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미래를 여는 대안공동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마을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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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마을 공동체[기획연재] 지역에서 일구는 대안의 삶, 스스로 서서 미래를 만드는 대안공동체 ⑤

박혜연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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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호] 승인 2008.09.10  02: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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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순│서

1. 대안 공동체 운동, 왜 필요한가?
2. 제도권 학교 안과 밖에서 대안의 교육을 키우다
3. 인간과 자연을 살리는 대안, 식생활운동
4. 소유가 아닌 나눔 중심의 생활운동, 지역화폐
5.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마을공동체
6. 소통과 공감의 마을공동체를 위하여

TV나 신문 등에 보도된 생태마을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꿈을 갖는다.
서로가 서로를 반목하지 않고 경쟁하지 않으며 열린 마음을 갖고 자연과 함께 평온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삶은,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원하는 것이기 마련이다. 

현재 생태마을 공동체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와 자원 고갈, 특히 점차 심화되고 있는 인간 소외문제 때문이다.

생산력의 무한한 증대와 도시화를 위해 자연을 마구 이용한 결과로 나타나는 환경파괴 등의 생태계 위기는 부메랑이 되어 인간을 위협한다. 현대의 우리 인간 역시 자연과 멀어진 삶으로 인해 황폐화되고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야 하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삶의 가치관과 생활양식으로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생태마을 형성과 생태공동체 운동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생태계와 인간성 복원을 위해

생태공동체는 현대문명이 가져온 생태계의 파괴와 인간성 상실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대안사회의 한 형태다.

환경문제 해결과 생태계의 복원을 위해 하나씩 따로 분리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마을이라는 공동체를 형성해 그 속에서 직접 실천한다.

예를 들어 경상남도 산청군 ‘안솔기 생태마을’의 경우는 20년 이상 된 나무는 절대 베지 않기, 파괴된 녹지를 다른 형태로 복원하기, 자연정화시설, 환경친화적인 건축자재 사용하기, 환경오염 물질 사용금지 등을 공동체 구성원들끼리 합의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생태마을 공동체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먹을거리, 집, 옷, 에너지, 교육, 의료, 문화, 등을 생태주의 원칙에 따라 해결한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모든 활동이 자연과 조화를 이뤄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미래까지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생태마을 공동체 운동의 취지이다.  

그런데 간혹 생태마을이라고 하면 전통사회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거나 농촌 등에서만 가능하다고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현재 펼쳐지고 있는 생태마을 공동체는 주위로부터 격리되거나 소수의 자족적인 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우리의 현실에 적합한, 구체적인 생활 속에서 다양한 삶의 특성이 생태적으로 반영되는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마을 공동체는 다양한 생활양식과 방식으로 형성되고 운영된다.

무소유를 원칙으로 구성원들이 기꺼이 모든 자원을 공유하는 공동체가 있는가 하면, 전체적인 것은 공동체성을 강조하되 개인에게는 독립활동과 공간을 보장하는 공동체도 있다. 물론 종교적인 것이 중심인 생태공동체도 존재한다.

또 조성방식에 따라 계획적으로 새로운 마을을 만들기도 하고 기존 마을을 생태마을로 바꾸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 형성돼 있는 생태마을 공동체로는 1990년에 세워진 전라남도 장성군의 한마음공동체를 비롯해 경상북도 상주시의 푸른누리 공동체, 경남 산청군의 간디생태마을 안솔기, 경남 함양군 청미래마을, 경남 창녕군 공생농 두레공동체와 실상사 생태마을, 전라북도 부안군의 한울공동체, 경기도 화성군 야마기시즘 산안마을과 변산공동체 등이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산촌마을을 시범마을로 지정해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생태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생태적인 신촌활성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존 농촌마을이 생태마을로 변모…백년대계를 여는 ‘문당리마을’

   
▲ 문당리마을에는 생활폐수를 정화시켜 내보내기 위해 11개의 생태연못이 형성돼 있다.

그중 충청남도 홍성군 홍동면의 문당리마을은 기존 마을이 생태마을로 변모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태마을로 꼽히는 문당리 생태마을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오리농법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마을의 농업전문학교인 풀무학교를 졸업한 주형로(문당리 생태마을 대표)씨가 지난 1993년부터 당시 일본에서 실험되고 있던 오리농법을 도입해 적용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200만평이라는 아시아 최대의 오리농법 농산지로 발전했다.

오리농법이란 오리를 이용해 벼농사를 짓는 것으로, 벼 사이를 누비는 오리들이 잡초를 뿌리 채 먹어치우고 벌레들을 빨아올린다. 또 오리의 분뇨는 다시 벼의 양분이 돼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유기농 쌀이 생산된다.

오리농법과 함께 95년부터는 건강에 좋다는 검은쌀, 흑향미도 유기농법으로 생산돼 소득이 늘어나자 마을 전체가 유기농 쌀과 흑향미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유기농 쌀 재배는 유기채소, 유기축산으로 이어져 순환농업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다.

이렇게 유기농법에 중점을 두는 것은 인간이 자연을 이용한 활동에서 생명을 중시하는 최소한의 생태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유기농법으로 농지와 땅을 되살리고 풀무생활협동조합을 세워 내부적 경제순환체계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문당리마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생태마을을 백년 후에도 지속하기 위해 지난 2000년 ‘21세기 문당리 발전 백년계획’을 세웠다.

교육과 의료, 에너지, 문화 등의 분야에서 완전 자립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대를 이어 상부상조하는 완전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함이다.

   
▲ 충청남도 홍성군 문당리마을은 오리를 이용한 유기농법으로 농토를 되살리고 있다.

백년 계획은 크게 3단계로 돼있다. 1단계는 2010년까지로 마을 조성 1세대가 주가 돼 지속가능한 농촌마을의 기반을 제공하는 시기다.

2단계는 2030년까지로 마을 조성 1세대와 2세대가 연계해 지속가능한 농촌 마을의 기반을 확립하는 때다. 지속가능한 마을 발전 자립기반을 통해 사회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행하는 시기가 3단계이다.

이를 위해 삽교천 자연 훼손구간 복원, 산림생태계 관리와 활용, 오리농법 쌀 포장지 개선, 오리농법 쌀 마크 개발, 도농교류와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 운영, 환경농업교육관 내 도서관과 정보인프라실 등의 교육시설 구비, 인터넷 전용선 구축과 홈페이지 개설 등을 차근차근 실행 중이다.

한 치 앞도 보기 힘들다는 바쁜 현대사회에서 더구나 농촌마을에서 꿈꾸는 ‘지속가능한 백년’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던 건 무엇일까.

문당리마을 영농조합법인 최도영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유기농업을 시작하면서 점차 마을 주민들은 단순히 잘 사는 농촌마을로서가 아니라, 농촌과 도시가 공생하며 다양한 직업을 가진 도시 사람들도 함께 살아가도록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모두가 살 수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철거반대를 넘어 생태마을 가꾸기…도심형 생태마을 ‘물만골마을’

   
▲ 부산 연산2동 물만골 생태마을은 황령산의 생태계 복원을 주축으로 마을의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대부분 농촌지역을 기반으로 생태마을 공동체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자연과의 조화를 실천하고 작은 단위의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아직은 농촌이라는 공간과 문화의 특성이 주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만골 생태마을 공동체’는 어떻게 도시에서 생태 공동체가 가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부산시 연제구 연산2동 산176번지 일원에 위치하고 있는 물만골은 물이 많은 골짜기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지난 1953년에 피난민들이 정착한 후 마을을 이뤘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이 무허가로 지은 집이라 80년대 초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재개발 사업 대상지로 되면서 주민들은 거주지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행정기관의 철거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철거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일번가의 기적’의 배경이 바로 이곳이다.

싸우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서서히 주민자치를 이뤄내며 마을 안에 작고 큰 도로를 내고, 지하수를 활용한 수도시설을 설치하고, 마을회관을 세우는 등 마을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만들어냈다.

그러다 1997년과 98년에 대규모 아파트 중심의 재개발이 또다시 강제적으로  추진되자,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

당시 주민들은 단지 철거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 이곳 마을을 둘러싼 황령산의 생태계 복원을 주축으로 생태마을로 가꿀 것을 주민총회를 통해 합의한다. 그렇게 해서 1999년 ‘물만골 공동체’ 출범에 이른다. 

물만골 공동체는 우선 땅을 개인이 아니라 공동으로 구입하기 시작했다. 재개발을 막고 안정된 주거지를 위해 모든 주민들이 모은 돈으로 구입한 땅은 이제까지 철거를 막는 것이 최우선이 됐던 주민들이 좀 더 적극적인 삶의 주인으로 나서는 기점이 됐다. 

지금도 350가구 1500여명의 주민들은 황령산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공동체 마을 형성을 위해  세대 당 23.75평을 넘지 않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을 합의·실행하고 있다.

마을 자치조직으로는 부녀회와 청년회, 장년회, 노인회 등이 있으며 통장은 직접 주민들이 뽑는다. 특히 매달 25일에는 세대별 1명씩 참여하는 주민총회가 열려 중요한 마을문제들을 민주적이고 공동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발효시켜 사료로 만들어 마을에서 공동으로 키우는 가축과 야채밭의 퇴비로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을 주부들을 중심으로 공동 작업을 통한 의류생산, 가정에서 배출되는 헌옷이나 폐지 등의 자원재활용품을 공동으로 수거·판매해 마을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 물만골마을은 2002년 환경부 생태우수마을로 선정됐으며, 부산녹색환경상도 수상한 바 있다.

격주로 토요일에는 무료진료소를 운영해 의료공동체도 실현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부녀회를 중심으로 한 유기텃밭 가꾸기와 이를 연계한 유기농식당 운영, 태양광발전소를 마을에 세우는 등 마을을 중심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물만골 공동체의 삶의 가치와 생활방식은 농촌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생태적으로, 공동체적으로 살아가는 능동성을 보여준다.

이미 펼쳐지고 있는 많은 생태마을 공동체들은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현실에 적응하고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어떤 가치와 삶의 방식을 다시 세우고 실천하는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동적인 주체로 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이 기사의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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