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주민자치인문대학 5강


실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내 공간에서 나답게’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는 인천광역시 협력으로 6월 1일부터 6월 29일까지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라는 주제로 진행한 제5기 주민자치인문대학이 부평아트센터에서 <필링의 인문학>의 저자인 유범상 교수(한국방송대 교수)와 함께한 5강을 마무리하고 교육참여자 고영준 외 28명의 수료식까지 마쳤다.


국가를 봐야 마을이 보인다.

유범상 교수는 정책을 이해하려면 권력과 철학의 관계를 살펴야 하고, 제도는 이면의 이념과 세력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개인은 개인들의 관계가 일정 정도 패턴화 되면 구조와 제도가 만들어지며 특정한 세력의 응축이 된 것이 국가라고 설명을 하며 그 안에서 어떤 세력관계가 있나, 이념적 지향 및 방향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여러 국가의 모델 영상을 보여주며 국가를 봐야 마을을 이해한다고 하며 국가만들기 없는 마을만들기는 가능할까하면서 그동안 강의한 내용을 정리하며 5강을 이끌어갔다.

유범상 교수는 마을만들기보다 국가만들기기 먼저라며 마을이든 국가는 메두사의 뗏목이라는 그림에서 본 것처럼 구명정과 뗏목에 있는 사람들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도 국가와 마을이 할 일인데 프로크루스테스 침대 위의 사람들처럼 과연 그 상황에서 생각은 할 수 있을지 생존이 가능할지도 고민도 되지만 그 가운데 가장 염두해둘 것은 바로 철학이라 했다. 그리고 야구장의 그림을 보여주며 기회의 평등과 조건의 평등에 대해 무엇이 우선시 해야 하는지에 국민의 집과 연민의 집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었다.

자본주의에는 네 가지 길이 있는데, 그 중에 4번의 길이 신자유주의로의 길이라 하며 빈곤과 불평등은 불가피하고, 3번 길은 복지국가로의 길인데 무상의료와 연금, 소득이 보장되는 길이고, 2번 길은 점진적 사회주의로 길,1번 길은 사회주의로의 길로 어떤 마을만들기로 가야하는지 되묻기도 했다.

어떤 마을만들기를 지향하나

빅소사이어티와 스트롱 소사이어티

유범상 교수는 자본주의 국가의 여러 모델을 제시하며, 18세기 이후, 자본주의로 가기 위한 4, 5, 6번 길에는 지원은 해주되 일을 하기 위한 조건만 지원하고 시장에 적응하는 것만 지원하는 소위 사회투자국가나 일을 위한 국가라고 하며, 이 길은 불평등을 해소하거나 해결하지 못하고, 시장에 묻지 말고, 국가에 요구하지 말고 마을이나 공동체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는 모델이 빅소사이어티 모델인데 요즘 서울시에서 하는 마을만들기 모델이라고 했다. 그런데 3번은 마을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하고, 무상의료 등 복지의 길로 가는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스트롱 소사이어티 국가만들기 모델도 있다고 했다.

“사람은 정치적 동물이라서 어떤 마을이든 어떤 정책을 만들지 도처에서 사람들이 말을 해야 한다. 스웨덴은 책 동아리에서 정책이 나오고, 독일은 나찌이후 시민사회의 토론을 활성화 시키고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정치교육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사회는 정치는 정치가들만 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시민들은 정치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본다. 마을만들기의 방향은 결국 철학이 잡아주기 때문에 어떤 모델로 갈지에 대해 결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한국사회부터 이해해야 하며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재정상태나 자신의 소득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라고 유범상 교수는 말하며 여러 국가모델들을 제시했다.

4번의 집은 신자유주의를 지향하는 모델로 개인이 모든 것들을 책임지고 가는 구조로, 국가는 기회를 균등하게 하며 모든 결정의 핵심은 경쟁시장이라는 것이다. 이념이나 철학은 신자유주의이며 기본적인 힘은 시장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되며 합리적 개인의 결정으로 사회구조적인 문제보다는 시장에서 알아서 조정하고 경쟁시장을 전제로 관계가 맺어지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묻는다. 따라서 불평등한 구조를 개인이 노력해서 창조성과 열정을 발휘해서 도전을 갖게 하는 구조이며 잔여적 복지를 통해서 가기 때문에 이 집은 <연민의 집>이라 부른다고 했다.

고전적 자유주의자 하이에크나 프리드만의 철학을 받아들인 미국은 자유로운 개인들이 책임지며 빈곤의 책임도 개인에게 있기 때문에 복지적인 마인드에서는 소극적으로 행동하고, 퀴클롭스 외눈박이 괴물에게 오히려 적응하라고 하는 시스템이 바로 자유주의 체제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4번 모델에서는 마을은 국가에 문제제기를 안하고, 시장에 묻지도 않고 마을사람들끼리 모여서 자기들끼리 알아서 마을만들기를 한다고 했다. 영국의 경우, 캐머런의 빅소사이어티의 이론이 국가가 아니라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오히려 이렇게 하다보니 복지혜택도 축소되고, 국민들 반감을 사서 탈 정치적으로 갈 우려도 있어서 지원기구와 시스템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3번의 집은 4번의 집을 보완해주는 시스템으로 성평등의 다양한 가족과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여 사회가 오히려 개인에게 맞추는 모델이다. 시장의 지배력을 사회로 옮기는 효과가 있고, 부자증세를 통해 소득을 이전할 수 있고, 사회적 민주적 타협과 합의를 거쳐야 갈 수 있는 사회적민주주의 시스템이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노동시장 정책을 나서서 개입하고 노동권과 임금보장을 해주는 시스템을 <국민의 집>이라 부른다. 4번의 자유주의 집에서 해결 못하는 불평등, 빈곤, 독점, 공황, 전쟁을 자본주의 집에서 길을 찾되 연대성을 강화하여 갈등과 투쟁을 줄이고, 자본주의를 수정하며 보편적 복지의 기둥을 세우고, 의료, 교육, 주거, 소득 등에 복지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성평등과 직장 내 평등까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 집은 스트롱소사이어티 모델로 국가가 마을이 튼튼하게 만들게 하기 위해 울타리 역할을 하도록 기본소득이 보장되고 최저임금도 보장되며, 가족임금까지 받을 수 있는 스핀햄랜드법처럼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가족 수에 따라 연동적 비율로 보충해주는 서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이다.

그리고 준비한 영상, ‘국민의 집’을 보여주며 스웨덴의 총리인 타게 엘란데르가 23년 동안 목요클럽을 통해 대화로 스웨덴 시민들과 정치적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타게 엘란데르도 놀랍지만 스웨덴 시민들의 공동체 참여에 더욱 놀랍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모델인 <가족의 집>을 보여주며 반공,발전,유교,신자유주의가 결합된 모델이며 모든 책임을 가장에게 묻기 때문에 더욱 힘들며 가장이 약해지면 엄마가 책임져야 하는 모델이라서 마을만들기를 할 때 빅 소사이어티로 갈지, 스트롱 소사이어티로 갈지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고 했다.

철학있는 마을만들기로 가야

마을활동에 참여한 사람과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주민들의 갈등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런 문제를 어떤 관점으로 가져갈 것이냐 질문하며 국가만들기를 통해 마을만들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범상 교수는

“외눈박이 퀴클롭스와 프루크루스테스의 침대에서 보듯이 체념이나 무지가 불행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늘 자각하고 낙관하며 어떻게 할 것인지 대응을 넘어 대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에서 볼 수 있듯이 300번의 사소한 징후와 29번의 작은 사고 뒤에 1번의 대형 사고가 난다고 했는데 우리는 매번 세월호 같은 대형사건에 싸우기보다는 300번의 작은 일에서부터 막으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이념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국가만들기 없는 마을만들기, 철학없는 마을만들기가 문제이다. 마을만들기는 시민들이 모여서 시민들의 일상과 삶을 통해 희망과 열망을 상상해 가는 것이기에 더욱 의미있는 광장을 만들기를 기대한다.”라며 5강을 마무리했다.

      

    

이번 제5기 주민자치인문대학 1강부터 5강까지 참여한 모든 교육참여자들과 마지막까지 열강을 해주신 유범상 교수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교육참여자들의 자발적인 학습소모임을 통해 지속으로 시민의식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며 곧이어 주민자치인문대학 제6기도 9월쯤에 개강을 할 계획이니 인천시민들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위 내용은 유범상 교수의 5강 강의를 정리한 글입니다.>

글 내용정리 : 교육지원 한오봉

사진 : 홍보지원 양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