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마을 공동체’ 집담회 마치고

  “사람 사는 재미는 못살던 시절이 나아.

  가난했어도 그 시절에는 서로 돕고 살았거던.

  그런 선한 마음이 때가 묻고 변한 거 같아.

  그래서 나는 굶고 살았어도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요.”


 9월 11일(금)오후4시 30분, 인천시 동구 만석동 ‘행복주거문화센터’에서 제7차 마을집담회 모떠꿈(모이고 떠들고 꿈꾸다)이 열렸다. 5평 남짓한 공간에 괭이부리말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 주민 8분과 이야기 모임에 참여한 마을활동가 등 20여 명이 모여 짧게는 10년 길게는 60년을 살아온 마을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주민들이 소망하는 마을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전에는 김장김치를 담그는 날이 마을잔치와 다름없었지. 밥을 지어도 쌀 닷 되는 했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김치 속버무리를 한 사발씩 들려서 보내곤 했었지.” 이음분 할머니는 “나는 이 동네가 마음에 들어서 60년을 살았어. 남편이 이사 가자고 해도 안 간다고 내가 버텼지. 왜 그런가는 모르지만 동네가 정이 넘치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각별했어.” 정이 넘치는 마을에 변화가 시작된 시점을 묻는 질문에, 전병관 어르신은 “동네를 가로지르는 소방도로가 나고 부터였지 아마. 그러면서 집이 헐리고 이사를 가는 사람이 생겨나고 부터는 예전 같은 분위기가 사라졌지.”


예전 같은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200여 가구 300여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서 서로 누가 누군 인지 잘 모르는 일이 생기게 되고, 그 점이 어르신들에게는 아쉬움이 컸다.


괭이부리말에서 3년째 행복주거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상선 목사는 일 때문에 왔다가 동네에 여성 어르신이 많은 점을 생각해 일상에서 어머님들과 접점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해 한 달에 두 번 정도 자장면 먹는 날(자장면 데이)을 정해 꾸준히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공동체가 은빛마을 공동체’ 모임이다.


“소박하게 자장면을 먹으면서 서로의 안부도 묻고 걱정도 나누고 정을 쌓는 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작년에 겨우 만석동에 관한 공부를 주민 20여분과 6개월간 진행했다. 그렇게 천천히 마을을 알아가고 어머님들과 소통을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소망이 있다면 어머님들과 함께 ‘은빛 합창단‘을 만들어 노래로 일상을 나누어 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


주민이 바라는 마을에 대한 변화는 마을에 만들어진 공영주차장 시설에 인근의 공장 직원들이 주차하는 바람에 정작 주민들은 주차할 곳이 없어 이 점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교류하는 작은 공간이 생겨서 주민들 간의 소통과 교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이혜경 센터장(인천시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은 “마을 분들이 오늘 소통의 문제를 가장 많이 이야기 하셨다. 그 점은 자장면 데이가 상징하는 부분과 맞닿아 있어서 사람과 사람사이 어떻게 연결할까? 만나서 정을 나누고 이어가는 부분과도 일치하는 것 같다.”며 “오늘 집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세 차례 정도 사전 모임을 가지면서 사람과의 관계와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체감하게 되었다.”며 향후에도 이런 교류의 장이 마을 안에서도 지역 내에서도 자주 일어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 계획임을 피력했다.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해 모떠꿈 진행을 맡은 윤종만 대표(청학동 마을공동체 ‘마을과 이웃’)는“어머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전의 추억도 생각나고 모처럼 마실 다운 마실을 나온 거 같아 정감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집담회는 이야기장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자장면을 나누어 먹고 오후 7시쯤 마쳤다.


글 윤희숙(연구지원팀)

사진 송숙자(사업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