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지역을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는?

<연수2동 주민자치회> 최대성 주민자치회장 인터뷰


연수2동 주민자치센터는 2000년 1월, 연수구가 주민자치 시범구로 지정이 됨과 동시에 문을 열었다. 다른 주민자치센터와 다른 차별점을 두기 위해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을 기획하던 중, 공부방 교사모임을 진행하던 인천 여성의전화의 제안으로 공부방을 운영하게 되면서 주민자치센터의 활동도 시작되었다.
고층아파트 위주의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으로 이루어진 인구가 밀집된 이곳은 직업, 소득, 출신지가 다양한 주민들이 일시에 모여 형성된 지역이기에 마을의 전통이나 지역민 간의 유대관계나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거의 없었다. 주민자치위원회는 이러한 지역특성을 고려해 가면서 주민들이 공동체성을 가지고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이 주민자치를 실현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활동을 이어 나갔다.
연수2동은 “주민자치센터는 무엇보다도 주민자치기능이 우선해야 한다.”는 자치위원들의 문제의식 속에서 긴 시간동안 지역문제를 스스로 찾고, 문제를 공감하는 주민들이 마음을 모으고, 스스로 행동하는 힘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공동체를 고민하고 학습해 왔다. 지금은 인천에서 유일한 주민자치회 시범지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모색하는 연수2동과 만나보자.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생각하다
연수2동 주민자치회에서는 총무분과, 문화예술분과, 복지분과의 3개 분과를 운영한다. 복지분과를 운영하는 동이 많지 않기 때문에 특별하게 소개할 수 있는데, 매월 물품을 구입해서 20가구 정도에게 전달하고 있다. 복지분과는 자치위원들이 매년 만원씩 기탁금을 내고, 관심 있는 주민들이 후원하거나 사업을 통해 기금을 마련해 가면서 운영한다. 자치회 회계와 복지분과 회계를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복지분과 활동을 중요한 활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별히 복지분과를 운영하게 된 것은 다른 동에 비해 임대아파트 비중이 높은 연수2동의 특성을 고려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이 계시기 때문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주민자치회로 이름이 바뀌면 무엇이 달라질까?
주민들 대부분이 지역에 관심이 적고, 주민자치가 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현재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회로 변경되는 과도기에 있다. 2017년부터 주민자치회로 전환이 이루어지면, 각 자치기구마다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자 등록이 가능해진다. 그렇다고 행정에서 지원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립을 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수익사업을 해야지만 자치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어깨가 무겁다. 적자가 나면 운영을 할 수 없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그중에는 겨울에 제설작업을 하는 일, 공영주차장 관리, 보도블럭 보수, 맨홀 청소 사업권과 같은 것들을 주민이 운영하거나 사업체를 선정해서 진행하는 것들도 들어 있는데, 동에서 진행하면 좀 더 투명하고 저렴하게 진행되고, 다른 자생단체에 사업을 진행하게끔 할 수도 있다. 수익사업의 경우 도농 자매결연 등을 통해 수익뿐만 아니라 교류도 많이 일어나게끔 하려 하는데, 그런 일들을 전부 위원들이 해야 한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일을 해 나가야 한다.
다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민자치위원 활동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다. 위원들은 대부분 자영업을 하시거나 임시직, 은퇴자, 복지사 분들이다.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회사원은 거의 없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자치위원으로 잘 들어오지 못한다. 사실 주민자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마을주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달라진다. 주민자치가 잘되면 모든 주민이 행복해지는 건데 정작 그 일을 할 사람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실정이다. 진정한 자치를 이룰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주민이 자발적으로 지역을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는?
예전에는 동네에서 행사를 열게 되면 동이나 구청 차원에서 지원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런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당장은 인천시 재정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치회로의 전환과 맞물리면서 자생력을 기르는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되었기 때문이다. 자치회에서 운영비를 마련하는 방식은 자치센터 프로그램 수익금을 활용하거나, 위원들의 회의 수당을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런 기금을 가지고 미니 콘서트, 축제, 벼룩시장, 체험부스 등을 진행한다.
콘서트나 축제 같은 경우는 학교에 있는 공연 재원이나 지역 동아리 팀을 초대해서 진행하기도 하고, 우리 프로그램을 발표하기도 한다. 벼룩시장 같은 경우에는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의 10%를 복지기금으로 받고 있는데, 자율적인 것이기 때문에 기금이 적을 때도 있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일이다. 그밖에도 관내에 있는 마사회 연수지사에서 스폰서가 되어주기도 한다.
과거 관 주도 행사에서 벗어나 진정한 주민 주도 사업들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편들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앞으로 자율적인 활동을 늘려 나가기 위해서 관내 주변 단체나 기업체와 협력해서 참여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학습의 중요성
주민자치의 중요한 취지 중 하나가 가능한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 연수구만의 ‘주민자치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다. 강사는 외부 강사도 있겠지만 이미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들, 능력 있는 분들, 강의를 해보신 분들이 많이 있다. 기존 위원과 신규 위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열어 두게 되면 처음엔 3개월, 6개월 단위로 열겠지만 인기가 많으면 자동으로 횟수를 늘리게 되지 않을까?
당장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직 행정과 협의가 필요하고, 관련 조례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신규 주민자치위원이 들어오면 1년에 한두 번 교육, 워크숍을 진행하는 정도다.
올 초부터 주민자치협의회 회의에 나가고 있는데 성동구에서는 한양대학교와 협약을 해서 주민자치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더라. 서울 마장동에서도 비슷하게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게 된다면 완벽하진 않더라도 주민자치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차츰 알아가게 될 것이다. 인천에도 이러한 시스템이 안착될 수 있었으면 한다.


 

지역과 삶터에 대한 관심
나 역시 처음엔 주민자치위원회가 봉사단체인줄 알고 시작했다. 잘 모르고 시작했지만 하면서 책임감이 생겼다. 예전에 혼자 살 때는 지나가면서 무슨 문제가 보여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자치활동을 시작한 다음부터는 일종의 의무감이 생겼다. 지나가다 뭐가 떨어져 있거나 강풍에 뭐가 넘어지려 하면 미추홀센터 같은 곳에 제보를 하게 된다.
활동을 하려면 이런 일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냥 길을 걷다가도 누군가 아는 사람과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하게 되고, 보행중 위험요소가 보이면 다른 사람을 위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갖게 되는 것, 의무감으로 시작했던 행동들도 나중엔 생활화가 된다. 만약 내가 주민자치위원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습관은 계속 가지고 가게 될 것 같다.
자기가 주어진 소속감 안에서 처음에는 모르더라도 활동이 이어질수록 자연스럽게 생각의 변화, 행동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지역을 위한 의견을 여러 사람이 계속 내다보면 좋은 의견이 나오고, 행정과 협력관계를 잘 유지해 가면서 일하다 보면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민관협력의 자치가 아닌 진정한 주민 주도형 자치가 될 수 있게끔 고민하고, 주민자치의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