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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같이 놀면서 배우는 책놀이터 '길벗어린이도서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25 14:36
조회
312

<2019년 10월 마을탐방인터뷰>

같이 놀면서 배우는 책놀이터 ‘길벗어린이도서관’

도서관이라고 하면 책들이 많이 있고, 종이 냄새가 나고, 각양각색의 표정으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도서관은 책을 읽으러 가는 곳, 지식이 늘어나는 곳이다. 한편 도서관은 독서에 방해되지 않도록 남을 배려하기 위해 조용히 해야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할 ‘길벗어린이도서관’은 약간 다른 분위기이다. 물론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은 기본으로 하고 있다. 책도 많고, 배움도 있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넘친다. 다만 특별한 점은 놀이터처럼 소리도 내고 살짝 뛰어놀아도 된다. 흙과 모래도, 미끄럼틀도 없지만 대신 책으로 만들어진 즐거운 놀이터. 어린이를 비롯한 모든 이용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길벗어린이도서관의 마음이 여기에 담겨 있다.

길벗어린이도서관이 위치한 작전1동은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서 도서관에 대한 수요도 크다. 그러나 주변에 있는 구립도서관들은 작전1동에서 걸어가기에는 멀고, 매번 차를 타고 가도 주차가 힘들다는 문제들이 있었다. 길벗어린이도서관은 이런 인식에서 탄생했다. 길벗어린이도서관의 김선주 관장은 “어린이들이 많은 이 마을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을 하다가 어린이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작은도서관을 시작했다”고 취지를 이야기했다. 작전1동에 어린이도서관이 생긴 후에는 주변 주민들이 쉽게 책을 빌릴 수도 있고 여러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반응이 매우 좋다.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운 점들도 많았지만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져서 지금은 계양구 안에서 우수도서관으로 선정이 되기도 하고, 부모님과 아이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옆동네인 효성동에서도 일부러 검색해서 찾아오는 작지만 즐거운 도서관이 되었다. 김선주 관장은 “좋기도 하고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길벗어린이도서관에서는 책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책을 읽고 그리기나 만들기 등의 활동들을 하는 ‘책놀이 수업’, 전래놀이, 토론, 과학 실험, 기초 영어회화 등의 프로그램들이 있다.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엄마들이 참여하는 그림책 모임도 있고 성인 대상의 책모임인 ‘책문’이라는 동아리 모임도 이루어지고 있다. 2019년 올해에는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사업에도 선정되어 ‘놀면서 배우는 책놀이터’라는 이름으로 책을 읽고 책과 관련된 보드게임을 하는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이 참여하는 보드게임 수업도 있고, 가족들이 모두 참여하는 ‘가족 길보드’도 있다.

책과 보드게임과 관련해서 김선주 관장은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길벗어린이도서관 안에 성인 길보드 동아리가 있어요. 하루는 회원들이 모여서 같이 책을 읽고 보드게임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옆 테이블에 차를 마시러 도서관에 오신 분들이 계셨던 거에요. 마침 옆에 계시니 같이 보드게임을 하자고 초대를 했어요. 그때만 해도 서로 모르는 사이들이었어요. 처음 합류할 때만 하더라도 계속 주저하셨거든요. 그런데 같이 보드게임을 하다보니 거기에서 굉장히 친해진 거에요. 보드게임 하나로 서로 몰랐던 이웃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이웃으로 바뀌는 그런 만남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것이 마을공동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보드게임 자체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매개체 하나로 서로 몰랐던 이웃이 함께할 수 있게 되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그리고 그러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 마을공동체 형성과 더불어 공동체가 시작되는 단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에게는 특별한 에피소드에요.”

이어서 “하나의 씨앗이 새싹으로 성장하는 경험”이라는 소감을 덧붙였다. 김선주 관장의 이 말처럼 길벗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관계를 맺고 같이 어울리는 지역 거점으로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것도 길벗어린이도서관이 작전1동 안에서 마을공동체와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벗어린이도서관은 앞으로도 마을과 함께 더불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계획해서 하려고 한다.

전체적인 운영방향 외에 길벗어린이도서관을 꾸려나가는 개인적인 소감을 물어보자 김선주 관장은 “아이들이 편지를 써오거나 커피를 사올 때 굉장히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큰 돈임을 알기에 괜찮다고 해도 아이들이 꼭 사온다고 한다. 아이들이 그냥 오고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들 속에서 정이 점차 쌓이고 관계가 맺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들이 주는 편지나 커피들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용돈을 쪼개면서 사오는 커피와 ‘관장님 사랑해요’라는 편지는 길벗어린이도서관이 아이들과 맺고 있는 인연을 감동과 함께 드러내준다.

마지막으로 마을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김선주 관장의 대답을 끝으로 기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마을공동체 안에서는 결국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을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고 서로 간에 소통을 하려고 할 때 마을공동체로서 거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우리가 원한다고 그냥 프로그램을 시작해버리면 다른 마을 주민 분들의 요구사항과 맞지가 않아요. 어떤 요구사항이 있을 때 잘 맞으면 너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들이 모이고 움직이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서로 만족도도 높아지고, 관계도 형성되면서 사람들이 연결이 되니까 거기에서 마을공동체가 시작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통해 도서관이 더 커지면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들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 홍보담당 / 사진 ‘길벗어린이도서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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