잃어버린 적이 있어. 어머니가 사주신 아이스크림을 들고 어머니 등을 따라갔는데 다른 사람이었지. 그런데 청년 상인분이 와서 여기 왜 혼자 있니, 어머니는 어디 가셨니 하고 묻자 내가 울기 시작했어. 고맙게도 청년 상인분이 나를 안고 돌아다니면서 온 시장 사람들이 나를 찾아주기 시작했어. 그 때 당시 교통경찰이 인계해서 어머니가 수소문해서 파출소로 나를 찾아오셔서 엄마한테 등짝 한 대 맞았던 기억이 나. 내가 너무 어릴 때라 엄마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자,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막 도는 느낌이 들어서 무서웠어. 하지만 형 같은 느낌의 청년 상인과 시장 상인 분들이 도와주셨어.

  남기고 싶은 건, 소금꽃 빌리지가 체인점처럼 쭉 이어져 있었으면 좋겠어. 여기가 잘 되어서 체인도 할 수 있고 시즌 1,2,3으로 나올 수도 있고.



▶ 소금꽃 빌리지 청년샵 모습

소금꽃 빌리지에서의 바람이 있다면


정영규 – 좌우명이 있어. “어살행살”, 어차피 살 것, 행복하게 살자 라는 거야. 돈을 많이 버는 등 시작한 게 성공하는 것도 좋겠지만 여기 오시는 손님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이왕 시작한 거 힘들어도 행복을 위해서 살았으면 좋겠어.


전윤이 –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되었으면, 찾아오시는 손님들이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슬비 – 나도 “어살행살.”


  현재 플리마켓을 준비 중인 서구 가좌시장 청년샵 <소금꽃 빌리지>는 인스타그램이나 SNS를 통해 셀러 모집을 하고 있다. 셀러 모집의 기준은 열정, 참여의지 그리고 참가비 선입금. 다른 곳에서는 참가비가 3만원이지만 여기는 8천원이다. 아직까지 소금꽃 빌리지 구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플리마켓을 열어 홍보를 한다. 5월 말에 행사를 진행하나, 앞으로 상황을 봐가며 지속할 계획이다.

<소금꽃 빌리지>라는 이름은 땀을 많이 흘리면 소금꽃이 피는 것에 착안, 땀의 결정체가 꽃처럼 피는 것처럼 청년이 땀을 흘려서 열정과 노력으로 다 같이 일한다는 의미로 5명의 상인이 모여 선정한 이름이다. 5명의 청년상인이 옹기종기 모여 만든 소금꽃 빌리지, 이름을 지으면 그 이름대로 일이 풀린다는 속설이 있다. <소금꽃 빌리지> 역시 소금꽃처럼 청년 상인들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 사진, 인터뷰 정리/홍보지원 양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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