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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주민과 마을을 위한 '홈패션 활동'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9-30 10:27
조회
260


 


 


 


 


 


  한국의 인구 중 새터민(북한이탈주민)은 2만 5천 명 정도인데, 그중 69%가 여성이라고 한다. 특히 인천 남동구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은 1650여명으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인구밀도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논현동에는 새터민 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들도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문화적 차이․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새터민 주부들 / 한국 주부들 / 남한 주부들이 따로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엄마들이 그룹이 나뉘다 보니 자녀들도 자연히 섞이지 못하고 끼리끼리 지내게 되었다. 게다가 새터민․다문화 주부들은 육아로 인해 취업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이웃들의 어려움을 함께 사는 공간 안에서 고민하고 해결한다면 주민들 간의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남동구에 위치한 통일한마음 지원센터에서는 홈패션/리폼 활동을 통해 새터민의 자립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직은 재활용품을 활용한 리폼활동이 시장성을 갖출 수 있는지 실험을 진행하는 단계이지만, 숙련된 기술을 지역에 재능기부로 연결하면서 주민들 간의 관계개선까지 기대하고 있다. 통일한마음 지원센터에 찾아가 유지연 센터장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매주 화요일 3시간씩 진행되는 홈패션 강좌 모습. 이날은 미싱 사용법 강좌가 있었다.


 


 



통일한마음 지원센터는 작년에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알려주세요.


  센터는 작년 12월에 개소했습니다. 그동안 ‘통일동산 푸른 숲 가꾸기 사업’, ‘탈북주민 추석망향대제 사업’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주로 동대표, 자생단체와 협력해서 해 왔습니다. 남동구 마을기업 중에는 반찬을 만드는 곳이 있는데, 함께 새터민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지요. 주로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활동을 하는데 새터민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주민과도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남동구에서 지내는 새터민들은 주로 동네 애기엄마들이에요. 그런데 엄마들에겐 이웃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해요. 있다고 해도 원주민과는 섞이기가 힘들죠. 쓰는 언어와 문화가 달라 한계가 있거든요. 쓰는 말이 다르니 서로를 이해하기가 힘들고, 그래서 서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누며 가까워지기가 힘든 거에요. 그래서 고민 끝에 “엄마들이 함께 필요한 것들을 찾아서 만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센터장님께서는 어떤 계기에서 새터민들을 위한 활동을 하게 되셨나요?


  그동안 자생단체인 바르게살기 위원회에서 3년 정도 봉사를 했고, 남동연합회 회장도 6년 정도 했어요. 봉사하는 마음으로 활동을 하다 보니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는데, 새터민들이 정착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새터민 부부의 경우에는 특히 더 고립되어 보여서 답답했어요.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죠.


  제 경우에도 2006년에 한국에 왔는데, 2010년부터 집에서 아이를 키워야 했어요. 갈 곳도 마땅치 않았구요. 남 일이 아니었죠. 새터민들이 먼저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봤어요. 그러기 위한 교육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북에서는 여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미싱교육을 받아요. 실습과목때 배웠던 기술을 살려보자고 생각했죠. 그렇게 7명의 엄마들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중인 리폼 동아리 회원들


 



홈패션은 뭘 말하는 건가요? 또 리폼은 재활용품을 활용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홈패션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나중엔 나눔장터를 통해 나눔을 가질 계획이시라고도 들었습니다.


  티슈가 담긴 휴지통을 씌우는 커버 아시죠? 생활에 필요한 소소한 작은 물건들을 만드는 걸 홈패션이라고 해요. 주로 배냇저고리 같은 신생아용품을 만들려고 하는데 주부들끼리 소통할 꺼리를 만들기 위해서에요. 기술이 있는 사람이 가르쳐 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되겠죠?


  재활용품을 활용해서 하는 리폼 활동은 사실 시장성은 떨어져요. 안 쓰는 천을 사용해 기워서 만든 거니까 새것 같기는 어렵잖아요. 하지만 수선기술을 배우면 쓸모가 많지요. 직접 고쳐 입을 수도 있고, 다른사람에게 알려줄 수도 있구요. 나중엔 자생단체들과 함께 논현14단지 분수대 근처에서 '나눔장터'를 진행하려 해요. 머리핀, 리본, 브로치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나누려 해요.


 



 


  하지만 취지가 좋다고 해서 만들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자립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제성을 살릴 수 있는 실험들, 판로를 만들어 보려 해요.


  이번에는 12번의 교육과정으로 미싱교육을 진행해요. 새터민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시도하는 건데, 우리가 만든 물건이 판매할 수 있는 물건인지를 먼저 검증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가능성이 있다면 이후 북한이탈지원재단의 <통일형 사회적기업>에 등록할 계획입니다.


 


 


  통일한마음지원센터는 어떤 공동체를 상상하고 있을까. 센터에서는 앞으로 11월까지 홈패션 강좌를 진행하면서 <통일맘 리폼 동아리 모임>을 만들어 리폼공예 기부행사, 노인요양원 어르신들을 위한 방문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후에는 경제공동체와 관련한 강의도 진행할 계획이라 한다. 작지만 지역 안에서 리폼을 통한 소통의 장이 열릴 수 있다면, 주민 간 차이에 따른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자립하고 또 상생할 수 있는 동네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글/사진 : 이광민(사업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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