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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단단하게 해 주는 연결고리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6-07-25 20:06
조회
263





항상 아름다운 마을을 위해, 서로를 단단하게 해 주는 연결고리



마을기업 다락, 이지연 (마을기업 다락 이사, 항아리지기)


  학익 신동아 아파트 단지를 기반으로 한 는 “항상 아름다운 마을(里)”이라는 뜻으로, 초기에 마을 엄마들 10명이 모여 이름 공모를 했다.

  항아리지기 이지연 님에 따르면, 는 “커뮤니티”라는 개념이라고 본다. 남구 학익 신동아 아파트 단지는 모두 4천 300 세대이다.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 수도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같이 다니면서 5-6년간 알게 된 사람들이 서로 음식도 나눠먹고 물건도 빌려 쓰는 등 그렇게 모임이 시작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엄마들이 모여 계를 했겠지만 지금은 30-40대의 엄마들이 지역 안에서 사람들의 의견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총회나 오프라인으로 만나기에는 번거롭고 시간이 부족하니 네이버에서 밴드로 만들어보자 해서 2013년 11월에 이름이 나오자마자 밴드를 결성했다.

  초기 멤버가 10명이었고, 지금은 밴드 회원 수가 335여명이 되었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의 뜻은 “동네에서 좋은 공동체로 자라나자”에 포인트를 두고 있었지만 아파트 기반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고 회원의 10퍼센트는 남구 주민이거나 항아리의 뜻을 좋게 봐 주시는 타 지역 분들, 살다가 이사 간 주민들도 있어 회원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졌다.




- 가 만들어지면서 학익 신동아 아파트 단지를 비롯한 마을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는 이 동네에 생협이 없어서예요. 생협이 들어오게끔 애를 써볼까 해서 알아보니 조합원이 300명이 되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살림하는 아줌마들이니까 그건 못하겠고 아는 사람이 좋은 것을 싸게 살 수 있는 직구를 해서 또는 팔아줘야 할 것들 등 여러 가지 취지를 가진 것들이 모여서 시작한 거예요. 처음에는 유정란과 쌀 과 같은 품목이 하나 둘 늘어났습니다. 그 때까지는 협동조합 다락은 없었어요. 밴드 상의 모임이었어요.


그게 의 시작이었고 회원이 모이기 시작하니 동네에서 필요한 일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선비공원’이라고 학익 신동아 아파트 4천 300세대가 이용하는, 딱 한가운데 공원이라서 동네 분들이 모이는 공간이었지요. 그런데 때마침 공원에 교체를 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내었어요. 예를 들어, 수도 꼭 설치해주세요, 공원에 모래 말고 다른 걸로 해 봐 주세요 등의 의견을 내었는데 남구 공원녹지과에서 직접 나오셔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비슷하게 고쳐주셨어요.


는 사랑방이자, 모여서 할 수 있는 소리를 낼 수 있는 또는 사람들이 가끔 여기 뭐 하는데 에서 알아봐 주세요, 연락해주세요, 이런 말을 전해주세요 등의 요청이 들어와요. 그래서 지기인 저는 가 사람들이 모이는 스테이션(정류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 자체도 그렇게 형성되고 있어요.


주부 또는 삼사십 대가 모여 할 수 있는 건 따져보면 무한하잖아요. 할 수 있는 것 중, 아이들 교육, 그 다음 먹을거리, 재취업이라는 요구사항을 들을 수 있어요. 답답하면 이거는 남구에 무슨 과에 가서 의논해 보던지 아니면 공부에 대해서 알아보던지 엄마들이 재취업에 대한 열망들이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남구 평생학습과에 문의를 해보지 그래 이런 대화를 주고받으며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 같아요.


  관에서도 이제는 저희한테 물어보세요. 이번에 좋은 프로젝트를 하는데 사람이 모일까요 라고 묻기도 해요. 사실 50-60대 분들은 네트워킹도 잘 되어 계시고 정보에 빠삭하세요. 그런데 30-40대는 아이들을 아직 키우고 있고 믿지 못하는 게 많아요. 하지만 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믿는 거예요.

  남구에 학산 콜 센터는 좋은 제도인데 나 혼자 10명을 모으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에서 작년 초에 캘리그래피와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밴드에서 댓글로 모집하여 10명이 시작했어요. 바리스타는 여건상 재료비가 조금 드는 편이라 2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캘리그래피 강좌인 경우 이번에 모인 분들이 3기인데 이미 고급과정이니까 중간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초급으로 이번에 모인 분들이 3명이니까 제가 7명 이상을 모집하는 것에 시작을 도와드리는 거예요. 나중에는 이 1기에서 반장 나오고 진행을 하는 등 배울 수 있게 마중물 해주는 거예요. 벌써 진행을 하고 10명이 꽉 차서 마감을 했어요.


           
▲일 년에 두 번, 봄 가을에 아파트 내 선비공원에서 여는 나눔 마당


  는 온라인 모임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프라인 상으로도 동네에서 자주 만나며 매주 목요일에는 물품을 한다. 항아리 수다 방을 열기도 하며 동짓날 때 팥죽을 함께 먹는 등 사랑방 역할을 톡톡하게 한다.

오프라인에서 제일 큰 행사는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선비공원에서 장터를 연다. 밴드에서는 특성상 무료드림만 받는다. 만일 판매과정에서 클레임이 걸렸을 때 이 사람만의 편만 들 수 없기에 밴드에서는 무료로 하는 것으로 정했다. 판매를 원하면 장터를 이용해주세요 라고 안내를 하고 장터가 열리면 돗자리에 펼쳐 필요한 사람이 사가면 되게끔 하고 있다. 주로 아이 옷과 장난감 등을 무료 드림 한다. 에서 판매하는 물건 역시 뭔가 하나는 착해야 한다. 친환경이나 가격이 착하거나, 물건이 좋거나 해야 한다.

  때로는 주민들의 요구를 관에게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 마을기업 의 역할이기도 하다. 마을기업을 함께 하다 보니 관의 이야기를 듣고 프로젝트를 알게 되며 연결고리가 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 밴드 모임에서 에 가기까지 어려움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원래는 자체를 사단법인 또는 재단법인, 협동조합으로 할까 생각하기도 했었어요. 만날 만나는 사람이 10명이지만 그 사람들이 만나는 사람이 15명이면 150명이 되는 거 예요. 하지만 그 사람들을 다 모아 총회를 하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면 항아리를 지원하는 운영진까지는 아니어도 자리 잡을 때까지는 주 멤버가 있어야겠다 라는 뜻에 10명이 자주 만나게 되었어요. 이 10명이 만나는 중에 “마을기업”이라는 게 있는데 제도를 한번 해 보자는 의견이 있었고, 하지 말자는 사람도 많았어요. 나라의 보조금을 받아 하는 응모사업이잖아요. 어떤 일이건 돈이 필요한데 가 가야 할 지점이 10년 후라면 보조금을 받으면 빨리 가는 것이니 받자 라는 의견이 반 있었어요. 설득 끝에 받기로 하고 마을 기업을 신청했는데 마을기업은 법인격이 있어야 되더라고요. 저희가 사실 이랑 도서관 할 때부터 협동조합을 고민하고는 있었는데 법인격에서 주식회사를 할 수는 없고 협동조합을 알아보자. 초기 모임의 열 명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를 지원하기 위해서 이 생겼어요. 가 의 마중물이 된 거지요.


  현재 남아 있는 7명은 사실은 가 기업으로 가는 걸 반대했던 사람이었어요. 합이 깨지는 게 싫어서 기업보다는 공동체만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들이 있어요. 도 어려워지면 안 되지만 는 과 상관없이 제가 지금 항아리지기를 3년 째 하고 있지만 적임자가 생기거나 가 단단하게 간다면 그 안에서 총회를 열고 운영진 뽑고 그렇게 마을공동체처럼 갈 거예요.




   
 


 


  



- 때로는 반목하는 의견을 조율하고 수렴하는 게 힘드셨을 것 같은데 마을활동을 하시면서 어디에서 보람을 느끼셨나요.


  혼자 할 수 없던 것을 하게 되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기부를 초록우산 같은 재단에 다 하지만 정작 내 근처에 있는 이웃, 인천 사람들을 돕고 싶지만 저희는 그 방법을 몰라요. 그런데 한 학교 선생님께서 를 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파지가 너무 싸게 팔리는 현실을 알게 되었고 파지를 하루 종일 모아야 라면 하나, 밥 한 끼 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종이를 열심히 모아서 고작 만원, 밥 한 끼 나오나 파지를 모으시는 분들을 지원하더라고요. 저희도 참여하면서 돌아가면서 돈을 모으고 생활지원을 하고 의미를 두기 위해서 와 종이를 모아서 수거비용을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물품으로 드리기도 해요.


  학기말이면 아이들 문제집이 어마하게 나오거든요. 이번 나눔이 벌써 10회 째에요. 매년 4회 정도 해요. 이번 7월 30일에는 나눔 교육을 하려고요. 우리 주변에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려고요. 그래서 수거하고 나르는 것을 함께 해요. 사실 은 자원 봉사 시간 때문에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데 하면서 이 만큼의 트럭 하나를 모아도 환산하면 8만원어치 밖에 안 된대 라고 이야기해주지요. 요즘 아이들이 조금 부유하게 살잖아요. 나눔 하게 되는 의미를 찾아서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을 모아놓고 너희들이 할 나눔에 대해서 교육을 하고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어요. 이게 개인으로서는 벌일 수 없는 일이지만 라는 단체가 생기니까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작년에 제가 해보고 느낀 것은 이상하게 자원봉사센터도 좋고 남구, 인천광역시 다 좋은데 연결이 안 되잖아요. 남구 자원봉사센터에서 해마다 희망 나눔 축제를 해요. 남구가 잘 살지 못하기는 하지만 기업과의 후원을 받는 것은 재원도 부족하고 한계가 있더라고요. 밴드에 올렸을 때 회원 한 분이 가서 꽤 많이 기부한 분도 계시고 여기 모금함에 오천 원, 만원 모인 게 되기도 하고. 쌀 일 킬로그램에 대한 돈을 받아서 모금을 했거든요. 저희가 쌀로 주문을 해 드렸지요. 회원 분들이 30킬로그램을 하고 개인적으로도 모금하고 이사장님 남편분이 30킬로그램 하고. 이런 식으로 를 통해서 보람 있는 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 자원봉사센터나 남구에서도 무슨 큰 일이 생기면 항아리의 도움을 받지, 이런 좋은 게 있는데 항아리에 올려주지,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요.


    
▲ 에서는 남구청, 남부교육청과 연계한 '온마을 교육' 중 지구마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의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의 운영규칙은 밴드로 하다보니까 밤 10시 이후에는 하지 맙시다, 푸시를 안 꺼놓은 사람은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릴 수 있으니까요.

  취지는 어떻게든 마을을 위해 하는 일을 “공동의 목표에 우선하자”는 겁니다. 두 번째는 “지역의 문제를 생각하자” 가 있어요. 저희가 처음 이나 를 할 때 다른 건 은 어떻게 해결을 했는데 교육 문제는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아이들이 학원을 연수동으로 다 가니까. 그러면 의외로 아파트 단지에 고학력자 엄마들도 많은데 여기에서 해결해보면 안 될까. 그래서 를 믿으시니 연결해서 수학이나 영어 과외를 하고 그렇게 영어와 수학이 해결이 되었어요. 그러고 보니까 과학, 사회 과목이 있는데 이런 걸 다 받고 싶어 하잖아요. 한 엄마가 과학 교원 자격증이 있어요. 아이들은 학습은 싫어하니까 실험으로 또는 그림책으로 매 방학마다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요. 다음 학기를 위한 준비를 하는데 엄마들 입장에서는 선행이 되는 거라 안심으로, 아이들은 학교 가서 모르는 것을 접해도 전혀 두렵지 않아요. 심지어는 아이들이 “이번 여름에도 하는 거죠?” 라고 기대를 해요. 사회가 어려운 데 안 된다는 의견이 있어 사회과목을 만들었어요. 주민자치 이런 내용은 아이들은 자세히 안 가르쳐주면 몰라요. 그래서 “너희들, 무한도전에서 선거하고 공약이고 투표이고 알지?” 라고 쉽게 접근하면서 북 아트를 하니 아이들이 완전히 즐거워했어요. 아이들이 “선생님, 이번 방학 때는 사회도 해요.”라고 먼저 이야기해요. 이번 여름은 되게 바빠서 안 하고 싶은데 꼬마아이들과 한 약속이라 과학과 사회가 진행되어요. (웃음)


- 의 장점이자 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장점이자 단점인데, 저희 회원들이 30-40대가 주입니다. 장점은 같은 일을 고민하고 이해도 빠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하고, 순발력도 좋은 이런 점들이 있어요. 단점은 아이들이 있잖아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시간을 무한정으로 낸다거나 가 단단하니까 이런 좋은 교육이 있는데 10회 차 교육 받지 그래 하고 센터에서 소식을 전해주세요. 하루에 3시간 씩 엄마들이 시간을 못 내어요. 저희가 자기계발에서 취업까지 연결이 된다는 확신이 있다면 아이를 누구에게 맡기는 등 가능하겠지만 그냥 공부할 수 있는 엄마들은 별로 없거든요. 시간적 제약을 받아요. 아이들 올 시간이나 저녁이나 주말에 활동을 할 수도 없고 그게 어려움이에요.





- 마을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분들께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세요.


 어디에서나 다 말하잖아요. 사람이 다잖아요. 어떤 일을 하는데 5년, 10년을 바라보고 만약 이 활동이 공고히 했던 무엇인가를 깬다면 조금 더 고민해보고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더 좋아지려고 하는 거잖아요. 저희는 급여를 못 받고 있지만 직장인만큼 일하고 있어요. 그걸 이해해 줄 수 있는 남편이나 아이들이 있어야 해요. 어떤 일이 짠! 하고 나오지는 않잖아요. 꾸준히 계단을 밟아가며 그 과정을 견딜 수 있는 분들을 모으고 그 분들이 5명에서 10명이 되어야 일을 벌릴 수 있지요.


- 에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가 지상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도서관 같이 또는 옛날 사랑방들이 트인 공간이잖아요. “거기 가면 뭐 있어.” 라고 한 눈에 볼 수 있고 접근성이 좋은 곳이었으면 해요. 아이들이 여기에 와서 좋은데 지금 쓰는 공간이 화장실이 좀 허술해서 미안할 때가 있거든요. 이게 단기 꿈이고 장기적인 꿈은 에서 이야기하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라는 지역 간의 믿음이 생기는 거예요. 구심점이 투명해야지요. 물품을 팔려고 하면 모르는 것들인데 굳이 현금 주고 지하에 와서 왜 사겠어요. 믿으니까 사는 거지요. 항아리 물품들은 언니들이 고생해서 먹어보고 선정하는 거야.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자기가 사는 곳에서 같이 고민하는 사람을 믿을 수 있고 같이 한 발 나아가는 거예요.


  회원의 상당수가 직장인이고 워킹 맘이다. 학익 신동아 아파트 단지에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이유 중 하나는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육아를 책임져주시기 때문도 있단다. 는 이런 엄마들의 불안함을 잘 알고 아이들이 겪는 소소한 문제들을 마치 언니, 동생처럼 해결해 주고 안심시켜 준다. 시장에 갖다가 잠시 아이를 맡기고 싶을 때, 엄마 없을 때 휴대폰을 물에 빠트려 고장 내어 울면서 오는 아이들의 문제, 때로는 아이들의 진학 문제까지 는 마치 엄마들의 “큰 언니”처럼 든든한 역할을 담당한다. 는 때로는 느슨하고, 촘촘히 마을공동체를 이어주는 착한 이웃들의 연결고리이다.



                                                                                    글
· 사진 : 홍보담당 양지나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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