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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협동조합 ‘퍼포먼스 반지하’ 드라마고 대표를 만나다 (인천in)

신문News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2-21 15:57
조회
473
  • “싸우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목소리는 있어야 한다”
  • 생활문화협동조합 ‘퍼포먼스 반지하’ 드라마고 대표를 만나다
  • 14-02-16 13:40ㅣ 이재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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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사회에 대한 기록, 사회 모순에 대한 표현, 대안 사회에 대한 고민’에서 탄생한 퍼포먼스 반지하. 2001년에 ‘퍼포먼스 반지하’라는 이름을 달았으나 훨씬 오래전부터 공공예술, 공동체 미술을 통한 공존의 미래를 품고 있었다. 송림동에서 창영동, 다시 송현동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그들만의 작업’을 해나가고 있는 퍼포먼스 반지하. 예스러운 처마와 마당이 있는 새 둥지에서 생활문화협동조합으로 변신한 ‘반지하’의 드라마고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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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포먼스 반지하’ 대표 드라마고 ⓒ 이재은



    - 송현동으로 이사한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창영동과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가.


    창영동에서는 공용주차장 앞 가건물에 있었고, 위치가 위치이니만큼 열린 공간이었다. 여기는 오픈된 공간이 아니다. 이전에는 주민과 같이 생활하면서 마을 일 하는 게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뭔가 고민하고 생각한 걸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책을 출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된다.


    마을활동이 최근 유행처럼 크게 늘었는데 그에 대한 비평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생각을 정리하거나, 이야기를 쓰거나, 비평적인 역할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내부로 들어갔다는 말로 이해해도 되나.


    문화 활동 단체가 대부분 그럴 텐데, 주민을 대상으로 활동하다 보니 주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의무(?)가 생긴다. 활동가들이 저임금을 받는 것과는 상관없이 조직 체계를 갖추면 아무래도 상하관계가 생긴다. 본래의 취지가 공동체 회복인데 취지에 적합하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어떤 자각 같은 게 생겼다. 수평적 관계를 통해 시민들과 생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기위해 소그룹화 될 수밖에 없었다. 몇 백 명과 수평적 관계 유지하기는 힘들지 않나. 교육모임에 참여하던 엄마들, 참가자분들이 운영진이 돼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수평적 관계라는 건 물리적으로 같은 높이에서 같은 의자에 앉는 게 아니다. 지시가 아니라 보완해줄 수 있는 부분은 보완하고, 조언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수평과 평등은 존재할 수 없다. 먼저 솔선수범해서 경험을 전수하고 그걸 받은 분들이 또 알려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지난해에는 경험이 없어서 일반인에게 쉽게 오픈하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조금씩 마을 주민과 함께 하려고 한다.



    - 간판을 달지 않은 이유가 뭔가. 주변에서는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아는 사람만 안다. 옆 동네에서 뭐 하던 애들이래, 소문 듣고 아는 정도다. 조용히 있고 싶었다.


    과연 잘 소통하고 있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마을활동이든, 공공미술이든, 주민활동이든, 통합적으로 소통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를 느꼈다. 가볍게 말을 꺼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니 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것이다.



    - 인천지역에서 공동체 예술을 처음 시도한 단체가 ‘반지하’라고 알고 있다.


    맞다. 그런데 지금은 지역에서 우리한테 아무도 안 물어본다. 마을공동체도 그렇고, 주민을 배제한 채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것에 비판을 많이 했다. 정치적 왜곡이 작동되고 있다고 여겼다. 따지거나 꼬투리 잡으려는 게 아니다.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하면 된다. 소그룹 활동을 하고, 책을 내고... 자기 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할 일이 뭔지 알고 있다.


    단체가 만들어지면서 주민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적인 측면이 사라지고, 사업 얘기만 난무한다. 사업 진행과정에 대한 비평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



    - 왜 ‘반지하’에 자문을 구하지 않을까.


    우리는 원칙을 강조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말하고, 죄 짓지 말라고 강변한다. 다 잘해보자고 하는 얘기다. 실천할 마음이 없는 사람들은 우리 얘기가 듣기 싫은 거다.


    진심으로 잘해보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고, 그런 친구들이 많아져야 한다. 잘못된 리더십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땅따먹기를 하고 선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예전에는 낯설었던 공공예술이 알려지고, 오픈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점점 더 심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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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마고(왼쪽)와 ‘한붓 꽃그림’에서 출판한 책들(오른쪽) ⓒ 이재은



    - 책 출판은 처음인가. 판매는 어떤가.


    자료집은 많이 만들었지만 출판 등록하고 정식으로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작업의 결과물이다. 책은 지인들이 맨투맨 홍보를 하면서 팔고 있다. 수익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이쪽에서 일하시는 분들 중에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쉽지 않은 일을 했다. 완벽하지 않지만 시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인연어(因緣語)’라는 말이 생소하면서도 독특하다. ‘인연어 대화’ 작업과 간단한 책 소개를 해 달라.


    ‘인연어’는 작업하면서 새로 만든 말이다. 인연,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다. 우리가 왜 만났을까. 어떻게 관계 맺고 있을까. 지인이나 주변 사람들과 나눈 세상사는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다. 우리끼리 얘기하고 끝나면 소용없지 않나.


    내가 쓴 글에 지인들이 일종의 댓글을 다는 형식인데, 그러면서 ‘독자’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주고자 했다. 참여자가 11명인데 만나서 대화한 사람도 있고 전화, 이메일로 주고받은 사람도 있다. 한두 번 만나서 작업한 게 아니라 꾸준히, 오랫동안 대화를 이어왔다.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요즘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겉핥기식의 이해와 소통부재가 넘쳐나는 걸 경계하고 싶었다.



    - 올해도 ‘인연어 대화’ 작업을 진행하나.


    올해는 대화가 어떻게 여러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지 시도해보려고 한다. 글뿐 아니라 사진, 그림, 시, 에세이, 시나리오 등등으로 표현해 보는 거다. 대화와 예술작품의 관계를 규명하는 작업인데, 예술창작 이전에 언어가 작동되고 있음을 규명해보려고 한다.


    쉽게 말하면 그림(사진, 조각 등)에도 스토리가 있다는 거다. 그림은 그림으로만 봐야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그림에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데 의미를 두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내년에는 이미지가 있는 ‘인연어 대화’ 책이 탄생할 것이다.



    - ‘엄마가 만드는 마을동화’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엄마만 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 나는 아빠이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 마을에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동화로 만든 거다. 엄마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전공이나 특기와 상관없이 누구나 하는 거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현직 동화작가를 초빙해서 엄마 모임과 같이 작업해봤다. 양쪽의 작업방식이 달라서 오래 같이 하지 못했다. 동화작가는 먼저 구상을 하고 그걸 위해 매진하는데 엄마들은 생활에서 동화 소재를 발견하는 쪽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밖에 없는데 작가 분들은 그걸 힘들어하더라.



    - 배다리 벽화도 반지하에서 작업한 걸로 알고 있다. ‘마을벽화’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


    오늘 오전에 송월동에 있는 벽화마을을 보고 왔다. 기가 차더라. 거기는 주민들 거주지 아닌가. 좋아서 찍든 비판하려고 찍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 주민들의 집이 찍힐 수밖에 없다. 그림도 주민생활 이미지와 맞지 않다. 외국동화를 그려놨는데 저작권 문제도 있지 않나. 관광객들이 돌아다니면 주민들이 문도 마음대로 못 연다. 집 사이사이에 포토존도 만들어놨던데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는 거다.



    - 비판적인 관점에서만 말씀하시는데 벽화를 통해 마을에 관심을 갖게 되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 ‘너도나도 벽화’가 아니라면 (마을을 살리는) 다른 어떤 방법이 있을까.


    집이 낡았으면 집을 고치는 게 우선이다.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집수리사업이 실제적인 복지이자 미관사업이 돼야 한다. 또 행정이나 관광 면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자기 집에 손을 대는데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서로를 망치는 게 된다. 같이 일해야 한다.


    실천 없는 아카이브가 넘쳐 난다. “그거 했어요”라고 보고하면 그만인가. 어떻게 접근했는지, 지역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주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해석이 없다. 실천도 드러나지 않는다.



    - ‘도시색채와 마을벽화’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결국 벽화 그만 그리자는 얘기다. 전국에 마을벽화가 너무 많다. 한시적 사업으로 끝날 수 없다. 송월동도 많은 돈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매년 보수작업을 해야 한다. 돈도 돈이지만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목차에 보면 ‘집수리 미술’이라는 파트가 있다. 낡은 집을 고치면서 예술 작업을 해 나가야지 색만 칠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벽화 그리기뿐 아니라 지역에 관한 내용, 역사, 사는 모습이 다 들어가 있다.


    또 ‘주민참여 마을벽화 제작과정’에는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교육하고, 주민이 직접 시안을 그리고, 현장작업까지 하는 과정이 실려 있다. 우리나라에 마을벽화에 대한 정의가 내려진 책이 없다. 이 책이 최초일 거다.



    - 봉사단체에서도 거리벽화 작업을 많이 하는데.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업자가 마구잡이로 그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우리가 그래도 이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진 단체인데 자문을 구하는 곳이 많지 않다. 이래서는 마을벽화의 수준을 높일 수 없다. 빨리 막아야 한다. ‘현재 유행하는 벽화, 이대로 괜찮은가’ 같은 심포지엄을 열어야 한다. 인천문화재단에도 건의했다. 재단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사람들이 환기하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통영 동피랑 마을도 관광객들 때문에 주민이 주차할 공간이 없다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소음, 쓰레기,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벽화가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다. 관광사업만 생각하는 게 문제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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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장으로 가득한 마루(위)와 둥근 우편함이 걸려있는 대문(아래) ⓒ 이재은



    - 2월 25일에 열리는 출판기념회-‘대화하는 라디오’는 어떤 형식인가. 실제 라디오로 방송되는 건가.


    실제 라디오로 나가는 건 아니고 DJ와 게스트가 있는 방송 형태로 진행하려고 한다. 내가 DJ를 맡고 책 작업에 참여한 분들이 게스트로 나온다. ‘엄마가 만드는 마을동화’를 쓴 엄마들이 나와서 ‘라디오 극’을 진행하고, ‘마을벽화’는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서 토크쇼 형식으로 대화하려고 한다. ‘인연어 대화’에 참여한 인디가수 김목인이 직접 나와 노래도 부른다.



    - 아이디어는 누가 냈나.


    고등학교 방송부 출신이다. 25년 전쯤에 해보고 처음 하는 건데... 실제 잘될지 안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도해보는 거다. 1시간 정도 예상하고 있다. 말이 장황한 스타일이라 콘티대로 하지 않으면 길어질 것 같아서다.


    비판할 게 있으면 코믹하게 몇 마디하면서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 “송월동 마을벽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중구청에 왔습니다. 어? 그런데 중구청장님이 오늘 머리를 집에 두고 오셨다고 하네요.” 같은 식으로...(웃음)



    - 그동안 퍼포먼스, 대안교육, 교육, 환경개선 등을 많이 해 왔는데 10여 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이 있나.


    예전에는 하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였고 하자고 해도 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달동네에 들어갔을 때 주변에서 많이 놀랐다. 거기 사는 아이들은 아파트에 살 거라고 말한다. 갈 수 없다는 것을 모른다. 현실을 부정하자는 게 아니다. 인식하고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2004년에 ‘인천 청소년 만화축제’를 열고, 2005년에 배다리에서 ‘언덕으로 오르는 바닷길’ 교육활동을 했다. 아벨서점 사장님이 공간을 제공해 주셨고, 오랫동안 열심히 했다. 그때 이미 배다리 공간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한 심포지엄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점이 회자되지 않는다. 남들이 신경 안 쓸 때 노력했던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싸우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목소리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후배들이 잘못 배우지 않는다. 지금 청년들에게는 경험과 자기주도 학습이 중요하다. 스스로 해봐야 사물이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경험도 없고 자기 스스로 해보지 않은 후배들에게 무조건 열심히 하라고 주입 하거나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자유인 것처럼 왜곡시키는 이들에게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 공공예술이 늘어나면서 정치화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정치적인 걸 먼저 배워서는 안 된다. 자기 철학, 교육, 비평적 관점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