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구소식

[장애인이 편한 세상] 당신의 '장애 감수성'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5-16 10:24
조회
457
당신의 ‘장애 감수성’은?[기획연재] 장애인이 편한 세상은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 2.
심혜진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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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호] 승인 2012.04.25  11: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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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한 편이 전국을 뜨겁게 달궜다.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 이 영화를 통해 사건을 재조명하게 된 것은 물론, 장애인 인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0월엔 장애인 성폭행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는 이른바 ‘도가니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지금, 장애인들의 삶은 달라졌을까? 그들의 숨은 이야기를 연재한다.

  
 

장애 감수성 체크를 해보자. ‘예, 아니오’로 답하면 된다.

① 휠체어 탄 사람을 보면 밀어준다.
② 몸이 불편한 사람이 말을 느리게 할 경우 대신 말해준다.
③ 시각장애인에게 영화를 함께 보자고 하는 것은 실례이다.
④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장애인을 만나면 도와줄 일이 없는지 자세히 쳐다본다.
⑤ 일이 서툰 사람의 일을 대신 해준다.

위 문항에 대해 모두 ‘아니오’라고 답했다면, 장애 감수성은 일단 합격이다. 사단법인 장애인자립선언(대표 문종권ㆍ이하 자립선언) 김경현 활동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스스로 이동할 수 있는 경우엔 휠체어를 밀어줄 필요가 없다. 계단이나 턱이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도 먼저 도울 일이 있는지 묻고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뇌병변장애를 가진 이와 대화할 때, 알아듣지 못했으면서 알아들은 것처럼 행동하거나 대신 이야기 해주기보다,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한다.

시각장애인도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를 즐길 수 있다. 옆에서 내용을 설명해주거나 베리어프리 영화(화면 설명을 언어와 자막으로 상세히 설명하는 영화)를 보면 된다. 장애인을 만났을 때 빤히 쳐다보는 것은 실례가 된다. 또 일을 느리게 하거나 잘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해주는 것보다는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순서를 알려주는 것이 좋다”

위 질문은 장애를 ‘불편함ㆍ불쌍함ㆍ능력 없음’의 의미로 해석하는 사회의 시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애초 장애는 개인의 신체적 기능 결함을 뜻하는 말이었다. 따라서 장애문제 해결도 개인의 기능 회복과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장애를 보는 시각은 시대에 따라 점차 변해, 현재 장애 개념은 신체적 손상과 함께 ‘사회적 장벽’의 의미까지 확장됐다.

환경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포괄적으로 장애를 규정하는 것이다.(논문 ‘우리나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제정 과정과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박나원, 2010’) 이 개념에 의하면 의도적인 따돌림이나 사회적 오명 등으로 사회활동에 제한을 받는 경우 역시 장애가 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차별도 장애가 된다. 영국에서는 과체중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뚱뚱하다는 이유로 고용차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있는 장애인 등록제와 등급제

장애 개념은 확장됐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이나 영화 등 각종 매체에서는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하거나, 우울하고 불행한 존재로 다룬다. 또는 장애로 인해 특별한 능력이 생긴 ‘슈퍼 장애인’으로 미화하기도 한다. 이러한 편견은 차별로 이어진다.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장애인 등록제도’는 사람을 장애인과 비장애인 두 부류로 나눈다. 김경현 활동가는 “장애인으로 등록하는 순간부터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는 편견이 따라 붙는다. 사회적 ‘낙인’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 해도 장애인이라는 편견과 차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장애인 등록제와 함께 장애인 등급제 또한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다. 김광백 인천장애인부모연대 사무국장은 “지적장애는 특히 등급을 매기기 어렵다. 자폐성 장애의 경우, 아침엔 증상이 심각했다가도 저녁에는 차분해진다면 1급일까, 2급일까? 신체장애인의 경우, 전동휠체어가 있으면 2급, 없으면 1급일 수 있다”며 장애인 등급의 허점을 꼬집었다.

사회는 장애를 가진 이들을 특정한 대상으로 다룬다. 사회 속에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시설과 제도를 만드는 대신, 장애인 시설이나 특수학급 등으로 분리해내는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장애인 복지제도의 허와 실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