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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방_"대안공간 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9-29 17:50
조회
274

2017 9월 마을탐방인터뷰


오래된 동네에 슬며시 서 있는 “대안공간 듬”

“대안공간 듬”을 만나다

 

“대안공간 듬”은 신미선 씨의 지원으로 생성된 공간이에요. 공간을 준비하려고 알아볼 때 선생님께 원하는 방향이 무엇이냐고 물었어요. “나는 단지 다른 곳에서도 이런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여러 번 물어봤는데도 그렇게 답하시더라고요.

집 가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0평 건물이 없어서 전시장과 작업실 공간을 따로따로 얻었어요. 방향을 잡기 위해 생각은 오래 했지만 집은 빨리 결정했어요. 건축적으로나 다른 많은 문제들이 있었고 쉽지 않았어요.” 최바람이 “대안공간 듬” 자리를 얻을 때였다.

대안공간 듬 대표 최바람은 초등학교 입학 전 인천에 이사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 전공을 했고, 설치미술 작가이다. 작업은 유목민 같이 무게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왔다. 지금은 작은 것을 쌓아서 공간에 푸는 형태로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는 사라져도 괜찮은, 그 자리에서 소모되는 작업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올해까지 “대안공간 듬”의 대표로 있을 예정이고 내년에는 다른 작가가 대표를 할 예정이다.


도로명 주소로는 남구 주승로 69번길 22. 조금 더 친숙한 지번주소로는 남구 주안7동 1342-36, 찾기 쉽게 이야기하자면 주안7동 주민센터에서 신기시장 위쪽으로 난 골목길을 시장 따라 주욱 올라가면 작은 공원 쉼터가 있고, 쉼터 앞에 “대안공간 듬”이라는 미술전시공간이 있다.

대안공간 듬의 ‘듬’에는 뜻이 없다.제일 처음 몇 개의 후보를 생각했는데 함께 공간을 준비한 선생님의 “넘나듦”은 너무 구체적이어서 나듬이나 듬은 어떨까, 궁리했고 듬은 원래 ㄹㅁ인데, 뜻은 없애고 듬으로 쓰기로 했다. 공간을 열 때 한 퍼포먼스에서 듬이 뭐야, 그냥 듬인데, 나 나이 듦, 어떤 사람은 내 마음에 듦 이런 식으로 이름의 뜻을 나눴다고 한다.

최바람 대표가 이야기하는 “대안공간 듬”이 있는 동네 이야기를 들어본다.

“여기에 내가 산지도 9년이 되었는데 집에서 작업을 했거든요. 그런데 여기 이 골목조차 들어갈 일이 없었어요. 공간을 열면서 이해가 생긴 거예요. 여기 앞에 집들은 천정이 낮고 노후 되어 빈집이 많아지고 남구에서 매입하는 중이었어요.

여기 머무니까 동네 분들을 많이 뵈었는데, 처음에는 저를 운동가로 본 것 같아요. 일반적인 텃세라고 보기에는 과할 만큼 그랬어요. 근데 동네 분들이 제가 매우 적극적인 사람이 아니란 걸 1년이 지나고 나서 서서히 알게 되신 것 같아요. 그냥 할 일을 하고 전시를 하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셨어요. 저도 나서서 이웃들에게 가까이 가려는 생각을 먹는 사람은 아닌데, 지내다 보니 인사도 하게 되고. 저 대신 전시장 문도 열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화단에 물 주는 것도 서로 상의해요. 여기 작은 화단이 있는데 제가 게을러서 잘 못 살피는데도 다 심고 알아서 약 주시고 해요. 꿈다락토요문화예술학교 하면서 아이들 수업에서 단오 때 부채를 많이 만들어 동네 분들과 나누기도 했어요. 동네 분들 전체는 아닌데 가까이 있는 분들이 이 공간의 성격을 조금 아시는 것 같아요."


언덕으로 시선을 돌리면 제법 큰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그래도 이 동네는 그만그만한 키를 가진 단층 집들과 다세대 주택들이 조밀하게 모여 있다.

“70-80년대 쪽방촌에서 이주한 분들이 여기로 이주한 거예요. 그래서 다 집이 10평 이내에요. 원주민들이 많아요. 아들 딸 세대는 거의 나간 것 같아요.

중간에 재래식 화장실도 있어요. 팔려고 해도 너무 좁고, 법적으로 수리해서 쓰기도 어려워요. 대안공간 듬도 6년간 비어있던 공간을 수리한 거고요.

남아계신 분들은 약간 불편함을 안고 사시고 거의 혼자 계신 할아버지들이 많아요. 이 블록으로만 치면 많지 않은데 빌라 쪽에는 아이들이 많아요.

이 공원이 생기기 전에는 앉아있을 데가 없었어요. 어르신들이 처마 밑에 서 계셨어요. 주안7동 녹색마을 쉼터로 마을에 앉아 쉴 곳이 생긴 거죠.”


지금의 전시 공간 모습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대안공간 듬”의 원래 모습은 어땠을까, 궁금했다.

“듬은 흙벽돌집이었어요. 그래서 공사할 때 흙벽이 무너지고 그랬어요. 6년간 비어있는 집이었고 전시공간으로 생각해서 안에 내부처리를 했고 공간이 작고 천정이 높아서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 좋아요.

꿈에들어와 작업실은 주택이었는데 어떤 분이 살고 계셨어요. 현재는 작업과 교육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한옥 하는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한옥구조 기둥이에요.

이 작업실 공간은 주방, 화장실, 방이 세 개인 집이었어요. 이집과 관련한 재밌는 일이 있어요. 이 집에 어렸을 때 사시던 분이 초등학교 아이를 둔 엄마가 돼서 찾아오셨어요. 그 때가 꿈다락 2기를 모집할 쯤 이었는데 어렸을 때 사시던 그분이 지금 아들과 함께 꿈다락을 하고 있어요. 예전엔 쪽 다락방도 있었대요."

*꿈다락, 아무도 지지 않는 운동회_ 운동회에 입을 티셔츠에 내가 원하는 표현하기(대안공간 듬)

그동안 대안공간 듬에서 한 전시와 활동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동안 한 것과 앞으로 할 활동을 묻자, 최바람은 “나 한 개씩만 할게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듬의 활동은 2014년부터 전시활동이 기본 계획이었어요. 2017년은 “꿈.판”이라고 해서 꿈을 기록하는 열두 명의 작가를 초대해 릴레이 전시를 진행하고 있어요. 2015년 11월에 작가 확정이 되었어요. 저도 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데, 꿈 기록을 하는 주변 분들이 많고 전시도 다양하게 이루어졌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었어요.

이번 제 전시가 느낌에는 조금 어수선하거든요. 판 벌리고 밥을 하고. 저 스스로에겐 실험적인, 조금 다른 방향인 전시가 이루어져서 좋았어요.

앞으로의 공간 쓰임은 어떻게 될까.

“대표성향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이 말이 상투적이지만 저는 실험적이고 일반 전시장에서 좀 구체화시키기 어려운 것도 가능한. 좀 더 작가가 편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듬이 어떤 공간이었으면 하는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사랑방은 분명하게 아니지요. 일방적으로 어떤 누군가는 무조건 오픈해야 하는 관계는 불편해요.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냥 다른 바람이 부는 게 좋아요. 공간 사용자에 의해공간 성격이 바뀌어도 되는 거지요. 장기적인 계획은 없어요. 다양한 시도가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대안공간 듬”의 기획전 꿈.판 전시, 마침 최바람의 안개 차례였다. 인터뷰 약속을 하려고 한 전화에서 최바람은 식사를 준비한다고 했다. 1년 남짓, 인터뷰를 하러 다녔지만 손수 차린 밥을 함께 나눈 적은 없었다.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이어 자연스럽게 후식으로 먹을 과일을 사가겠노라고 말했다. “대안공간 듬”을 만나러 가는 길, 내 손에는 신기시장에서 산 사과 네 다섯 개가 비닐봉투에 담겨져 있었다. 그렇게 만나러 갔고, 이렇게 만나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글 사진 / 홍보담당, 대안공간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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