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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배다리 책읽기모임 "묘책모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1-31 10:02
조회
280
[caption id="attachment_18358" align="aligncenter" width="2976"]SAMSUNG CSC SAMSUNG CSC[/caption]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는 것이다. 혼자 책읽기의 고즈넉함도 좋지만 함께 읽는 책모임이 좋은 부분은, 바로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책을 다시금 보게 된다는 점이다.

  2015년 2월부터 2년 남짓 책을 꾸준히 매달 한 번씩 읽어온 동구의 “묘책모임”은 함께 읽고 이야기하며 때로는 논쟁을 하기도, 사람들과 부대끼며 일상을 살아온 사람들과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 모임이다. 사는 곳은 각기 다르지만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매력을 느낀 이들이 하나둘 씩 알음알음 모여 책 읽기를 한다.

  책 읽기의 시작은 먼저 일상을 나눈다. 한 달에 한 번, 어렵게 일정을 잡아 만나는 모임인지라 그동안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잘 지냈는지 돌아가며 서로 대화한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이야기, 직장에서 생긴 고민, 일상을 지내며 느낀 점 등을 자유롭게 나눈다.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때로는 맞장구를 쳐주기도 하며 조언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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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모임은 특별나지도 않으며, 그냥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마음을 나누는 자리로 시작하였다. 모임이름도 특별히 지을 생각이 없었는데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공간이 생활문화공간 달이네에서 시작하게 되면서 고양이가 주인인 공간의 특징 때문에 "묘책모임"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묘책을 세우자’는 중의적인 뜻도 함께 갖고 있다.

  "묘책모임"에 꾸준히 나오는 이들은 각기 개성이 다르다. 개성이 다른 것이 모임의 장점이다. 책을 선정할 때는 차례로 돌아가면서 한 사람이 고른다. 개성이 다른 이들이 읽을 책을 고르니 내가 즐겨 읽던 책의 장르보다는 때로는 도전이 필요한 책을 읽기도 한다. 책을 읽다보면 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지, 다른 영역의 책은 선뜻 손이 안 가는 점이 많다. 그러나 "묘책모임"에서는 책 선정의 다양성을 환영한다. 책의 부피가 두꺼워 읽기 힘들었던 책, 평소 어려워했던 분야의 책 등등은 그 달의 주인공의 취향을 따라 읽게 된다. 함께 다 읽은 뒤에는 책 읽기의 짧은 소감을 나누고, 같이 이야기할 거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면 그 이야기를 하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들어본다.

  "묘책모임"이 다른 학습소모임과 다른 것은 ‘학습’ 그 자체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책은 꼼꼼하게 읽지만, 책을 토대로 만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치를 둔다. 모임이 끝난 후에는 "묘책모임"에서 못 다한 이야기는 뒤풀이 "술책모임"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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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한 달에 한 번 씩, 읽는 책 목록이 어느덧 24권이다. 읽는 책도 고른 이의 취향만큼이나 다르기에 종횡무진이다. <백석평전>에서 헤세의 <황야의 이리>,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인생>에서 김중미의 <꽃은 많을수록 좋다>까지 범주를 정하기 쉽지 않다. 모임에 꾸준히 참여하는 한 분의 노트에는 빼곡하게 누가 이 책을 골랐는지, 책의 내용 중에 좋았던 것을 적어놓기도 하고 나눴던 이야기들이 간단히 메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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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묘책모임"은 신년맞이 책모임에서는 “철학, 생태에 눈뜨다” 의 저자인 신승철 선생님을 모시고 책읽기 모임을 진행했다. 책 읽은 소감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책을 끝까지 못 읽었다, 너무 어려운 책이다는 솔직한 의견들을 내 놓기도 하며 신승철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 선생님께 철학에서 쓰이는 개념과 책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가감 없이 질문하며 서로 대화하듯이 이어졌다.

  철학과 과학,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랑, 욕망, 변용, 정동 등의 개념뿐 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일상에서의 고민 및 사회적 문제와 현상을 철학에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하는 지 등 폭넓은 주제로 이끌어간 책모임은 두 시간이 넘게 지속되었다.

 "묘책모임"은 물리적 범주의 마을공동체는 아니지만, 배다리를 중심으로 만난 환경, 미술,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만나는 모임이라 자유롭고 느슨한 모임이다. 누군가가 사정상 책모임에 당분간 못 나오게 되면 다른 이가 채워지고, 비워지는 모임이다. 모임의 날짜 역시 한 달 전에 모두가 나올 수 있는 날짜와 시간으로 정해 모임을 꾸려간다. "묘책모임"에 참여하는 한 분은 “한 달 동안 놀지 않았고 일만 한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여기에 오면 마음껏 이야기하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모임이 좋아 만나는 날이 기다려진다.” 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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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에는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 책을 읽고 나누는 방식을 좀 더 넓혀보고자 한다. 책이 매개가 되어 지금껏 읽은 책과 관련된 곳을 여행하기도 하고, 가끔 저자를 모셔와 강좌도 듣고, 지역의 새로운 공간들을 찾아다니며 관계도 맺어보고자 한다. 읽은 책들을 소개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눌 수 있도록 책에 날개를 달아주는 일도 다시 시도해보고자 한다.

  작은 만남이 차근차근 모여, 모임이 만들어진다. 궁극적이거나 확실한 목표는 없다. 하지만 사람이 모이기에 즐겁고 그 즐거움 때문에 한 달이 기다려진다. 어쩌면 마을공동체에서 필요한 부분이 즐거움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목적 없는 만남, 그냥 봐도 좋은 것, 만나면 즐거운 것이 마을공동체가 호흡을 같이 하며 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위안이 아닐까. "묘책모임"이 이어지는 까닭은 만남의 즐거움 그 자체가 있기에 이어져가는 것 같다.

글 홍보담당 / 사진 묘책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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