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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청소년 문화공동체를 꿈꾸다 <청천극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9-30 11:07
조회
266


 



지속가능한 청소년 문화공동체를 꿈꾸다


<청천극장> 송수환 대표 인터뷰


 



‘청천극장’은 부평구 청천동에서 청소년 밴드, 무료과외교실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청소년 문화공간이다. 이곳은 노동조합과 주민이 함께 청소년을 위한 장소를 고민한 끝에 만들어졌는데, 조합원 주민이 많은 것은 공장이 다수 존재하는 동네 특성상 사업장만큼 노동조합도 많은 덕분이다. 지역에서 청소년 공간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청천극장>의 송수환 대표와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간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엔 같은 건물 2층 공간을 사무실 형태로 쓰고 있었다. 당시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간이었는데 노조, 정당,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이라는 단체에서 회의실로 이용하고, 청소년 독서공간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2층에서 바라보면 이 골목길과 인근 교회 뒤에 있는 주차장에서 청소년들이 흡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종종 싸움도 일어난다. 경찰들이 일부러 순찰하는 곳일 정도니 정도가 심한 편이었다.


  저 친구들과 해볼 수 있는 게 없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마침 동서식품 노조 밴드가 연습할 공간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어차피 직장인 밴드는 매일 연습하기 힘들기 때문에, 연습실을 공유 형태로 제안했다. 그렇게 6명 정도가 힘을 합쳐 지하에 연습실을 만들고 악기와 장비를 들였다. 막상 만들긴 했는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웃음)


 



아무도 안 왔는데 어떻게 아이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었을까요?


  골목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놀러 오라고 해서 마실 것도 주고, 노래방 기계도 틀어 놓고 즐기도록 했지만 여전히 가끔씩 놀러오는 정도였다. 이후 ‘무료 음악교실’을 열었는데, 붙여놓은 전단을 보고 학부형 한 분이 오셨다. 자녀가 음악을 전공할지 고민 중인데 가볍게 한번 배워볼 수 있겠느냐는 거였다. 그렇게 연이 닿았고 지금 그 학생은 전공을 하고 있다.(웃음)


  한번은 청천초등학교로부터 아이들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학년별로 5, 6학년학생들이 찾아와 악기를 배우고, 이 장소에서 초등 2팀이 공연도 했다. 또 <갈산 나빌레>의 공연 때 청천극장을 활용했는데, 학생들과 학부모 분들이 많이 오셨다. 게다가 구청장님까지 보러 오셔서 북새통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밖에 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방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많을 땐 30명이 이용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자원봉사자 5명과 고등 1팀, 초등 1팀만 있다.


 


 


공간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다른 컨텐츠도 시도해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물론 아이들과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고려했었다. 댄스, 연극, 중창반도 생각했었다. 진로 상담 멘토링도 구상했었다. 일단은 무엇보다 아이들과 친해진 다음에야 가능한 일이다.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진 다음에 다음 스텝이 가능하기에 아직은 음악 활동에 주력하며 관계를 만드는 중이다.


 


 


본인에게 이런 활동을 하게끔 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요?


  이 동네에 뿌리 내리고 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의 회원인데, 단체를 통해 지역에서 하는 활동들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었다. 청천․산곡동 ‘동네야 놀자’의 뫼골네트워크에서 하는 워크숍을 통해서 인식이 개선된 부분도 있다. 지역에서 무엇을 하고자 할 때 준비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초등학생 밴드의 연습이 있던 날. 아이들은 연습 전 좋아하는 만화를 보고, 그림을 그리며 놀고 배가 고프면 간식을 먹는 등 자유롭게 공간에서 시간을 보냈다. 대학생 형이 음악을 전수해 주기도 했다.


 


 


여기서 벌어지는 일들이 궁금합니다.


  현재 방과 후 보습교육은 잠정 중단 상태이다. 초기 멤버였던 고등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으로 인해 시간을 내지 못하기 때문인데, 그런 점에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습이 가장 좋다. 지금 다시 초등 팀에서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다.


  수학, 영어 과목의 경우 기초가 안 되면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암기과목 위주로 해왔다. 어떤 아이는 자기가 공부하기 싫은데 다른 애들이 공부하고 있으니 혼자 놀거나 장난을 걸며 방해하곤 했는데, 자연스럽게 같이 하게 되면서 공부에 대한 동기가 마련되었다. 성적이 올라가니 태우던 담배도 끊더라.(웃음)


 


  기타/베이스기타/드럼/전자건반 등의 악기 레슨이 이곳의 주된 활동이다. 아이들이 드럼 치는 모습을 보면 무언가를 드럼으로 푸는 느낌을 받는다. 스트레스 등을 드럼으로 풀고. 그러면서 재밌고 즐거우니까 실력이 빨리 는다. 친구들이 놀자고 불러도 연습을 다 마친 다음에야 나간다. 그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게 보일 때가 있다. 초보가 기타의 하이코드를 숙달할 때. 합주 실력이 늘 때. 빨리 배우고 늘고 전공생이 생길 때 뿌듯하다. 토요일에는 성인밴드가 연습을 하는데, 밴드 안에 새 멤버가 들어왔을 때 다시 선생님으로 재생산된다. 악기를 배운 고등학생이 초등학생들을 가르쳐 주면서 관계가 생긴다. 그런 측면에서 제일 필요한 건 사람이다.


 




▲쌤! 합주 언제 시작해요~? 아이들이 송수환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뿌듯하셨을 것 같은데요


주민 분들의 변화도 있었나요?


  이 주변에 애들이 침을 많이 뱉어서 거리에 심할 정도로 침이 많았는데, 고등학생 아이들이 청천극장에 오면서부터 (또래 아이들에게 그러지 말자고 했는지) 많이 사라졌다. 우리가 괴롭혀서 그런 건가? 왠만하면 안 모이려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일단 상인 분들이 좋아한다. 그밖에 관계가 생기다 보니 학교 안에서 얼굴만 알던 아이들도 서로 알게 되고, 어른이 개입해도 풀 수 없었던 문제들을 학생들끼리 풀게 되었다.


  밥집이자 선술집인 '이모네 식당'이라는 가게가 있는데, 사정을 아시고 중학생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갈 때까지 아이들 식사를 마련해 주셨다. 재료값만 받으시면서도 매일 반찬을 바꿔 가며 만들어 주셨다.


  한 번은 서류 작성 때문에 도장을 파러 갔는데, 청천극장을 아신다며 반갑게 맞아 주셨다. 서류를 내러 동사무소에 갔더니 공간을 안다고 하셔서 놀랐다. 이웃들께 감사할 부분이 참 많다.


 



▲이 날은 초등학생 밴드가 '아빠와 크레파스'를 합주하는 날이었다.


고등학생, 대학생 형들도 와서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공간 운영이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후원이 있긴 한데 잘 안 되는 상황이라 조금씩 십시일반 모아서 마련한다. 근처에 있는 화섬노조나 동네 분들이 도와 주신다. 처지를 알고 인근 주민자치회에서 동사무소 기타교실을 제안해 기도 했다.


  낮에는 공간이 비는 경우가 많다. 사회인 밴드도 주 2회만 사용해서 낮에는 대부분 비어 있고 저녁 때도 일주일 중 2일은 비어 있다. 그냥 놀리고 있는 상황이 아쉽다. 누가 사용만 해줘도 좋겠다. 지역에서 낮에 이용해 주셨으면 한다. 동네 회의, 모임장소 등을 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쓰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 주민들이 먼저 제안해 주시는 경우도 많다. 지역과 같이할 수 있는 강연, 학예회 준비를 여기서 연습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의 공간은 합주는 용이하지만 개인연습 하기는 무리가 있다. 내 소리만 듣기 어렵기 때문에 최대 두 팀 정도만 수용 가능한 것이 한계다. 그래서 개인연습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고쳐 보려 한다. 그리고 그냥 이대로 가면 관성적으로 변할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열린 공간으로 만들려 한다.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해서 주민들 누구나 이용했으면 한다.


 


 



 


 


글/사진 : 이광민 (사업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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