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인문학> 매일매일 소박한 음악회

 

 

 

매일매일 음악회가 열린다.

임정아 (우리동네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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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4명과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 펍 0.4km>에는 기타가 한 대 있다.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 한 명이 가져다 둔 것인데,
어느 날 혼자 놀러온 손님이 기타에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연주해도 되는지 묻고는 기타를 친다.
이 손님의 이름은 효다. 효와 함께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다가 음악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한 달 전 일이다.

 

어느 날 어떤 남자가 기타를 잡는다. 천장이 높은 펍에 이 사람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름다운 목소리다. 펍에서 음악회를 하는데 같이 하자고 했다. 선뜻 제안을 받아들인다.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외국인인 이 사람의 한국 이름은 현수다.

 

다른 동네 친구가 놀러와서 펍의 기타를 잡는다.
자기가 만든 노래를 즐겨 부르는 친구다. 이 친구의 이름은 영민이다.
영민이가 노래를 부르니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친다.
영민이는 이날 4시간동안 쉬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 그리곤 펍에 어울리는 노래를 만들어 주었다.
영민이에게 펍에서 음악회를 하는데 같이 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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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가 되면 음악회가 제법 준비된 느낌이다 싶어 사람들에게 홍보를 시작했다.
우리는 SNS보단 펍에 오는 동네 사람들과 얼굴을 보며 음악회 소식을 전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한 여자 손님에게 음악회에 오라고 제안을 했다.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 분이다. 그러니 본인도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함께 하고 싶다고 한다. 이 사람은 혜림이다. 혜림님에게 음악회 취지를 설명하니 예쁜 포스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다음 날 혜림씨는 손수 그린 포스터를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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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늦은 시간까지 펍에서 노래 연습을 했다.
앉아 있던 손님 중 한 명이 노래 연습에 관심을 보인다. 알고 보니 음악을 하시는 분이란다.
그리곤 우리에게 화음을 넣는 법, 노래를 부르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 있던 분은 왜 노래 연습을 하냐고 묻는다.
음악회를 하려고 준비 중이라 하니 자신도 그 날 오겠다 하신다.
어느덧 16평의 작은 공간 안에는 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알려주고,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앉아 있게 되었다.

 

 

각자 다른 일을 하던 친구 4명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위해 선택한 건 동네 맥주집이었다. 우리는 <커뮤니티펍 0.4km>가 ‘퇴근길을 즐겁게 하는 곳’, ‘사람이 보이는 곳’, ‘동네가 좋아지는 곳’, 혼자 사는 청년이 “심심한데 뭔 일 없나?” 하며 올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이런 공간을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은 3년 전 귀촌귀농을 준비를 위해 6명의 친구들과 모여 살면서부터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나누던 중 우리가 시골에서 살고 싶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이웃들과 친하게 지내며 사이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삶’을 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렇다면 지금 살고 있는 이곳에서부터 시작하자”고 마음먹게 되었고, 그 작은 실험 공간으로 만들어진 것이 <커뮤니티 펍 0.4km>다.

아직 음악회가 시작되기도 전인데 펍에서는 이미 매일매일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사람, 이야기, 각자의 관심이 만나면 또 어떤 이야기가 생겨날까? 벌써부터 다음 음악회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