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통한 인천문화예술 활성화] 공유의 개념이 문화,생태,지역공동체,공간으로

공유의 개념이 문화·생태·지역공동체·공간으로[공동기획취재 – 공유경제로 인천의 문화예술 활성화] 3. 해외사례 – 독일(상)
독일의 ‘우파 파브릭’ 그리고 ‘베타하우스’와 ‘퀸스트러하우스 베타니엔’

장호영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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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호] 승인 2013.09.05  12: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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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훨씬 앞서 공유경제와 공유문화의 바람이 불었던 유럽을 7월 29일부터 8월 6일까지 방문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한 ‘공유경제, 문화예술을 바탕으로 바라보다’라는 공동기획취재의 해외 취재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의 여러 기관과 단체를 방문하며 앞서가는 공유경제와 공유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오래 전부터 공유의 개념이 자리 잡은 독일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는 물론 그 여파가 문화예술분야에도 미치고 있었다. 또한 공간ㆍ정보ㆍ지식ㆍ경험들을 예술인뿐 아니라 일반인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며 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독일 취재를 두 차례 나눠 싣는다.<편집자주>

문화·생태·지역공동체 공존
베를린 남부지역의 ‘우파 파브릭’

   
▲ 우파 파브릭의 관리책임자인 림베르너 비아르탈라씨가 지도와 함께 우파 파브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파 파브릭(Ufa Fabrik)은 독일 베를린 도심의 남부지역에 위치해있다. 주택가 한가운데 1만 8000㎡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우파 파브릭은 예술가들의 거주 공간ㆍ공연장ㆍ연습실ㆍ유기농제과점ㆍ게스트하우스ㆍ대안학교 등 다양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우파 파브릭이 차지하고 있는 이 공간은 원래 1917년부터 제2차세계대전까지 독일 영화의 본산지 역할을 했던 ‘우파’ 영화제작소였다. 과거 나치 선전 영화가 제작되던 이 공간은 베를린 장벽이 만들어지면서 서베를린의 촬영소와 동베릴린의 필름 현상소가 나뉘어, 작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이후 수십 년 동안 폐허로 유지되다 서베를린의 촬영소에 젊은 예술가 집단이 모여 작업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1978년 3개월 동안 생활공동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1979년 100명의 예술과 집단과 함께 현재의 ‘우파 파브릭’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우파 파브릭은 문화ㆍ생태ㆍ지역생활공동체를 핵심 가치로 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기농제과점, 게스트하우스, 유아보육과 노인돌보기 사업 등을 진행하며 200여명의 고용창출을 이뤄내는 지역 기반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현재의 건물과 부지를 베를린 주정부로부터 66년간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 계약을 맺어 사용하고 있으며, 베를린 주정부와 유럽연합에서 전체 예산의 약 60%를 지원하고 있다.

우파 파브릭은 건물 지붕 위 녹지사업, 태양광발전, 빗물저수조 설치(화장실 용수로 활용) 등의 사업을 진행하며 생태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국제문화센터ㆍ공연장 등 문화ㆍ예술 공간을 운영하며 1년 내내 축제와 공연ㆍ전시 행사를 수시로 열고 있다. 국제문화센터에서는 한국뿐 아니라 제3세계 국가를 중심으로 한 국제교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빈 공간은 예술가들의 연습실로 빌려주기도 하며, 도심지역 어린이를 위한 체험형 농장도 운영하고, 체육관에선 청소년들을 위한 동양무술수업도 진행한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행사와 체험 워크숍, 산모나 유아보육 프로그램, 독거노인 돌봄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등, 지역 생활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정규과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어린이 대안학교도 운영 중이다.

   
▲ 우파 파브릭 실내 공연장에서 퍼포먼스팀 ‘크래잉’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지원되는 공적자금(예산의 약 60%) 이외에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수익사업도 벌이고 있다. 직접 빵을 구워 판매하는 유기농제과점과 오가닉 채소를 판매하는 식품점, 언제든지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은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파 파브릭에서 열리는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연습 중이던 퍼포먼스팀 ‘크래잉’의 대표 막스 밀리안 람백씨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연습 장소를 제공해주고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좋다. 무대에 오르면 여러 나라에서 초청을 받을 수도 있고, 스폰서도 찾을 수 있다”며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경험을 축적하게 해주는 우파파브릭은 창조적 장소이자 예술인을 후원해주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다섯 살 딸과 우파 파브릭을 찾은 베티나 두하스씨는 “아이들 교육에 좋은 효과를 미치는 프로그램이 많아 이곳을 자주 찾는다”며 “정규 학교 과정에서도 이곳 프로그램을 소개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에서 목가공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습득하면 직접 가구를 디자인할 수 있고, 자연물을 만지는 작업이라 아이들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우파 파브릭의 관리책임자인 림베르너 비아르탈라씨는 “우파 파브릭은 한마디로 모든 사람들을 위해 열려있는 공간”이라며 “어린이, 노인, 가족을 위한 셀 수 없이 많은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고,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공간을 공유하는 ‘베타하우스’와 ‘퀸스트러하우스 베타니엔’

   
▲ 베타하우스에서 주로 워크샵이 열리는 오픈 디자인 시티의 모습.

베타하우스(Betahaus)와 퀸스트러하우스 베타니엔(Kűnstlerhaus Bethanien)은 독일의 공간 공유에 대한 공유문화를 볼 수 있는 기관이다. 베타하우스가 사무공간을 공유하는 경제적 관점의 기관이라면, 베타니엔은 전 세계의 시각 예술인을 대상으로 창작공간을 빌려주는 예술적 관점이 더 부각된 기관이다.

베타하우스는 창조력을 위한 협력 공간(coworking space)을 추구하며 2009년 설립됐다. 7월 30일 방문한 이곳에는 청년 250명 정도가 입주해있었다. 사무실 내 책상 하나가 사업체(일터)라고 볼 수 있다. 사무공간을 공유한다는 실험성에도 불구, 프리랜서ㆍ예술가ㆍ개인사업자ㆍIT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은 바르셀로나ㆍ소피아ㆍ함부르크 등에도 베타하우스가 생겨고, 파리ㆍ빈ㆍ코펜하겐 등지에는 함께 협력하는 공동체가 구성돼있다. 베타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는 청년들은 팀당 사무실과 책상 사용료로 한 달에 약 250유로를 내고 있다. 베타하우스는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청년들의 사무실 사용료와 1층에 운영 중인 카페, 오픈 디자인 시티에서 진행하는 워크숍 등의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베타하우스가 처음 시작할 때는 수익이 많지 않았지만, 지난 5년 동안 매출이 매해 두 배씩 늘어나 지금은 어느 정도 수익을 유지한다. 대부분의 수익은 건물을 수리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베타하우스 창시자 중 한 사람인 막스 밀리언씨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청년 예술가 등이 저렴한 비용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능력이 있고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청년들을 회사에 연결시켜주기 위해 베타하우스를 창시하게 됐다”며 “창조력을 위한 협력 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의 개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전 세계에 불고 있는 공유의 바람을 타고 벤치마킹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베타하우스를 이용 중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레미씨는 “7개월 전 입주했다. 다른 시내 사무실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이곳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워크숍을 듣는 등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좋다”며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도 사귈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퀸스트러하우스 베타니엔의 모습.

8월 1일 방문한 퀸스트러하우스 베타니엔은 19세기 중반 프레드릭 윌리엄 4세가 지은 병원건물을 시각 예술가들의 레지던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곳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베를린 정부에서 건물을 허물려고 했으나, 예술가들의 반대로 1974년부터 공식적인 작업실로 인정받게 됐다. 이후 이 공간은 공간 재생으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2년 전 도심 내 새로운 건물로 이전해 현재는 재생보다 전 세계 젊은 예술가들이 선호하는 임대 스튜디오로 각광받고 있다.

퀸스트러하우스는 예술가의 집이라는 뜻으로 베타니엔 건물 내에는 회화ㆍ판화ㆍ인쇄ㆍ사진ㆍ영화 등 모든 시각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 있으며, 그 외 공간은 갤러리ㆍ프로젝트 공간ㆍ음악학교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베타니엔은 국제적인 작가를 베를린으로 모으는 것을 목표로 매해 활동작가를 엄선해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큐레이터를 양성해 작가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장학금을 지원받는 예술학생들에게 작업실(아뜰리에ㆍ총28개)을 내주고 있는데, 현재 25명이 체류 중이다.

20년 동안 홍보전문가로 일해 온 크리스티나 지케르트씨는 “예술가의 인적ㆍ물적 교류, 정보 교환이 가능하고, 예술가들이 경험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작가들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교량역할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한 2013년 1차 공동기획취재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