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인문학>영상으로 만드는 마을 미디어

 

 

 

 

아이패드로 쉽고 재미있는 방송놀이를

 

류이 (미디어교육연구소 이사장)

 

 

마을 미디어는 신문보다 영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데요. 왜 그런가요?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닌가요?

  네, 저는 신문보다는 영상을 만드시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상도 만들고 신문도 만들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일반적으로 영상제작을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많지요. 그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영상이 TV처럼 거대 장비산업이었던 게 바로 엊그제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스마트폰 스마트패드로 영상을 바로 찍고 잘라붙여서 올릴 수 있는 시대니까 쉽고 재미있는 놀이라고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젊은 세대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갖고 잘 놀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에는 젊은 세대가 별로 없다구요? 네. 옆 마을의 젊은이들을 불러다가 배우셔도 쉽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미디어무브의 대전환기입니다. 근대에는 매스컴이 여론을 움직였지요. 글쓰기가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하던 활자매체가 중심이었습니다. 그래서 40대 이상 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한글을 깨치고 평생 동안 글쓰기를 배우고 익힙니다. 그래도 글쓰기는 어렵습니다. 대학 졸업자 가운데서 글쓰기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20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은 영상으로 표현되는 말이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움직이는 전자매체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표현을 영상으로 찍어서 전자매체에 올리면 전 세계에서 바로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누구나 쉽게 촬영하고 편집해서 바로 올릴 수 있는 영상시대입니다.

 

  언덕배기가 가팔라서 늘 불만이 있던 옆집 아주머니가 하고 싶은 말을 참고 계시다가, 하필 오늘 비오는 날 미끄러져서 허리가 아프십니다. 아주머니는 언덕배기 옆에 붙잡고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싶은데요. 아주머니께 글을 써서 신문에 내라고 하면 어떨까요? 글을 쓸 줄 아는 소수의 아주머니는 가능하겠지만 대부분 글이 짧은 아주머니들에게는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냥 포기하고 말겠지요. 스마트폰으로 할머니가 하시는 말을 영상으로 그대로 찍어서 전달하는 것이 정말 쉬운 일입니다. 물론 기자가 할머니를 대신해서 그 내용으로 기사를 써서 전달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아무래도 직접 말하는 것을 듣는 것보다는 효과가 약하겠지요?

 

  제가 시민방송 RTV에서 시민단체 간부들을 대상으로 영상뉴스 제작을 가르치는 인디저널리스트학교를 만들어서 운영을 했는데요. 2005년까지 150여 명을 배출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대체적으로 글쓰는 훈련이 되어있는 지식인들이 글쓰기보다 영상제작을 더 어려워했습니다. 글쓰는 훈련이 잘 안되어 있는 민중들에게는 당연히 글쓰기 보다 말하기가 더 쉬운 일이었지요. 지금은 민중들이 직접 말하는 시대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미디어는 영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마을마다 두레tv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덧붙여 둡니다. 민중들은 글쓰기를 못한다거나 글쓰기가 필요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문이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때에 따라서는 신문이 더 좋을 수도 있고 꼭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요.)

 

 

2012년부터 아이패드로 영상을 만드는 미디어 활동가 교육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6mm 카메라가 아니라 아이패드로도 뉴스를 만들 수 있나요? 그것이 어떤 효과가 있나요?

  2012년 초에 인천 남구에서 미디어 활동가 교육을 시작할 때 촬영 및 편집 장비가 문제였습니다. 그 당시에 미디어센터에서는 주로 6mm 카메라로 촬영을 배우고 편집은 PC용 프리미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거든요. 프리미어를 배우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PC가 수십 대 설치된 전산실이 있어야 했거든요. 다들 그것이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아이패드로 배우고 아이패드로 만드는 영상뉴스를 생각했어요. 언제 어디서든 배우고 만들고 바로 올릴 수 있는 영상혁명이 시작되는 시기였으니까요. 사실 저는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를 두고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사실 제 마음은 스마트폰으로 가 있었지요.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가기에는 무언가 해결하기 어려운 점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배우실 분들이 다들 50대 60대였으니까요. 영상편집도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조그만 화면에서 영상을 자르려고 작은 단추를 딸깍 눌러야 하는데… 사실 잘 눌러지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로 과감히 결정했던 것이지요.

 

  “아이패드는 안 됩니다.” “왜요?” “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아이패드를 가르칠 사람도 없고, 기기도 없습니다.” “아이패드를 24, 5개 정도 사서 교육하면 되지 않을까요?” “구매가 쉽지 않은데요?” “강사 교육은 제가 하겠습니다.” “왜 꼭 아이패드로 해야 하나요? 미디어센터에 6mm 카메라 장비도 있고, PC 편집 교육실도 있는데요.” “주민들이 따라오기 어렵습니다.” “왜 꼭 아이패드로 해야 하나요? 갤럭시 탭도 있고…”

 

  네, 우여곡절 끝에 아이패드로 결정되었습니다. 그 후 500명의 주민들이 아이패드로 미디어 활동가 교육을 받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영상을 배우기 위해서 6mm 카메라나 PC 교육실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패드가 있으면 더 좋구요. 아이패드가 좋은 이유는요.

 

  첫 번째는 SNS로 마을 미디어 두레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첫 시간에는 무조건 페이스북 프로필을 만들고 친구 맺기부터 시작합니다. 마을살이를 함께하는 분들끼리 자주 모여야 하는데요, 다들 바쁘시죠? 바쁘지 않으면 현대인이 아닌 것처럼, 도시인이 아닌 것처럼 우리 모두 바쁩니다. 그래서 모두들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1주일에 한 번이라도 쪼개서 내는 그 시간도 맞추기 어려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시죠? 그래서 온라인으로 자주 혹은 늘 만나는 생활나눔과 두레활동이 소중합니다.

 

  두 번째로는 요즘 아이패드나 스마트폰 영상 자체가 고화질 HD 급입니다. 그래서 몇 년 전 방송용으로 많이 쓰던 왠만한 ENG 카메라나 6mm 카메라보다 더 고화질입니다. (물론 ENG나 6mm 카메라도 계속 발전해서 HD를 넘어서고 있습니다만.)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방송용으로 모자랄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꼭 HD 캠코더나 전문적인 촬영 장비로 찍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왜 갤럭시 탭을 쓰지 않고 아이패드를 쓰냐고요? 아이패드에 깔아주는 iMovie 편집 소프트웨어가 가장 간단하고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갤럭시 탭에는 쉽고 재미있게 쓸 수 있는 편집 프로그램이 없거든요. 아이패드에는 영상편집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앱이 있습니다. 특히 '예고편 만들기' 기능이 있어서 쉽고도 재미있게 편집해서 바로 올릴 수 있거든요. 처음에는 놀이처럼 그렇게 영상을 찍고 잘라붙이고 바로 올려서 친구들과 놀아야 하거든요.

 

  자, 여러분도 바로 방송놀이를 기획해 보시지요. 

(아이패드가 없으면요? 이제는 스마트폰으로도 바로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