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이웃과 함께 만들고, 함께 나누는 만부 마을학교

 작년 4월, 인천시의 <원도심 활성화 선도사업>으로 선정된 만부구역에는 현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이 진행 중인데요. 환경개선과 공동체의식은 따로 분리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동체의식을 만들기 위한 교육이 함께 진행되어 왔습니다.
 지난 4, 5월에는 ‘찾아가는 마을컨설팅’을 통해 마을공동체는 왜 필요하며, 지역 여건에 맞는 마을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컨설팅이 이루어졌고, 그 연장선에서 8월부터는 2014 인천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통해 <마을학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의 주 내용은 ‘기반시설 신설/정비’, ‘주민공동이용시설/안전시설물 설치’인데요. 사업을 위한 실시계획 안에 <지역 특성에 따른 기초조사>나 <주민 의견수렴과정>이 담겨 있지 않아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업계획서 안에 마을의 스토리도 없고, 운영 및 유지/관리에 관한 고민도 들어있지 않았던 것이죠. 이로 인해 주민들은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마을의 이슈를 발굴하고, 직접 문제를 진단하고 도출하여 개선하려는데 뜻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정든 이웃과 함께 만들고, 함께 나누는 만부 마을학교>의 첫 번째 시간! 주민 10여 분과 함께 마을 한가운데 있는 정자에서 진행했습니다. 강사로 윤전우((주)두꺼비하우징) 본부장님, 그리고 두꺼비하우징에서 직원 분들이 함께 와 주셨습니다.
 강사님은 “무엇을 할 것인가? 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마을을 어떻게 만들겠다 라는 ‘지향’을 주민들이 함께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하셨습니다. 마을을 변화시키는 일은 단기적인 사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함께 ‘모두가 원하는 마을의 모습’을 그려 나가는 방식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주민 간 공감대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더 이상 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재산이 증식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지를 여러 사람이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인근 아파트와 비교해도 손색없이 잘 살 수 있는 동네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민이 함께 이러한 공감대를 만들지 않으면 사업 이후 생겨나는 자산가치에 의해 분열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럼 또다시 공동화 현상이 반복되겠지요.”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무엇을 하면 좋겠냐는 질문에 강사님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도록 제안하셨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이 만나서 회의만 하는 거에요.(웃음) 저와도 활동적인 형태로 만났으면 해요. 동네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모르겠으면 동네 청소를 해도 좋습니다. 또는 빈집을 개방해서 공용공간으로 쓸 수 있도록 정비하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세요.”
 강사님은 “초기 단계에서 주민의 힘만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어렵다”며 공사가 진행되면 인부들이 밖에 나가서 식사하지 않아도 되도록 협의회에서 식당을 지정해서 함께 준비하는 식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사례를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나온 수익금으로 동네의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는 거예요. 마을의 일을 마을 안에서 해결하는 방식이죠. 또 주변 기관에 요청해서 일주일에 몇 번은 식사하러 오도록 하면 공신력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소소하게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행정과 함께 일하는 것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동네를 보니까 공원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주변에 나무가 많아서 빛을 가리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끼가 많이 끼게 되는데, 어르신들이 미끄러지실 위험이 있어요. 이런 건 공공근로를 요청해서 볕이 들도록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 하니 행정에서 도와 달라’ 는 식으로 요구해야 합니다. 주민이 왜 원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명분을 만들어 주면 행정도 도울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되, 기준을 만들어서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외의 사례들 
 그밖에 사례에 대해서 좀 더 말씀해 주셨습니다. “늦은 시간 공원에서 소음이 나는 것이 문제라면 주민 순찰대를 조직해 보세요. 복장을 갖춰서 정식으로 하게 되면 순찰자 안전도 지킬 수 있고, 시정 효과도 더 좋습니다. 주민 순찰로 겨울에 홀로 쓰러져 있던 어르신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고, 아이들이 공터에서 불장난을 하다가 낸 화재를 해결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성과가 쌓이면 신고가 안 들어오니 지구대에서 먼저 궁금해서 찾아옵니다. 지원해줄 수 있는 곳에서 무엇을 도우면 좋겠는지 먼저 물어보기도 하고요. 심지어 방송국에서 취재요청을 먼저 하기도 합니다.”
 “그럼 늦은 시간 공원에서 소음을 만들어 내던 청소년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앗, 청소년이 쉴 곳이 없다는 문제의식에 닿게 되었네요. 운동시설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어렵지 않습니다. 골대 하나만 만들어 두어도 됩니다. 더해서 주민 운동시설로 만들면 어떨까요? 만약 어르신을 위한 운동시설이라고 하면 보건소에서 설계한 전용 운동기구가 있어요. 같은 시설을 만들어도 똑같은 것을 가져다 놓는 것이 아니라, 동네에 맞게 고민해서 적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만들면 옆집에서 새롭게 소음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럼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지 다시금 고민해야 합니다.”
 “마을 한복판에 있는 큰 교회가 정체성과 무관함에도 상징물처럼 되어 버린 게 고민이면, 건물은 아니더라도 건물 외의 공간을 함께 쓸 수 있도록 협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훗날 협의체가 꾸려지고 대표가 생기면 교회 책임자와 만나서 ‘마을 전체의 일이니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면 됩니다.” 강사님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은 ‘재밌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진입로가 경사져서 불편한데, 간간히 겨울에 눈썰매를 탄다고 하면, 정말 한 철 눈썰매장을 만드는 상상을 해보면 어때요? 그게 뭐야? 싶을 수도 있지만 함께 상상해보는 겁니다. 함께 준비하다 보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10년 앞을 내다볼 것
 강사님은 마을 일을 자기 집 일처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동네에 갑자기 큰돈이 들어오면, 그냥 쉽게 쉽게 사용하시곤 해요. 그런데 자기가 창업을 한다고 예를 들면, 고심하고, 또 고심하잖아요. 훨씬 적은 돈을 쓰면서도 말이에요. 1억 쓸때 펑펑쓰지 않으시죠?(웃음) 단열, 냉방 같은 시스템을 덜컥 지어 놓으면 이후에 유지는 마을이 부담해야 합니다. 우리집 일이라 생각하면 철저하게 할 일. 마을 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주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는 사업은 단순 시설개선 이상으로 잘 나올 수가 없습니다.”
 “또, 공사를 아무리 잘 해도 도로 같은 경우 1년이 지나면 어느 한 부분이 패이게 마련이에요. 한번 공사로 완벽해지는 것은 없습니다. 과정에서 보완해 나가며 완결시켜 나가는 것이죠. 그 때마다 주민들이 직접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을 만들기를 시작한 이상, 이 지난한 과정들을 겪을 최소한의 시간, 못해도 3년에서 5년이 걸릴 것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필요한 것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고향을 만들어준다는 생각으로, 젊은 세대를 포함해 전 세대를 위한 일들을 고민하며, 저 멀리, 10년 앞을 내다본다 생각하고 계획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