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교육공동체

 

 

 

<나눔이 있는 교육협동조합> 임병조 이사장 인터뷰

 

 

전인적 교육의 장이 되는

마을 교육공동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교육이 참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많이 쌓기 위해서, 또는 사회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가 아닌, 사람이 교육을 토대로 자기 삶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그렇다. 학습자는 배움의 과정에서 자기 생각과 가치관을 조형하고, 자기 삶을 성찰하며 변화시켜 나간다.

하지만 현행 학교 교육에서 학생들 스스로 자기 삶을 고민하고/주체적인 선택을 기대하기란 요원한 일이다. “서열화된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이 아이들은 물론 부모까지도 병들게 만드는,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먼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다운 삶이 무엇인지 고민할 시기에 입시에 쫓겨 온전히 지내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병든 삶”일 것이고 그래서 “행복하지 않은 삶”일 가능성이 높다.

<나눔이 있는 교육협동조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교육공동체다. 조합은 “거창한 교육개혁보다는 먼저 지역사회가 함께 손잡고 (우리의 삶터인) 마을을 교육공동체의 터전으로 만들어 가자”고 말한다. 이는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바른 인식을 공유하고, 그러한 삶의 실천 과정에서 전인적 교육의 장이 되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 안의 내용은 조합의 창립선언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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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들은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자녀들이 올바르게 자라기 위한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교육자치가 이루어지는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아가 지역사회가 가진 다양한 욕구를 생활협동조합 활동으로 풀어가며 사회적경제를 실현하고자 한다.


 

교육공동체는 왜 협동조합이 되었을까?

<나눔이 있는 교육협동조합>은 초기 <전교조 인천지부> 참교육실 교사들이 교사단체 프로그램(어린이날 행사, 풀벌레 우는 교실, 눈사람 교실, 가족과 함께하는 도보여행, 중등독서모임 등)을 운영하던 중 한계를 느끼고 아이들의 성장과정 · 시대의 변화 흐름에 맞춘 활동,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활동에 필요성을 느껴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조합은 1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4년 3월 29일에 발족하게 되었는데, 교육단체보다는 조합의 성격을 가져가면서 특화된 교육사업을 통해 수익창출로도 이어지는 모델을 구상했다고 한다.

왜 협동조합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임 이사장에게 물었다.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다 보니 교사로서의 한계, 교사 단체로서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모델을 만들 것인가? 라는 질문이 생겼고, 고민 끝에 지역교육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역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활동이 각각의 방향으로만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 가지 사안에만 관심을 가지고 대처하기 보다는 각각의 내용이 연결되어서 어떻게 공동체를 형성할 것인가가 중요한데, 그래야만 지역 내에서 어떤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교사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지역 내 학생 문제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 참여하면서 점차 학부모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조합원 대부분이 계양구에 살고 있어서 활동하는 지역도 주로 계양이긴 하지만, 사는 곳이 달라도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의 교육공동체를 통해 교육의 변화가 가능한지 물었다. 그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지역의 여러 사람들을 바탕으로 조금씩 바꿔 나가야죠. 다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천천히 가려 합니다.”라며 변해가는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 교육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아이들이 학교에서부터 행복해져야 하겠죠? 조합에서는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 획일적인 교육을 지양하고자 합니다.”

 


4-tile.jpg▲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사진. 초등·중등은 매주, 고등은 격주로 진행된다. 독서토론 동아리 이름이 책임자(책을 읽는 것은 임무가 아니라 자유로운 영혼의 선택입니다)인 것이 인상적이다.


 

삶을 변화시키는 교육이 지역의 변화로 이어지기를

조합 활동은 이사 9명이 각 영역을 맡아서 진행하는 구조다. 각 조합원들은 배움과 나눔의 작은 학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교육적 재능을 발휘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에서는 “배움이 놀이가 되고 즐거운 감동이 되기도 하는 등 진지한 배움 속에서 아이와 부모, 자연과 사람이 모두 더불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바른 인식으로 시작해 실천으로 이어지는 교육이야말로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희망이 되리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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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학교에서 진행되는 인문학 특강(좌), 진로멘토와의 만남의 날(우)


조합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는 1)‘청소년 행복배움 마을학교’(부모와 함께 듣는 인문학 강좌, 진로 상담교실, 학업 상담교실 : 학업과 진로에 대한 정기적인 상설상담)와 2)‘진로멘토 만남의 날’(학생들의 희망 분야 직종별 전문 직업인과의 만남 : 조합원과 지역활동가, 마을 어른들과의 만남), 3)‘심리상담 미술치료교실’과, 4)‘초·중·고 독서토론 동아리(초·중등 매주, 고등 격주)등이 운영되고 있다.

마을학교와 진로멘토 만남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자기 적성을 알고 진로를 설정하도록 돕는 활동을,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자기 생각을 바르게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돕고 있다.

그밖에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활동 사업’을 통해 계양구 일대 로컬푸드 생산지 체험교실을 운영하거나 ‘게으른 도시농부 클럽’에서 텃밭을 공동으로 경작하며 가족의 먹거리를 직접 재배한다. 그밖에 ‘나를 찾아 떠나는 도보여행’, ‘진로캠프’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임 이사장은 “교육활동을 통해 자녀들이 자기 삶에 대한 중심을 기르고, 자기표현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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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도보여행(좌), 게으른 도시농부 클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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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배움의 순간은 비단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삶 전체에 걸쳐서 이루어지기에,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 있을 때의 환경도 교육적으로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중요한 질문이 된다. 자연히 (그 환경을 함께 구성하고 있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자녀들의 다양한 요구에 어떻게 부응해 갈 것인지 마을 어른들이 함께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조합에서는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나눔이 있는 교육협동조합>은 인문학 특강을 진행하면서 지역 내 뜻이 맞는 사람·단위들과 만나게 되었다. 각 학교 운영위원, 청소년 단체 뿐 아니라 지역 단체 (계양생협, 새로운학교인천네트워크, 계양의제21, 미추홀교육문화센터 계양지구, 식생활교육계양네트워크, 어린이도서연구회계양지회, 초등교육포럼, 전교조 인천지부 초서/중서지회)들과 네트워크를 가져가면서 각각의 할 일을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곧 계양도서관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해서 인적·물적 자원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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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이사장은 “조합이 생긴지 1년이 되었지만 지금은 출발 단계로, 아직 80명 정도의 조합원이 함께하고 있지만 앞으로 200명 정도로 확대하려 합니다.”라고 말한다. 조합원 확대를 위해서는 실무자가 필요한데, 필요를 느끼는 지역 단체들과 함께 공동사무국을 구상 중이라고.

<나눔이 있는 교육협동조합>은 앞으로도 부모와 지역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진행하며 지역의 작은학교 역할을 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조합 활동이 평생교육의 장이 되어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고, 교육받을 권리로부터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나아가 다른 단체·협동조합과의 연대를 통해 바람직한 사회변화에 동참할 의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조합이 주춧돌이 되어 지역사회를 위한 의미있는 일들이 넓고 고르게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글 : 이광민 (사업지원팀)

사진 : 나눔이 있는 교육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