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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일상 속의 축제 <효성1004마을축제위원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7-26 14:51
조회
245


책과 더불어 또 다른 일상 속의 축제를 열고자 하는

효성1004마을축제 위원회




박상규(효성중앙감리교회 목사), 이상화(장로, 협동조합 착한소비 1004마을 이사장)



  새로운 곳을 찾아 인터뷰를 하는 것은 조금 두렵기도, 때로는 설렌다. 인천에 살면서도 계양구 효성동을 찾아가는 것은 처음이다. 20여 년간의 마을 축제 역사가 있는 동네는 어떤 모습일까도 궁금했다. 햇볕 때문에 피부가 아릴 정도에 날씨에도 20여 년간 마을 축제를 만들어온 효성중앙감리교회의 <효성1004마을축제 위원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을 지 사뭇 기대가 되었다. 설렘 반, 기대 반을 가지고 찾아간 <효성 1004마을축제 위원회>의 인터뷰는 박상규 목사, 이상화 장로(협동조합 착한소비 1004마을 이사장)와의 20 여 년간의 경험과 효성1004마을축제 위원회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함께 이야기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효성동에 대한 유래 및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상화 - 효성동의 원래 이름은 샛별리였어요. 이게 일제 강점기를 통해 여러 경로를 거쳐 “효성동”이라는 명칭으로 변이되었습니다. 효성동은 지금 1, 2동으로 되어 있는데 씨족 집성촌으로 되어 있었고 김(金)촌, 이(李)촌, 임(林)촌 마을로 세 성(性)씨가 모여서 이룬 동네입니다. 그 후 수출 4공단이 생겨 이 동네가 굉장히 조망을 받게 되었지요. 그리고 뒷산이 있는데 “중구봉”이라고 합니다. 한자로 거듭 중(重), 아홉 구(九), 산봉우리 봉(峰)인데 뒤에 그림 같이 좋아요. 봉이 중첩되어 있어 중구봉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아름다운 산동네입니다.


박상규 – 인천에서 살면서 좋은 점도 많지만, 아쉬운 점을 말씀드리면 교육과 문화가 부족한 지역인 것 같습니다. 인천시가 정주의식이 가장 부족한 동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합니다. 저희가 삼화고속을 타거나 여기 작전역에서 전철 타면 30-40분이면 홍대에 가잖아요. 거주는 인천에서 하지만 문화‧교육 등에 관한 필요는 1시간 이내에 있는 서울시에서 다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그 반대급부가 인천 효성동의 문화‧교육 소외현상을 가져온다는 주장이 꽤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 이상화 님이 그동안 보관하셨던 "효성1004마을 축제"의 첫걸음이 된 제 1회 체육대회 사진이 실린 교회 소식지



 

 

효성동 마을 축제를 19년간 하셨는데 어떻게 시작하셨고, 어떤 분들과 함께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상규 - 처음에는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마을운동회를 시작했어요.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서 한 것이며 열린 마인드가 있다 보니 소통의 장이었어요. 체육대회를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다 체육만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마을축제로 전환, 문화가 들어오게 되면서 공연 등 문화적 요소가 함께 하게 됩니다.

결정적으로 “1004”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게 2007년도 입니다. 제10회 마을축제때 1000미터 김밥 만들기를 도전하게 됩니다, 김밥이 1004미터가 나오면서 한국기네스북위원회에 인증을 받았고 이때부터 효성 1004 마을로 축제 브랜드를 발전시켜 지금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연 마을축제가 지역의 자원과 단체와 결합되면서 더 이상 교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명실상부 민간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주최자로 1004마을축제준비위원회 주관자로 착한소비 1004마을 협동조합으로 이원화하여 지역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상화 - 효성공원에서 소규모 운동회 식으로 시작했던 겁니다. 효성 수출 공단이 활성화되다 보니까 전국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였어요. 공단이 잘 돌아갈 때는 노동자들이 약 8만 명이었어요. 하지만 이 분들이 공부를 마치거나 시집가면 보따리 싸고 내려가는 거예요. 철새처럼 왔다 시간이 되면 떠나버리고. ‘이건 아니다, 철새가 되지 말고 텃새가 되어야겠다.’ 이 정신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여기에는 ‘내 고장을 사랑하고 내 고장 문화를 만들어가자.’라는 배경이 있는 것 같고요. 부연해서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행사가 커지면서 문화와 가치를 담아가게 되고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 같은 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게 되었어요.







 
▲2003년 6회 마을축제 담장 허물기 행사와 2004년 7회 풍산금속 담장 그리기


 

▲ 제7회 풍산금속담장 그리기 하는 주민들 모습과 2005년 장애우와 함께 걷기


 
▲ 2005년 비빔밥 만들기와 2007년 10회 1000미터 김밥 행사


 





책 읽는 1004마을 라우드(LOUD) 프로젝트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박상규 - “라우드”는 영어로 (Look Over our society, Upgrade Daily life-우리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겨 일상을 업그레이드하자)의 영어 대문자를 따서 만든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공익캠페인입니다. 광운대학교 공공소통연구소 이종혁 교수님께서 공익 캠페인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을 하셨는데 이것을 접목하고 싶어서 연결시켜 본 거고요.


  저희는 크게 두 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 년에 한 번 하는 마을축제지만 우리 지역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실천 캠페인을 고민하고 있고 아직 확정은 아니고 계획이지만 1004 오케스트라를 모집하여 지역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멋진 음악회를 만들 계획입니다. 교육‧문화 소외지역이다 보니 음악 하는 학생들,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서 하모니를 이루었으면 하는, 이벤트 성이지만 마을이 함께 할 수 있는 축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을 착한 소비까지 지향하고 있는데 착한 가게가 12개가 되어 있어서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과 마을축제를 저변으로 확대하고 싶은 거지요. 한번 모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 북 카페도 연결하는 일상과 공공소통캠페인을 함께하는 작업으로 책 읽는 책꽂이를 진행할 것이고 교육을 덧붙이자면 자유 학기제와 조인하고자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학교에서 우리 협동조합이 기관들과 연합을 해서 교육 사업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은 뜻도 있습니다.



“공공/소통/감각”이라는 말에서 “감각”은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고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무슨 뜻인지 궁금합니다.


이상화 - “라우드”에서 같이 한 거고 ‘감각’이라는 게 더 재미있는데 세대별 관심사가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겁니다. 그동안 저희가 어른 중심의 축제를 했었는데 이제는 청소년들에게 먼저 시범하는 것은 너희들 세대에서 또는 너희들의 감각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해 보라, 과감한 권한 위임이지요. 어른들이 만든 것은 재미없어 하는 것 같아요. 장을 마련해 놓고 각 단위가 같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교육문화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본 겁니다.


다양한 축제 안에 문화 콘텐츠를 담는데 책을 우선 한 까닭이 궁금합니다. 교회 안에서 책을 매개로 한 북 카페를 여시는 등 마을 안에서 책 읽은 문화의 필요성을 언제 느끼셨나요?


박상규 - 책은 모든 상상력과 교육과 문화의 출발이잖아요. 모든 게 책 안에서 다 나오기 때문에 고전이나 책을 어린 학생들이 안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게 가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인 것 같고 교육에 대한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책’이라는 전체의 카테고리를 잡는 거지요.

  아이들이 의외로 책 읽는 공간이 별로 없어요. 관내 도서관에 가도 장소가 부족합니다. 저희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서 더 폭넓게 우리 아이들이 책을 사고파는 셀러도 할 수 있게 마을축제 때는 책 장터를 하지요. 자기들이 책을 가져와서 파는, 책을 읽는 행위 뿐 만 아니라 경제활동을 몸소 체험하는데 약 250 여명이 참여를 해요. 사회적 기술을 늘려야 하니 아주 재미있어요. 독서 어머니회와 함께 일 년에 네 번 정도 책 장터를 엽니다.


이상화 - 마을축제를 하면서 한 삼 년 동안 고민을 해 보니까 어른들은 즐기지만 미래를 위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해 주고 싶어서 축제는 하루 만에 놀고 끝나니 속빈 강정처럼 되는 것은 안 되겠다 싶어 무언가를 담아서 앞으로 후대들에게 무언가 줄 수 있는 책을 읽는다면 한 학생이라도 소득이다. 지금은 미비할지 몰라도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학생들과 전화 통화하는 것을 많이 봐요. 나누는 대화가 그런데 대부분 욕이에요. 친한 사이들이 욕을 더 해요. 아무런 거리낌 없는 일상용어가 되어버린 거예요. 언어순화가 안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고 책을 많이 보게 되면 아무래도 책을 통해서 교양과 좋은 지식을 얻잖아요. 그래서 되든 안 되든 가져가야 한다. 우리 사람의 마음을 순화시키기 위한 것이 책 이상인 게 없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그 쪽으로 가야 한다 라는 게 솔직한 고백입니다.



 
▲ 2008년 11회 자전거 타기 행사 모습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시면서 우선시한 철학과 가치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으신가요.


박상규 - “함께” 라는 지역 공동체 부분이 저희한테는 가치의 핵심이에요. 저희는 기독교 정신이지만 결국에는 사랑인 것 같아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중요하거든요. 이웃사랑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감리교의 정신으로 보면 우리는 그것을 사회적 성화 실천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고 함께 나누고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더 못해서 아쉽지요. 열심히 하기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상화 - 마을공동체를 통해서 복지국가가 가야할 방향을 20여년부터 알게 모르게 해 왔기 때문에 자생적으로 발생한 모델을 제시해주어 가치와 긍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치를 가지고 있고 자생적으로 공동체가 하고 싶다면 어떤 지원을 받지 않고도 관도 같이 가야 되고 금융도 같이 가야하고 종교도, 학교도 같이 가고 다 같이 가는 거예요. 이런 것이 공동체 속의 진정한 공동체가 아닌가. 이 공동체가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하고 긍지를 가지고 되는 날까지 계속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효성중앙감리교회 안에 있는 <문화 카페 커피밀>은 착한 가게 1호이다



마을에서 활동하실 때 힘들었던 순간을 이야기해 주시고 더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나 바람을 이야기해주세요.


이상화 - 우선적으로 축제의 원동력은 재원입니다. 돈을 얻어 쓰기가 참 힘들잖아요. 애로사항입니다. 얻어 쓰는 데에도 마을 축제가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가 있으면 손 내밀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갖던 어려움이 오늘날에 이걸 만들어 온 것입니다. 대안적인 게 협동조합이 있다 보니 회원들이 200여명 정도 되는데 회비로 앞으로 활성화시킨다면, 만일 우리가 이야기하는 1004명 회원이 된다면 파워가 있는 거예요. 우리 협동조합 회원들이 마을축제를 만들어간다, 인식을 심어준다, 교회에서 마을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데 기부금을 좀 내어라 이렇게 부탁드릴 수 있지요. 큰 교회와도 연합을 많이 하고 있어요. 좋은 마을을 만들자는 협동조합의 뜻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이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만들어 가면 고생을 안 해도 자생적으로 회원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리라는 희망이 있는 거예요.


박상규 - 마을주체들과 만들어가는 의사 결정 또는 논의하는 과정 같아요. 축제에 참여하려는 쪽에서는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거지요. 어떤 분들은 상업적인 관점으로 또는 영리의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시는데 사실은 답이 안 나오지요.

  효성 1004마을축제는 연인원 5,000~6,000명 참여에 예산규모도 상당히 많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예산은 준비위원회에서 지역, 기업, 단체단위로 다 후원받아서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 분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합니다. 영리의 목적으로 보면 남는 게 없는데 왜 하냐.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치인 것 같아요.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렵지요. 끊임없이 뚜벅이처럼 계속 걸어가다 보면 20주년 때까지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주체들이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야만 합니다.

  재정적인 부분은 역시 어렵지요. 쉬운 작업은 아닙니다. 가장 큰 책임은 이상화 이사장께서 감당 해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재원 때문에 못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고요, 재원은 없어도 뜻이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17회 주요행사 중 하나 였던 행가래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시면서 또는 축제를 준비하시면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으신가요.


이상화 - 이 십 여 년 동안 좋은 일을 만들기 위해 마을축제를 하잖아요. 관하고 협력이 잘 안 됩니다. 장소가 없어서 교통을 막고 있거든요. 마을축제에 약 5, 6천명이 모여요. 도로를 막아서 해야 하는데 부평풍물축제는 도로 전체가 3일 동안 해요. 여기는 하루에 엄청 고생을 해요. 반쪽을 막는데도 코피 터지게 힘들어요. 군 ‧ 구 축제는 되는데 시청, 구청, 경찰서 등에서 나서서 응원해 주셔야 하는데 맥이 빠집니다. 이게 가장 큰 애로사항입니다. 숱한 시간 중에서도 제일 힘들어요.


박상규 - 늘 부족한 게 많지요. 그런데 참여하시는 분들의 만족도를 생각하면 결국은 축제 하루만을 위한 게 아니라 일상에서 같이 할 수 있는 마을 공동체에 대한 세미나도 하고 교육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늘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저희는 나름대로 자발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고 이것을 앞으로 더 확장해서 지역자원은 다 되었으니 마을공동체 전문가 분, 의미 있는 일을 하려는 벤처 사업가도 좋고 사회혁신기업과 협력을 해서 판을 더 키워보고 제대로 해서 가면 우리 동네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한 전문가를 찾기는 어려우니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는 분들과 함께 해서 지원센터가 가이드를 해 주시고 가지고 계신 콘텐츠를 저희에게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인터뷰를 끝으로 마을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떤 의미인지 두 분께 여쭤보았다. “소통이 잘 되는 곳이 마을이다.”라고 말씀해 주신 이상화님은 도시화가 되면서 당신이 자란 옛날 시골 동네와는 다르게 집집마다 숟가락이 몇 개 인지까지는 몰라도 감자를 삶아도 나눠 먹을 수 있는 동네가 사람이 사는 동네라고 하셨다. 박상규님은 “따뜻한 인공지능과 같이 공동체가 존재하는 곳”이라고 이야기해주시며 앞으로 효성1004축제위원회와 협동조합이 갈 길에 마을 안에서의 온기가 넉넉했으면 하는 희망사항을 말씀해 주셨다.

  이웃을 위해, 조금 더 범주를 넓혀서 마을,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20여 년 전 작은 체육대회에서 시작한 효성1004마을축제 위원회는 협동조합과 더불어 함께 잘 살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글 · 사진  :   홍보담당 양지나

                                                                                사진  :   <효성1004마을축제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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