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편한 세상] 아무리 부족해도 통합교육에 희망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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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부족해도 통합교육에 희망을 건다[기획연재] 장애인이 편한 세상은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 4. 장애학생 통합교육

심혜진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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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호] 승인 2012.05.08  18: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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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무개씨에겐 중학교 2학년인 자녀가 있다.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지만 일반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공부를 한다. 백씨는 “느리긴 해도 학습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대신 수행평가가 문제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특수학교에 보내지 않은 이유를 묻자 “특수학교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 위주로 환경이 마련돼 있어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없다. 아이가 (일반학교에서) 또래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며 “주위 장애 아이를 둔 부모에게도 ‘아이에게 책상에 앉아 있는 걸 가르쳐서 웬만하면 일반학교에 보내라’고 말한다”고 했다.

한 교실에 앉아 있을 뿐, 적절한 교육은 받기 어려워

백씨처럼 장애아를 특수학교 대신 일반학교에 보내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통합교육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거의 대부분의 초ㆍ중학교에 특수학습이 설치됐다.

2007년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는 통합교육을 “특수교육 대상자가 일반학교에서 장애 유형ㆍ정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갈 길이 멀었다”는 반응이다.

일반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경우, 장애학생들은 적절한 지도를 받지 못한다. 백씨 자녀의 경우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편이지만, 문제는 학교의 정책이 자녀가 적응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백씨는 “학교에서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면서 과목별로 교실이 달라져 아이가 수업마다 교실을 찾아다니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했다. 그는 “교사들도 장애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절히 지도하기보다는 그냥 조용히 앉아 있기만을 바란다”며 “통합교육의 본질과 많이 다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학교에서 조금 산만하거나 학습이 많이 뒤처지는 아이들을 특수학급으로 보내는 경우도 많다”며 “일제고사 등 성적으로 학교를 평가해, 평가를 낮게 받은 학교는 예산을 많이 못 받는다더라. 학교평가 할 때 특수학급 아이들 성적은 평가 대상에서 빠지는데, 아마도 그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수교사 30%나 부족해 … 교사 인식수준도 문제

장애학생들이 적절한 지도를 받지 못하는 데에는 특수교사가 충분히 배정되지 않은 이유도 있다. 장애학생 4명 당 특수교사 1명이 배정돼야한다. 2011년 안민석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요구 자료를 보면, 2011년 9월 기준 인천시 특수교사 수는 788명으로 법정 정원 1146명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나마도 비정규직인 기간제교사 비율이 30% 정도라, 책임 있는 교육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인천시교육청 이정택 장학사는 “올해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가 증가해 특수교사가 늘긴 했지만 여전히 법정 정원의 70%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장학사는 “교사가 국가직 공무원이다보니 공무원 총정원제 적용을 받는다. 특수교사를 늘리면 다른 교사 인원을 줄여야한다”고 한 뒤 “수요는 계속 늘어나 특수학급도 증설하고 있지만, 정규직 교사 인원이 늘지 않으니 계속 기간제교사를 채용하게 된다. 기간제교사는 각 시ㆍ도에서 예산을 부담하는 것이라, 이 또한 채용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광백 인천장애인부모연대 사무국장은 “교사들의 장애 인식수준도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장애아를 위한 교육제도의 큰 틀은 마련돼 있지만, 그것을 직접 교육현장에서 실행하는 과정에 문제가 많다고 했다.

그는 “정도가 약한 지적장애나 자폐아는 수용이 되는 편이다. 하지만 조금 산만하거나 분위기를 해치면 부모를 불러 전학을 권유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시험기간이나 교내 행사 때 장애학생들을 따로 한 교실에 몰아넣고 참여할 수 없도록 한다”며 “이는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과 장애에 대한 편견이 맞물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백씨는 “아무리 부족해도 현재로선 통합교육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일반학교가 아니라면 우리 아이들이 언제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겠나”라며 “통합교육은 수많은 부모들이 눈물을 쏟으며 요구한 결과다. 앞으로 차별 없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힘들지만 계속 노력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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