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교산리, 사회적기업 ‘콩세알’을 찾아서 (인천in)

  • ‘콩세알’을 심는 농부의 따스한 마음처럼
  • 강화 교산리, 사회적기업 ‘콩세알’을 찾아서
  • 14-02-10 11:11ㅣ 김영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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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조상들은 콩을 심을 때 세 알을 한꺼번에 심었다.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은 심는 이가 먹고, 또 한 알은 이웃이 먹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농부의 따스한 마음처럼 콩 세 알의 가치를 실현하는 곳이 있다. ‘콩세알.’ 강화 최북단지역 민통선 안에 농촌형 사회적기업이다. ‘콩세알’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씨앗을 심는 농부의 마음에서 시작된 기업이다. 강화읍 일벗교회 담임목사이기도 한 서정훈(49) 대표에게 콩세알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콩세알은 주로 강화지역에서 나는 농작물로 두부류, 장류 등을 만들어 팔고,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수확물을 대신 판매해주거나 적극적으로 수매한다. 또 일손이 필요할 때는 지역 주민들에게 일당을 주며 함께하고 있다. ‘생명, 순환, 나눔’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농촌 지역에서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있다.

    서 대표는 2000년도에 귀향을 했다. 그 당시 감리교회 농도생활협동조합에서 일하다가, 부친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언젠가 농촌에 와야겠다는 계획이 당겨졌다. 현재 13년째 강화살이를 하고 있다. 서 대표 부친이 돼지 축사를 짓고 과수원을 하던 곳에서 콩세알의 터를 닦은 셈이다. 서 대표는 “강화지역에서 친환경으로 농사짓는 분들과 농사를 지으면서 몇 년 지내다보니, 농사만 지어서는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2004년도에 농사도 같이 짓고, 가공도 하고 판매도 하자는 생각으로 세 명이 의기투합해 생산공동체를 꾸리게 됐다. ‘함께 일하는 벗’이라는 뜻으로 ‘일벗’이라고 이름을 짓고, 돼지 축사였던 곳에 직접 벽돌을 쌓고 공장을 지었다. 2005년에 공장이 완공되고, 생산공동체가 5명으로 늘면서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땅을 빌려서 콩 농사도 지었다. 처음에는 강화지역에 있는 시장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배달하는 식으로 작게 시작했다. 가마솥을 걸고 즉석두부 만드는 기계로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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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대표 뒤로 보이는 건물은 과수원이던 곳에 지은 공장이다.

     
    소포제, 유화제, 보존제를 쓰지 않고 전통방식으로 두부를 만든다는 입소문은 퍼져나갔고,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생산공동체 두부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때부터 짬짬이 만들던 두부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됐다. 일손도 달렸다. 그때 초지 쪽에서 마리교육생협을 꾸려나가던 이일희씨가 지병으로 세상을 등지는 바람에, 그 사업을 일벗 사업으로 끌어안게 됐다. 그때까지 일벗은 사회적기업, 사회적 일자리하고는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꾸려가다가 사업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2007년도께, 정부에서 주도하는 사회적기업이 생기면서 농촌지역의 취약계층을 우선 고용하고, 농촌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걸 인정받아서 2008년도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지역의 농민들이 참여하게 되면서 친환경 작목반이 결성되고, 분화되고, 확대되면서 50명이 일하는 친환경 작목회로 성장하게 됐다. 서 대표는 그 당시 작목회 총무를 맡으면서 콩세알에서 친환경 농업을 지원하고 공동작업, 공동구매, 공동수매, 공동판매 등 실무적으로 인증업무, 교육 업무를 지원하게 됐다. 이전에 비해 일이 확대되었지만, 그전까지 지역에 친환경 농업을 지원하고 확대할 수 있는 지역사업을 하고 있었던 터라 크게 혼란은 없었다. 강화도 아동지역센터에 농사지어서 만든 두부를 지원해 주는 등 사회적기업의 틀을 마련해나갔다. 아울러 일손이 필요할 때는 지역에 있는 어려운 분들을 먼저 고용하고, 그밖에 농촌지역 문제나 일자리 문제, 농업 문제랑 연계해서 사업기반을 꾸려가는 농촌형 사회적기업으로 커나가기 시작했다.

    콩세알이 주력하는 상품은 전통방식의 가마솥으로 끓여 만든 국산콩 두부다. 화학첨가제를 전혀 쓰지 않고 천연간수만을 써서 두부를 응고시킨다. 콩세알에서 만드는 두부 가공식품 종류에는 콩세알 두부, 무농약콩두부, 몽글이순두부, 콩국물, 콩비지, 강화속노랑고구마묵이 있다. 발효식품은 2년 이상 숙성된 전통장류인 된장, 간장, 고추장, 효소가 있으며, 모두 맛이 좋은 걸로 정평이 나 있다. 겨울에는 사람들이 메밀묵을 많이 찾기 때문에 3월부터 속노랑고구마를 이용해 묵을 만들어 판다. 지역 속에서 재배한 고구마를 전량 수매해서 가공하기 때문에 지역민에게 농가소득에 직접 기여하게 한다. 연간 50톤 이상 지역고구마를 수매해서 제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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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대표가 직접 만든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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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세알은 일손이 필요할 때마다 지역 주민들을 쓰고 공동작업을 같이 한다. 또한 틈나는 대로 두부 등을 갖다주기도 한다. 콩세알은 지역에서 친환경 농업 지역센터 역할을 하면서 봉사도 잘하고 지역과 밀착해서 좋은 일을 많이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지역에 녹아들어 지역 주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인 것이다. 서 대표는 “친환경 농가가 50가구가 있다. 우렁이를 공동 구매하고, 나눠주고, 볍씨를 열탕살균기로 공동살균하고, 그밖에 함께하는 일이 많다”면서 “가을이 되면 고구마, 콩 등을 수매한다. 주민들이 직접 팔지 못하는 수확물은 판매를 대신해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다. 농번기에는 일손이 부족하니까 동네 아줌마들을 모신다. 장 담그기, 메주 만들기 등 일할 때마다 일당을 받고 일하니까 마을 사람들이 고마워한다. 감자나 고구마나 수량이 적은 걸 어쩌지 못하는데, 그런 걸 우리가 받아준다. 고구마는 적극적으로 수매한다. 콩도 다 받아준다”고 밝혔다.

    마을 사람들은 콩세알이 좋은 일을 많이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마을 주민과 관계가 좋다. 콩세알이 지향하는 일도 농촌에서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다. 또 젊은 직원이 이주하면서 농촌이 젊어진다. 콩세알을 기반으로 귀농한 분들이 열 가구가 좀 넘는다.

    공장을 둘러보니 콩세알이라는 이름이 더 와닿는다. 콩으로 만든 두부류, 유부 등이 위생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유기농이니 더 맛있고 고소하게 느껴진다. 서 대표는 “두부를 처음 만들면서 콩세알이라는 이름을 정했다. 콩세알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연과 나누고, 공생하고, 이웃과 나누고… 콩을 주로 가공하니까 농촌에서 일하는 우리한테 걸맞은 이름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자연과 공생에 걸맞다고 순환, 생명, 나눔을 함축한 콩세알로 정하게 됐다. 처음에는 제품 이름이 콩세알이었다가 나중에는 아예 사회적기업 인증 받을 때 콩세알로 했다. 알콩달콩 이웃과 어울려 살아간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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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부를 만드는 두부는 일반 두부와 다르게 만들고, 그렇게 만든 두부는 자동으로 유부가 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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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세알’에서 방금 전 뜨끈뜨끈하게 만들어진 식품들.

     

     
    세알은 이제 거의 자립 단계에 있다. 서 대표는 진정한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날 거라고 힘있게 말했다. “그동안 자립하느라 힘들었는데, 거의 자립이 됐다. 일자리도 확대되고 있고, 생산공동체에서 사회적기업으로 갔으니까 진정한 사회적기업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노동을 비롯해 그밖의 것들로부터 소외되고 그늘진 사람들에게 소망이 되고 빛이 돼야 한다. 노동의 가치나 소중함은 중요하다. 일할 수 있는 것도 축복이니까 누구든 일에서 소외되지 않고, 어떤 상황이든, 어떤 장애가 있든 자기가 스스로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돼야 한다.”

    콩세알에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공동체가 되길 소망한다. 현재 서 대표를 비롯한 콩세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함께 사는 마을을 구상하고 있다. 공동체마을에서 함께 살면서 그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들을 함께 꿈꾸고 나누는 곳이 되길 꿈꾸고 있다. 이들이 꿈꾸는 소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다. 서 대표는 앞으로 해나갈 일에 대해 힘있는 어조로 말했다. “부지도 함께 마련하고, 집도 함께 짓고, 농사도 여기서 지으면서 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독립적으로 혼자 할 수 있으면 그럴 수 있도록 돕고, 가난한 사람도 내려와서 기금 등을 통해서 함께 집을 짓고 살 수 있게 만들 생각이다. 노후에 어울려 같이 살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다.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자립적이면서도, 서로 상호의존적인 마을공동체는 생각만 해도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