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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제과점협동조합>을 찾아가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5-19 21:24
조회
290


 


 


 


<인천제과점협동조합>을 찾아가다


인천제과점협동조합 배인필 이사장 인터뷰


 



“대형 유통자본이 골목상권까지 시장을 확대하게 되면서 영세한 상인들이 일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이제는 편의점, 음식점, 분식점, 베이커리, 호프집에 이르기까지 동네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아닌 개인 점포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제과점에 한해 이야기를 하자면, 대부분의 동네 빵집은 사라지거나 프랜차이즈에 흡수된 경우가 많다. 나름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살아남았다 해도 프랜차이즈 빵집과 늘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프랜차이즈의 자본력이 업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는 별도로, 가맹점 또한 개인 베이커리와 똑같이 영세업자인 경우가 많다. 입장 차이는 있을지라도 같은 동네에 살며 같은 처지를 겪는(공통 운명을 지닌) 이웃인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과 조건 속에서 과연 어떻게 상생해야 할까?


<인천제과점협동조합> 배인필 이사장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과협동조합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게 된 과정과 조합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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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협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일일수도 있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인천에 있는 600개의 제과점 중 개인 제과점은 350개입니다. 잘 알다시피 일부 경쟁력 있는 몇 집 외에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리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조합을 설립하면 영세한 제과점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개인 제과점이 생산하지 못하는 품목을 공급하면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죠. 그 결과 지금 25개 업소 정도는 조합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많은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작년 11월에 출발해서 이제 6개월 정도 되었네요. 인천제과점협동조합은 인천제과협회 회원 업소들이 출자하여 만든 공동사업장입니다. 처음에는 20명(곳)으로 시작했지만 반년 만에 조합원이 40명(곳)으로 늘었습니다. 필요한 것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다 보니 조합원이 늘게 되고, 출자금이 증가하면 덩달아 제품도 증가하게 됩니다. 조합원이 늘어나는 것은 조합 입장에서 보면 시장이 확보되는 것이기도 하기에 상부상조를 하는 셈입니다.


 


협동조합이라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조합원끼리 협력해서 생기는 이점이 많은가요?


개인적으로 뛰어난 제품이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팔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뛰어난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구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조합이 그런 역할을 해 준다면 개별 사업장에겐 큰 이득이겠지요? 예를 들면 다루기는 까다롭지만 경쟁력이 있는 국산 팥을 직접 삶아서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하고, 보존을 위한 화학첨가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기에 건강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자랑입니다.


작은 사업장에서 만들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어려운 기술이 필요하거나, 설비가 갖춰져야만 가능한 품목들이 있습니다. 조합에서는 그러한 품목들을 우선 만들어서 조합원에게 제공합니다. 출자를 통해 설비와 기술을 마련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모두 조합원에게 이롭고 꼭 필요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에서 나왔습니다. 개인이 생산하지 못하는 제품을 조합에서 해주니까 구색이 늘어나고, 다양한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게 되니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됩니다.


조합도 사업체니까 인천시와 함께 지역 특화상품을 만드는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려 합니다. 또 강화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지역 농산물(인삼, 쑥, 팥, 호박, 고구마)을 계약 재배해서 좋은 원료를 통한 좋은 먹거리를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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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에서 생산해 내는 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강화 찹쌀과 국산 앙금을 사용한 찹쌀떡이 있습니다. 보존료, 방부제, 화학첨가제를 쓰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선물용 만쥬는 강화 쑥, 인삼, 고구마, 호박을 이용해서 만들고 있고, 만들기 까다로운 마카롱, 시간이 많이 걸리는 캐릭터 케잌과 치즈케잌을 포함해 7가지 주력 상품이 있습니다. 전문 업체를 통해 납품을 받아 초콜릿, 쿠키, 생과자를 공급하고 있고, 소형 케잌 등은 프랜차이즈에 납품하는 회사로부터 주문해 조합해서 공급하니 조합이 프랜차이즈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일만 하나요?


지금은 활발하지 않지만 공동구매를 통해 좋은 재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려 하고, 월 1회 이사회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매월 품평회를 통해서 신제품을 출시하고, 먹어보고, 의논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청이나 소상공인 쪽의 지원을 받아서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천 안에서 40개의 개별 조합원 업체가 각각의 사업장에서 조합 물품을 판매하나요?


그렇습니다. 올해 내로 60명까지 조합원을 채우려 합니다. 그 이상은 현재 규모 상 과부하가 걸립니다. 제과점들은 형편에 따라 1인당 200만원부터 2천만원까지 출자해 3억 정도의 자본금으로 조합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도 설비 마련을 위해 1억1400만원 정도를 지원해준 바 있습니다.


개인 제과점 뿐 아니라 종종 카페 쪽에서도 요청이 들어옵니다. 카페에서 필요한 품목을 우리가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사람들은 들어오게끔 문을 열고 있습니다. 앞으로 종목을 다양화시킬 계획입니다. 먼저 타르트부터 만들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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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인천에서 제과협동조합을 만든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업장이 인천에 있기 때문인가요?


지역별로 조합이 많이 있습니다. 인천 외에도 요청이 오면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너무 멀면 서로 피곤하겠죠? 부천/시흥의 일부는 요청이 있을 시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만 해도 7개의 제과협동조합이 있습니다. 그 중 운영이 잘 되는 곳은 인천과 서울 동네방네 정도이고, 대체로 다들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성히 활동하게 하는 저력, 비결이 있다면?


인천은 제과협회에서 차린 조합이기 때문에 조합원들과 함께 협회가 운영하고 있어 안정적인 것이 첫 장점입니다. 그 외에는 자기 것을 내려놓고 협조해줄 수 있는 봉사정신 협동정신이 꼭 필요합니다. 임직원들의 자세, 능력 등의 영향이 컸다. 기술자문을 맡고 있는 기능장의 역할도 컸습니다.


 


좋은 제품, 판로, 시스템이 갖춰졌을 때 결국 최종 소비자는 동네 사람들입니다.


조합의 빵집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반응이 어떤가요?


조합이 생긴 이후 조합원들의 매장에서는 대체로 30%정도의 경영이익이 증가했습니다. 매출이 올랐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적극적인 경영마케팅을 못한 탓인지 조합은 아직 흑자를 못 보고 있지요. 보통 식품제조가공공장이 이익을 내기까지 1년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설비투자, 장비 마련, 신제품 개발에 계속 투자해야하기 때문에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탓입니다. 그래서 부단하게 노력하는 것입니다. 한 번 조합 제품을 접한 사람이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좋은 제품을 공급하려 합니다. 이익이 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힘듭니다. 조합이 궤도에 오를 수 있는 시스템만 만들면 권한을 양도할 생각입니다.


 


조합이 잘 되면 대형 프랜차이즈 일변도의 업계 생태계에서 좋은 사례를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합을 통해서 일반 제과점이 자구책을 찾고, 좋은 영향이 널리 번져나가면 좋겠는데요. 업계 생태계를 파괴하는 프랜차이즈 자본은 문제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영세업자인 현실이라 입장이 오묘할 것 같습니다. 가맹점주는 또한 한 동네에 사는 이웃사촌이고요. 상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프랜차이즈는 프랜차이즈대로, 개인 제과점들은 나름대로 살 길을 모색하게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프랜차이즈가 이미지가 좋고 시장 점유율이 높지만,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6할 정도의 제품을 공급받아 사용하는데, 유통기한이 5일 정도입니다. 유통 과정을 감안하면 첨가물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는 것이죠. 첨가물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개인 제과점을 많이 찾는 추세입니다. 프랜차이즈에 비해 첨가물을 쓸 줄을 모르기 때문이지요.


개인제과점의 가장 문제점은 영세하다는 것과 제품개발을 위한 노력을 잘 안한다는 것입니다. 공부와 연구를 많이 해야 합니다. 준비된 개인 제과점이라면 소비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품질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디자인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몇 군데의 제과점이 지역의 명소들로 부각되는 것이 사회적 추세입니다. 음식이면 모를까 지금까지 빵을 사먹기 위해 찾아다니는 일은 없었는데, 지역의 명소들이 되고 있는 것이죠. 그런 명소들이 백화점이나 마트에도 진입하면서 매출을 많이 올리고 있습니다. 맛과 품질도 중요하지만, 요즘 상품은 분위기와 이미지에 의해 소비됩니다. 그만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 위생상태, 디자인, 마케팅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걸 개인이 전부 하기는 어렵습니다. 조합을 통해서 함께 노력하고, 혜택을 모두가 나누게 하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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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가물이 꼭 나쁜 것인가요? 어떤 빵이 좋은 빵입니까?


가장 좋은 빵은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빵의 4대 재료인 물, 이스트, 밀가루, 소금만 들어간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많이 넣으면 맛있어집니다. 다만 칼로리가 높아지죠. 빵을 먹는 유럽 문화권에서는 밥 대신 주식으로 빵을 먹어야 하니 칼로리가 낮고 섬유소가 높아야 됩니다. 몸에도 좋고 소화도 잘 되는 음식이 되는 것이죠. 동양에서는 일본이 제일 빵을 잘 만드는데, 건강빵과 디저트 개념 구분이 확실합니다. 다만 한국 사람들은 좋은 빵이라 해도 갖은 재료와 첨가물이 들어 있는 것을 선호합니다.


조합은 어떤 제품이든 첨가물을 안 넣고 만드는 걸 컨셉으로 잡고 가고 있습니다. 그래야 개인 빵집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 되었는데 딱딱해지지 않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지요. 식품은 오래되면 상하는게 정상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화가 진행되는 제품이 가장 좋은 품질입니다. 그런 특징을 잃지 않으려 고집하고 있는데 곧 여름을 맞이하면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빵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우여곡절이 많겠지만


조합을 운영하시면서 느끼는 기쁨이나 보람의 순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과점들이 조합이 없으면 안 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조합을 통해 많은 가게들이 이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품질과 종목의 다양화에서 신뢰를 얻는 것 같아서 기쁘고, 함께 해서 함께 이익을 얻는다는 점이 힘이 됩니다. 나아가 강화군의 로컬푸드를 사용한 것처럼 지역을 알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내고, 상생해 나아가길 바랍니다.


 


 


글/사진 : 이광민 (사업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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