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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이 내 일이 되는 순간이었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2-26 21:09
조회
212

 


 


<센트맘스> 박정훈, 이경애, 홍지예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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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홍지예, 이경애 님


 


Q) 귤현동에 대한 짧은 인상은 교통이 편리하고, 인근에 산이 많고 아라뱃길, 생태공원 등 기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서 쾌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에서는 도심과 멀어서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경애(이) : 부평에서 나고 40년간 살았다. 부평공원이 미군부대 근처로 이전하기 전부터 자랐으니 부평이 도시로 성장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며 자란 셈이다. 남편도 부평 사람이고, 결혼과 육아도 부평에서 하다 보니 지역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 마을이라는 게 국가를 이루는 기초 단위잖나. 부평이라는 지역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히 마을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데 누군가 우리 고향이 어딘지 물어봤을 때 부평이란 말이 선뜻 나오지 않더라. 고향이라면 으레 시골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자녀에게도 고향이라는 감각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도시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귤현동을 처음 만났을 때 자연이 아파트를 둘러싸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도시와 연계된 숲속 같은 마을의 이미지였다. 도심 속의 자연환경이 주는 만족이 크다.


홍지예(홍) : 이전엔 신도시에 살았는데 늘 삭막하다는 인상을 받으며 지냈다. 반면 여기는 주민들이 많지 않아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주말이 되면 동네에서 자연과 함께 뛰어놀게 되는 것들이 마음에 들었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사를 왔는데, 개인적인 행복의 기준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거실에 앉아 있으면 백로가 날아다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부엉이, 꿩 소리도 들린다. 아침마다 나는 새소리가 시끄러워서 잠에서 깨는 환경은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다.(웃음) 시골에 가지 않더라도 오염되지 않은 도시가 주는 감각이 그것과 비슷했다. 우리는 농담으로 귤현 리조트라고 표현한다. 늘 놀러온 기분이 든다.


박정훈(박) : 나도 마찬가지다. 여유로움을 찾으러 이사를 왔다. 번잡함이 싫어서 한적한 곳으로 왔다. 단지가 좁다보니 이웃들과도 가까워진다. 아이들도 형제처럼 지낸다. 다른 주민들도 그런 마음에서 이사를 왔을 것 같다. 조용하고, 공기 좋고, 새 아파트라서 좋다. 도심에서 보면 귤현을 외곽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에겐 귤현이 중심이다. 서울, 일산, 인천 모두 30분 내에 갈 수 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토착민이기보다는 정주하기로 마음을 먹고 선택해서 온 것이기에, 비슷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원래 농사를 짓고 사시는 토착민 분들도 계신다. 그중엔 아파트 내에 거주하는 분도 있다. 역 주변과 주택가 근처에 농지가 꽤 있다.


 



Q) 센트맘스 모임을 만들고 활동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10명의 회원 엄마들의 관심은 무엇인가요?


이 : 동네에 관심과 애정이 있고, 분양받아서 온 집이라 ‘내 집’이라는 애착도 있다. 처음에는 이웃으로 만나기 시작했다가, 우리만 알고 지내지 말고 엄마들끼리 알고 지내자는 생각에 ‘차 마시는 모임’을 제안하는 포스터를 단지 내에 붙이고 만나게 되었다. 아파트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함께 상의하기도 하고, 시시콜콜한 생활을 나누는 만남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다른 주민들은 아파트의 문제를 관리사무소나 건설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입주 초반에는 누가 드나드는지 모를 정도로 개방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담배를 피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문제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들이 조를 나누어 방범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고, 이를 위해서는 공식적인 모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센트맘스>라고 이름을 지었다. 인력만 가지고는 너무 일이 많다 보니 주민 동의를 구하고 서명을 받아 건설사에 열쇠 장치를 요청하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Q)센트레빌 3단지는 1년 반 정도 된 새 아파트라고 들었습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아파트’라는 슬로건 하에 만들어진 특화된 공간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요?


박 : 아파트 자체가 분양할 때부터 ‘아이 키우기 좋은 아파트’를 슬로건으로 했기 때문에 기반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서 시설을 어떻게 활용하면 건강한 육아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연구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문제점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일은 관리사무소나 입대위가 알아서 하지만, 입대위가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센트맘스는 입대위가 발견하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서 해결방안을 제안하고, 그런 제안들을 보면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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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어린이도서관과 실내놀이터가 단지 내에 있어 입주자들이 자주 이용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0세부터 초등학생까지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영유아들은 초등학생이 옆에서 뛰어가기만 해도 놀라서 넘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어른들이 “유아전용이니 초등학생들이 와서 놀면 안 된다.”며 초등학생들에게 나가서 놀도록 혼을 내기도 했다. 야외놀이터가 있긴 하지만 춥거나 비가 오면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 그걸 지켜보던 엄마들이 초등학생도 눈치 안보고 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어린이 도서관에서 책만 보지 않고 놀 수도 있게 해서 초등 전용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홍 : 원래는 흰 시멘트 바닥이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들어갈 때 신발을 벗을지 말지 분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들어가서 놀게 되면 신발을 신고 들어간다. 소파에서 뛰어내리고 싶은데 신발 신고 올라올 수도 없거니와, 뛰게 되면 발목에 무리가 간다. 그때 회원들이 매트가 깔려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태권도장 매트를 깔면 실내놀이터 느낌이 나지 않을까?” 하는 거였다. 한 명 한 명 의견을 수렴해서 추진력을 만들어 가며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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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 보드게임, 바둑 등의 얌전한 놀이를 하는 공간을 생각했는데 막상 애들이 오니까 뛰고 구르고 싶어 하는 본능이 나타나더라.(웃음) 남자아이들은 가차 없이 덤블링을 하는 등 뛰어 논다. 바닥 설비를 하기 전에는 다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뛰고 싶은 마음이야 아이들 본능이니 하지 말라고 해서 안할 건 아니잖나. 그걸 안전하게 펼칠 방법을 고민하고 장을 펼쳐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눈치 보지 않고 또래끼리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초등 공간이 해결되니 이제는 중·고등학생 공간을 고민하게 되더라. 왜 어른들도 수다 떨 곳을 찾아 카페를 가지 않나. 아이들에게도 그런 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여자 아이들은 바깥에 티테이블이 있으니 거기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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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4년 마을공동체만들기 공모사업>을 활용해 공간을 개선하게 된 이야기는 어떻게 생겨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업 전후로 어떻게 달라졌나요?


홍 : 일단 아이들은 엄청 좋아한다. 책만 읽을 때는 놀지를 못했는데, 바닥이 안전해지면서 책과 더불어 몸놀이를 할 수 있게 되니까. 그리고 도서관이라 해서 책만 읽는 공간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아이들이 집에만 있으면 티비만 보고 있었을 것이다.(웃음) 아이들이 잘 놀았으면 하는 엄마들의 바람을 이뤘다.


이 : 이제는 아이들이 당당하게 “여기는 우리 노는 곳이에요.” 하는 등 당당해졌다.(웃음) 집에서는 층간소음 등의 문제 때문에 몸놀이를 못 하는 데다가 엄마들도 애들이 집에서 정신 사납게 하면 나가 놀라고 소리를 친다.(웃음) 책도 읽고, 신나게 놀고 장난도 칠 수 있는 공간은 소중하다.


박 : 장년층의 주민들 중에는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봐야지 애들이 왜 놀게 놔두냐”며 언짢아하셨다. 하지만 책이 있는 곳에서 놀다 보면 자연스레 책을 보게 된다고 생각했다. 꼭 독서가 아니더라도 게임하듯 놀이를 통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다. 일례로 아이들이 ‘사람 숫자가 많은 페이지를 찾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하다 보니 인물 숫자가 많은 역사책을 많이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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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 너무 기분이 좋았던 게 한번은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누워서 책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들더라. 그게 너무 예뻐 보였다. 20분쯤 뒤에 일어나서 다시 책을 보더라. 우리 어렸을 땐 나가서 무슨 느티나무 아래에서나 볼 풍경을 보는 느낌이었다. 갖은 비판으로 인해 받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확 날아갔다. “저 모습을 반대하시던 분들도 봤어야 되는데!” 싶었다.(웃음)


이 : 옛날 분들은 도서관에서는 책만 봐야 하고, 앉아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시니까 이 사업에 대해서 아예 이해를 못하셨다. 실내에선 독서를, 실외에서 노는 것만 진정한 놀이라고 분리해서 생각하신 것 같다. 그럼 비오거나 눈이 오면 집에서만 놀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에겐 이곳이 최고의 공간이다.(웃음) 처음엔 눈에 드러나는 효과가 없으니까 설득할 무언가가 없었는데, 이제는 잘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이런 일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엄마들의 순수한 동기를 알기까지 필요한 시간 말이다. “반대하는 분들도 아이들의 만족도를 직접 확인하신 다음에는 그래서 필요했구나” 하시도록 우리 할 일을 하자고 마음먹게 되었다.


홍 : 지금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 입장에서는 아파트 시설을 가지고 마음대로 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이해해 주시기 시작했다. 지금 딸이 초등학생인데, 학교 친구들을 데려와서 책도 읽고 놀더라. 3단지 뿐만이 아니라 학교 친구들도 어울리는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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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센트맘스 외의 입주자 모임과 함께하거나 별도의 소통의 창구가 있나요?


이 : 일단 센트맘스는 정식 자생 단체이기 때문에 입대위에 등록을 하고 활동을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꺼리가 있다. 신도시에 커뮤니티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무척 삭막하다. 꺼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곳 야외놀이터에는 ‘맘스 존’이라는 부스가 있다. 유리로 된 공간인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어 안전하다. 수유실과 화장실 등도 갖추어져 있다. 엄마들이 거기에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 거기서도 만나게 된다. 그렇게 관계가 생긴다.


 



Q)맞은 편에는 독서실 겸 도서관이 또 있는데요, 또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덧붙여 앞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것, 관심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박 : 벼룩시장은 주민과 아이들에게 모두 반응이 좋다. 날씨 때문에 미뤄왔는데 꾸준히 하면 좋겠다. 우리 딸은 벼룩시장 언제 하냐며 옷을 못 버리게 하더라.(웃음) 지금까지 3-4번 치렀다. <아파트 어린이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나와서 장사를 하니 너무 재미있어 한다. 어린이 사장님이 되는 것이다. 2회째엔 어른도 함께 진행했는데 갈수록 사람들이 줄어들더라. 귤현동이 작은 동네다 보니 홍보가 잘 안되어서 그런 것 같다. 적극적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하다보면 점점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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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귤현동은 아파트와 빌라가 모인 작은 마을이다. 그 안에서도 아파트와 빌라의 활동이 구분이 되곤 한다. 중심을 잡기가 어려운 게 이런 것이다. 3단지만의 벼룩시장으로 남을 것인지, 귤현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벼룩시장인지 컨셉을 잡기가 어렵다. 운영진이 3단지에 산다고 언제까지나 그럴 수만도 없는 문제다. 장소도 옮겨야 하나? 하고 생각해 보면 귤현 내 공영부지를 사용하면서 현수막도 걸고 하려니 허락도 받아야 할 것 같고, 그러기엔 우리 인원도 부족하다. 그리고 벼룩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천 원씩 받아서 적립한 후 어린이도서관 비용으로 사용하는데, 전체 벼룩시장으로 진행한다면 공금을 3단지만의 비용으로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단지별로 각각의 도서관이 다 따로 있다. 그렇다고 1/2/3단지로 쪼개서 진행할 수도 없다. 123단지 연합 벼룩시장을 하고자 해도 걷은 비용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이런 문제가 있어서 일이 확 커지니 챙길 것이 너무 많아서 같이 하자고 섣불리 말할 수도 없다. 마을 전체가 발전해야지 우리도 재밌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귤현 전체를 보는 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이거 벼룩시장 때 써야지” 하고 챙겨놓기도 하고, 벼룩시장때 내려고 딱지 등 모으면서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점점점 경제관념 같은게 생기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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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모임을 운영하고 진행하면서 겪었던 일들, 특히 마주하고 있는 문제나 어려움 등은 없었나요?


박 : 대부분 공공적인 것에 관심을 갖지 않아서 활동의 한계를 느낀다. 여러 사람의 노동을 원한다기보다는 일이 가능할 수 있는 실현 방법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보자는 것인데. 의견 수렴이 안 되니 알아서 생각해야 한다. “그런 건 구청에서 알아서 다 해주는 것 아니야?” 하고 대답하면 어려워진다.


이 : 공모사업에서는 비영리단체로 등록해야 하는 부분이 힘들었다. 절차가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개인의 이름으로 단체를 만들어 공식화해야 하니 일반 주민으로서 오는 부담이었다. 그리고 내용을 아는 사람이 전반적인 진행을 해야 되니 분담이 잘 되지 않는다. 가끔 이게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도 받았다. 그리고 계획안을 쓸 때 중복해서 기입하게끔 만드는 부분이 있더라. 이런 점이 비효율적인 것 같다. 또한 직장을 다니는 분들은 대표의 역할을 맡을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마을과 관련된 교육을 한번은 갔는데 그 다음부터는 가기 힘들었다. 그런 경우를 고려해 주면 좋겠다. 그래도 계양구 마을사업 담당 공무원께서 역할을 잘 해주셔서 담당자만 믿고 진행했다. 모르는 것은 직접 물어보고 자문을 많이 구했다. 센터가 아니어도 구청의 몫을 하고 있는 것이 참 안심이다. 주민 입장에서 의지가 된다.


이 : 센트맘스는 순수한 생각에서, 자기 주변 삶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고 싶어서 만난 단체다. 거창하지 않은 작은 모임인데 막상 자생단체로 등록하고 보니까 통념상 자생단체를 예비 비리 단체로 보는 경향이 많더라. 왜 예전에 부녀회가 비리의 온상이 되다 보니 그런 눈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거 부녀회의 아류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우리는 부녀회가 뭔지도 모르는데.(웃음) 비리가 있다고 해서 새로 생기는 자생단체의 형성까지 편견 안에서 묻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똑같이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는 건데..


홍 : 공모사업을 통해 일을 진행할 때도 “그런 사업이 왜 당신네 단체에게 가능하겠나. 다 유착이 있어서 가능한 것 아닌가?” 하는 식이었다. 공용공간을 꾸미는 일도 자기 자녀들을 위한 일로 여기는 시선도 있었다. 또, 단체라는 이름이 있으니까 합류하기 꺼려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좋은 건 알겠는데, 같이 하기는 부담스러워. 열심히 해.” 같은 거다.(웃음) 이러한 통념이 넘어야 할 과제이자 산이다.


이 : 부녀회에 비리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힘을 줬기 때문이다. 잡수익 등을 가지고 운영을 할 수 있게끔 했기에 비리가 생긴 거다. 공공성을 앞세워 사리사욕을 채울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모든 권한을 입대위를 통해서 민주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아파트 내의 지원금 없이도 계획을 세워서 벼룩시장을 제안하고, 허락되면 공지를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런 관계를 유지하며 운영을 하면 비리는 없을 거라 본다. 전체를 위한 일을 하고 싶은데 몇몇을 위한 것처럼 여길 때 힘들다. 끈질기게 하면 진심을 알아주겠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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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고민 가운데서도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박 : 자기 아파트에 대한 애정은 누구에게나 다 있다. 단지 그걸 표현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표현하는 정도의 차이다. 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게 표현도 하고 선물도 하잖나. 그런 마음을 표현할 줄 아는 엄마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한 적극성끼리 만나면서 모임이 이어지게 된 거다. 우리는 하자고 하면 하는 편이다.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이 곳곳에 서너 분만 더 계셨어도 더 잘할텐데. 서로 아이 키우기 바쁘고, 시간적 제한이 있어서 쉽지 않다. 이런 제한만 없으면 200%로 일할수도 있을 것 같은데.(웃음)


이 : 마을 일이 어디서든 있긴 있는 일인데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마을일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잘 공감해주지 않는다. “그걸 내가 해야 하는 거야?”라는 마음이 “이건 내 일이다”라는 생각이 되고, 일부러라도 해야 되는 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일의 양이나 성과가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걸 하겠노라 마음먹은 자체가 큰 것 같다. 모쪼록 사람들에게서 그런 동기를 끄집어내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 학교 엄마들과 만나서 함께 해보자고 제안하면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는데…”하며 사린다. 근데 나도 사실 할 줄 아는 게 없다.(웃음) 그럼에도 나서서 해주는 분들이 있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글 : 이광민(사업지원팀)


사진 : 센트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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