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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편한 세상] 차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배제

읽을거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5-16 10:26
조회
367
차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배제[기획연재] 장애인이 편한 세상은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 5. 장애인요양시설
심혜진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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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호] 승인 2012.05.15  19: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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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무개(31ㆍ계산동)씨는 어렸을 때 병을 앓아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지체장애인이다. 그는 14세 때인 1996년 충주에 있는 중증장애인요양시설(이하 시설)에 들어갔다. 그곳은 학교와 겸한 시설이었다. 인천에도 학교 교육이 가능한 시설이 있었지만, 장애가 심한 그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그곳에서 7년을 생활하다 2003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시설에서 매일 맞았다고 했다. 대소변을 스스로 처리할 수 없었던 이씨를 시설 교사들은 ‘매일 변을 본다’는 이유로 때렸다. 그때 야구방망이에 맞아 지금도 허리가 아프다. 또 밥도 잘 주지 않았다. 그는 “아기가 먹을 만큼씩, 밥을 아주 조금 줬다”고 털어놨다.

인천에는 장애인요양시설이 모두 23곳 있다. 이중 법인으로 등록된 시설은 19곳,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은 4곳이다. 이곳에 모두 975명이 거주한다. 하지만 시설에서 지내는 장애인들이 적절한 재활치료나 각종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씨의 경우처럼 밥을 적게 주거나 폭행을 일삼는 것을 넘어 정부에서 장애인에게 주는 장애연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경우도 있다. 지난 10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연수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ㅁ장애인생활시설이 시설 생활인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관리 주체인 연수구에 인권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시설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 동안 지적장애인 오아무개씨를 이사장 집으로 불러 설거지와 빨래, 청소 등 강제 무급노동을 시킨 것이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지난 4월 중순에는 이 시설 종사자가 직접 연수구청장과 사회복지과장을 만나 시설 내부의 부당행위를 제보하기도 했다.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은 시설 내 부당행위 가운데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얘기한다. 민들레장애인야학에서 일하는 박상민씨는 “시설에서 생활하다 나온 분들의 얘길 들으면 인권침해가 다반사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인 시설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구에서 지원받는다. 시민에게 후원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설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했다. 또 “시설 운영을 친인척들이 장악하고 있어, 비리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자식에게 세습되기도 한다”며 “심지어 관리 감독해야할 관공서와 유착관계가 형성돼있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는 비리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시설 자체가 인권침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씨는 “시설은 사회가 만든 감옥이라고 할 수 있다. 시설에서 장애인들은 365일 똑같이 지낸다. 이들도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있을 텐데, 시설에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차별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배제다. 장애가 있어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스스로 선택해 살아갈 권리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이동권ㆍ주거ㆍ소득이 보장돼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