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일을 만드는 청년들] 경제, 사회적 가치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가로 오롯이 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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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적 가치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가로 오롯이 서길[기획연재] 스스로 일을 만드는 청년들⑫ 마무리

심혜진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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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호] 승인 2013.08.22  13: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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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위에서 아래로 최하나 참새의상실 대표, 홍주선 조각보 대표, 조한솔 동네방네 대표, 박성익 대구 사람도서관 아울러 대표, 김빈 21세기 자막단·서동효 모티브하우스·정윤호 제이컴퍼니·신윤예-홍성재 러닝투런 대표와 직원들

‘스스로 일을 만드는 청년들’이라는 제목으로 기획취재를 하며 세 달 동안 매주 새로운 청년들을 만났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임을 방증하듯, 청년기업은 여기저기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 가운데 취재 조건에 맞는 대상을 찾는 일이 관건이었다.

조건은 딱 세 가지였다.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사업과 차별성이 있을 것 ▲사회적 가치 실현과 수익 창출의 균형이 맞을 것 ▲수익을 내는 확실한 사업이 있을 것이 그것이다. 차별성 없이 기성세대의 사업을 그대로 흉내 내 그럴 듯하게 포장지만 바꾼 것은, 엄밀히 말해 ‘새로운 일자리’라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시장에 정부지원금을 받은 청년 기업이 뛰어듦으로써 불공정한 경쟁구도를 만들 확률이 높다. 두 번째 기준은 많은 청년기업들이 쉽게 통과했다. 취업을 위한 극심한 스펙 경쟁에 반기를 든 이들이 창업으로 방향을 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외로 세 번째 기준에 다다르기 위해 많은 청년기업들이 고심하고 있었다.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의 가치 있는 일을 정부(또는 위탁기관)에서 담당하고 있어 ‘공짜’라는 인식이 강해 수익을 내기 어렵거나,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존 기업의 수익구조에 ‘비경쟁ㆍ균등배분ㆍ상생’ 등 공익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드물어 참고할 모델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반면, 취재 대상 선정 시 청년기업들의 현재 매출은 고려하지 않았다. 청년들의 창업을 정부와 기업에서 지원한지 3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매출만으로 이 사업들의 성패를 섣불리 판단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기획 기사가 소수 청년들의 ‘청년 신화’ 드러내기로 비춰지는 점도 우려했다.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청년기업 아홉 개의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이들과 나눈 이야기 중 지면에 싣지 못한 내용을 통해 청년들의 실태를 살펴보려한다.

청년들이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 제공해야

“정부에선 청년들에게 지원금을 줘가며 좋은 아이템을 발굴해 창업하라고 부추기는데, 막상 해보니 아이템만으로 굴러가는 사업은 없더라. 여행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만 더 자세히 알았더라면 우리도 시행 착오가 적었을 것이다. 경험도 없는 사람을 창업의 세계로 빠트려 놓고 ‘실패하면 너희가 잘못해 그런 것’ 하는 식의 정책과 지원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공정여행 청년 사회적기업 ‘동네방네’(강원도 춘천시 죽림동) 조한솔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수많은 여행사들이 왜 많은 비용이 드는 해외여행상품에만 눈독을 들이는지, 직접 창업을 해본 후에야 알았다. ‘지역 연계’와 ‘공정’이라는 두 가지 매력적인 아이템을 결합한 ‘동네방네’ 사업은 틈새시장을 파고든, 분명 매력적인 사업이었다.

하지만 조 대표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여행사가 책정한 전체 여행경비 가운데, 수익에 해당하는 기획 비용은 10%밖에 안 됐던 것. 기업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선 전체 여행경비를 늘려야하지만, ‘공정여행’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여행경비를 최소로 줄여야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조 대표는 “정부에서는 청년들의 사업 아이템을 심사해 창업비용을 대기보다, 청년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 가늠해보고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면 한다. 그래야 실패율도 줄고 청년창업가도 키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일시적인 창업 지원정책은 문제

사업비 지원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꿈 교육’사업을 하는 기업 ‘모티브하우스’(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서동효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는 팀에게 ‘지원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조언을 꼭 한다”고 했다.

그는 “지원이 끝났을 때 없어지는 회사가 많더라.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사업비나 사업 공간, 컨설팅 등을 지원받을 때는 인건비는 못 가져가더라도 어쨌든 일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을 이끌고 유지해가는 감각은 덜 키워지는 것 같다. 사업 연차가 늘수록 조직은 커지는데, 공간을 만들고 사업비를 마련할 감각도, 대책도 없으니, 지원이 끊기면 바로 무너지는 것이다. 규모가 작을 때부터 내부 시스템을 만들어놔야 자체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경제미디어 조각보(주) 홍주선 대표는 정부의 창업 지원정책이 일시적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홍 대표는 “10여년 전 벤처사업 붐이 일었던 것처럼 지금 청년들 사이에 창업 붐이 일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정말 좋은 일자리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 회사가 우수사례로 손꼽혀 여기저기 강의를 많이 다니고 있지만, 운영자 입장에선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많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아무런 기반 없이 사업을 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은 절실하다. 하지만, 지원 기간은 길어야 1년이다. 그 기간에 자리를 잡지 못하면 그냥 사그라지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조금 더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티브하우스’ 서동효 대표는 실제 사업을 펴나가는 데서 발생하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서 대표는 “청년들은 열의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 사업계획서를 쓰는 일부터 정산, 보고서 작성 등에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따른다”고 했다. 그는 또 “좋은 ‘아이템’만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 비용 책정이 어렵다. 비용을 책정했더라도, 이를 적게 주려는 이들도 상당수다. 청년기업을 중히 여기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경제·사회적 가치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가로 오롯이 서길

어려움 속에서도 청년기업들은 자신들의 가치를 사회에 실현하고 더불어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재봉틀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유대를 만드는 재미있는 방법을 연구합니다’라는 문구를 내건 ‘참새의상실’(대표 최하나,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은 위기 청소년을 위한 바리스타 교육에 쓰일 앞치마를 납품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지역주민들과 마을패션쇼도 열었다.

(주)러닝투런(대표 신윤예ㆍ홍성재, 서울시 종로구 창신동)은 창신동 로컬브랜드 ‘2[이ː]’를 지난 8월 11일 런칭하고, 봉제공장과 협력해 제작한 ‘제로웨이스트 셔츠’를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일반 의류브랜드에서 판매가의 50% 이상을 유통비에 들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셔츠 가격에는 인건비가 50% 정도를 차지한다.

‘21세기자막단’(대표 김빈,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은 얼마 전 서울문화재단과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에서 각각 우수사업팀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여전히 옥상에서 ‘활력상영회’를 열어 독립영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근 기사에서 소개한 ‘인디씨에프’는 비영리 사단법인 ‘독립광고협회’ 출범을 코앞에 두고 있다.

저마다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이들이 바라는 바는 모두 같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더불어 행복한 삶’이 아닐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스스로 삶을 열어가는 청년 기업가들이, 최하나 대표의 말처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가로 오롯이 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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