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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미디어로 동네 이야기를 써내려가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8-28 13:41
조회
264



마을 미디어로 동네 이야기를 써내려가다
남구 학익2동 <학익마을방송국> 남희정 대표 인터뷰



  주민이 소유하고 주민이 함께 운영하는 미디어인 ‘마을 미디어’는 매체를 통해 소소한 삶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이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작은 언론입니다. 유명한 사람이 아니어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교육받거나 훈련되지 않았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민주적인 창구 역할을 하는데요. 요즘에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SNS 공간 내에서 주로 소식을 나눈다고 합니다. 마을미디어가 두레로 확산되면 오프라인 상의 거리·시간을 극복하고 온라인에서 상시적인 생활 나눔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그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는데요. 남구 학익 2동에서 개국 준비중인 <학익마을방송국>에 찾아가 남희정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 미디어구나!
사람들이 모이고, 시작하다

2013년 주안미디어문화축제 때 각 동마다 특색 있는 무언가를 하나씩 제작하는 <마을극장>이 처음 열렸어요. 남구에는 21개동이 있는데, 21개의 마을극장이 열린 거죠. 당시에 통장자율회 회장을 맡고 있어서 준비를 맡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래서 일단 우리 동네에 맞는 컨셉이나 장점이 뭔지 찾기 시작했죠.
학익동에는 아직 공동화장실을 쓰는 주택가가 있어요. 일제시대 때 마굿간으로 쓰던 곳이었다고 해요. 하꼬방(판잣집) 사이에 공동화장실이 있는 형태인데요.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 곳인데도 경로당이 없어요. 그래서 경로당을 건립해 달라는 메시지를 담아서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어요. 당시 조용필의 ‘Bounce’라는 곡이 유행이었거든요. 그 곡에 개사를 했죠. 비록 장려상을 받기는 했지만(웃음), 시의 지원도 약속받게 되고 경로당도 지어지는 것으로 결정이 났어요.
잘 몰라서 더듬더듬 시작하긴 했지만, 동네 상황을 영상으로 담고, 시나리오를 짜고, 내레이션을 넣고 자막을 입력하다 보니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이게 참 재미있구나”, “이걸 통해서 지역을 위한 뭔가를 할 수 있겠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남구 미디어센터에 가서 필요한 기초 교육부터 앵커, 리포터 과정까지 수료하게 되었죠. 이제 방송활동에 필요한 기본은 갖춘 것 같아요.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서 좀 더 나은 학익2동을 위해 색다르게 표현해보고자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죠.


늘 동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통장 모임
통장들에 의해 시작됐기 때문에 통장 모임으로 만난 분들의 협조가 가장 커요. 지금은 활동을 하면서 만난 지역 주민분들도 꽤 참여하고 계시구요. 오늘 계신 분들도 한분은 이곳 통장님이시고 남자분은 주민자치위원이세요. 오늘 집기가 들어오는 날이라 두 팔 걷고 도와주러 오셨어요.
아무래도 동네를 계속 살펴보는 역할을 하다 보니 거기서 발견되는 문제를 어떻게 풀까 생각하게 되고, 미디어와 만나면서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구상하게 된 것 같아요. 유행곡을 활용하다 보니 재밌고 신나게 진행할 수 있었구요. 미디어를 활용하는 게 우리 장점을 가장 많이 살리고 부각시켜서 활동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을극장 했던 게 딱 2년 전 요맘때였는데, 더운 날씨 탓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학익2동의 어려움을 토로했을 때 반응(답변)이 바로 오니까. 아, 우리 참 기특하게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공가는 어떻게 방송국이 되었을까?
방송국 이전에도 남구에서 진행하는 ‘안전마을 만들기’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게 공가를 활용해서 진행되는 사업이에요. 멤버 중에 처가 소유의 건물에 서점을 하고 있는 분이 계신데, 서점이 사양길에 오르니 공교롭게도 공간이 비게 되었어요. 그 곳을 활용해서 안전마을만들기 사무실로 사용했었거든요. 지금도 공가가 더 있는데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마을방송국으로 연결된 것이죠. 공가였기에 쓰임이 없어 소유주인 멤버도 흔쾌히 문을 열어 주었어요. 공가는 남구청과 협약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 인테리어까지 지원을 받는데요. 구청은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주고 그 안에서 내용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지역민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거죠. 마을방송국 사무실로 쓰게 되면 나중에 우리 담장이나 길가를 정리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골목길 전체도 깨끗하게 변화시키게 될 듯해요.
공사가 끝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보시다시피 아직은 텅 비어있어요. 집기나 컴퓨터 기계 등등 살림살이가 다 들어와야 해요. 그래야만 저희가 뭔가 영상을 찍고 제작하고 편집해서 활동을 할 수 있겠죠. 오늘 책상이 들어오면서부터 시작이에요.


동네에 대한 관심이 공적 모임으로 이어지기까지
이번에 비영리민간단체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았어요. 우리가 마을방송국을 그냥 하면 “본인들 취미활동이겠지” 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비영리법인단체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첫 발을 떼는 것이기 때문에 마을을 즐거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하려 해요. 학익동에는 문화공간이 적고, 오래 사신 주민들이 많아요. 보시다시피 마을방송국 내에는 방이 4개 있는데, 그중 한 공간은 주민들이 제작한 영화를 볼 수 있게끔 소극장처럼 이용하며 작은 상영회를 열려고 해요. 분기별이나 반기별로 나누어서 소공원에서 작은 음악회나 공연을 곁들여 가며 차츰 나아가려 해요.
왜 이렇게까지 하냐구요? 큰 이유는 없어요. 지금 통장활동을 19년째 하고 있는데, 학익 2동이 아파트와 빌라 지역으로 반반씩 나뉘어져 있거든요. 통장 수도 반반이에요. 우리 동네가 안전마을 시범지역으로 채택되면서 동네의 필요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었고, 그래서 도울 것이 있으면 우리 동네니까 도와야 한다는 마음에 의견도 제안하고, ‘타래’라는 업체와 함께 1년간 사업을 하기도 했어요. 비록 나는 아파트에 살아도 통장으로서 동네 전체를 관심 있게 보다보니 모두 똑같은 이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에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취미 이전에 단체활동으로서 학익2동, 나아가 남구 차원의 공공적인 활동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단체 설립을 하게 된 거죠.


미디어를 통한 소통이 주는 장점
영상으로 소통하면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어요. 유투브나 인터넷, 페이스북에 올리면 한 번에 시청이 가능하죠. 앞으로는 방송국 공식 계정을 운영하려 해요. 아직은 미미해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우리 동네에 이런 것도 있었네?” 하는 생각을 가지며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가장 작게 시작하는 미디어가 되려고 해요. 주민들이 원하면 화면에 담아드리는 등 지역 주민이면 공감할 수 있는 살면서 즐겁고 슬픈 이야기 등을 담아보려 해요.


매체의 수용자가 아니라 제공자
그건 바로 주민!

관심이 가장 중요해요. 본인이 관심이 없으면 어떤 것도 시작하려 하지 않잖아요. 제가 마을극장을 계기로 방송국을 시작하게 된 것처럼, 그런 계기를 만들어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멀게만 느꼈지만 요즘은 미디어가 삶 가까이에 있어요. 지식도 넓어졌고, 인터넷도 발달되어 있어서 사람들의 매체활용능력이 많이 향상되어 있죠. 관심에서 시작해서 영상을 활용해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해요. 그래서 교육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초 미디어교육부터 진행하려 해요. 일단 처음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있겠죠.
기초적인 교육은 여기서도 가능해요. 강사님을 초빙하면 부족한 부분도 진행할 수도 있으니까요. 보다 전문적인 것은 미디어센터와 연계해서 그쪽 교육과정과 연결할 수도 있죠. 마을방송국은 그런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SNS의 활용은 주로 젊은 사람들이 하는데, 연령층과 상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쉬운 편집 기술이 있어요. 어르신들도 하실 수 있도록 알려드리려고 해요.


‘즐거워서 하는 일’의 즐거움
밖에서 봤을 때 “여기는 마을에서 활동하는 방송국이래”라고 한다면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주민과 가까이 만나는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기획해 가며 차츰 방송국을 알려나가는 게 우선이에요. 의욕은 높지만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진행하려 해요. 방송 자체는 소비되는 활동이지 생산적인 활동은 아니잖아요. 공간 운영에 대한 비용에 대한 자구책이 있어야 해요. 큰 규모로 키울 생각은 없지만, 좀 더 발전시켜 나가면서 다양한 역할을 해내고 싶은 욕심은 있어요. 다만 처음부터 욕심내지는 않으려 해요. “지역주민에 의한 방송국이 여기에 있고, 이정도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열려 있으니 찾아오시라”는 정도로 알리고 작게 시작하려 해요.


Q) 마을방송국이 잘 되어서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개국 오픈식을 끝내면 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즐겁고 재밌고 건강한 이야기를 제작해서 제공하려 해요. 남구에 마을만들기 사례가 많이 있는데, 무엇보다 지속적인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속적이려면 활동하는 활동가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여러 종류의 지원도 필요하죠. 지금은 맨손으로 시작하는 것이기에 의지에 의해서 꾸려 나가고 있는데, 끝까지 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해요. 1~2년 하다 중간에 사라질 것 같으면 시작을 안 했을 거예요.(웃음) 작지만 장기적으로 주민과 가까운 곳에서 작은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거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욕심은 내지 않되, 소극적으로 머물지 않고 즐겁게 시작해서 말 그대로 10년 이상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되고 싶어요.




글/사진 : 이광민(사업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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