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장기동사람들



“현명한 유권자를 위한 찾아가는 4.13 선거 후보자 대담 · 토론회“를

<행복한 장기동 사람들>



  <행복한 장기동 사람들>의 인터넷 카페지기인 김여현 님은 4· 13 선거를 통해 우리 마을을 위해 진정으로 일할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였고, 내가 궁금하면 다른 마을사람들도 궁금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 선거관리위원회에 수차례 문의하는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 직접 “찾아가는 4 · 13 선거 후보자 대담 · 토론회”를 열었다.

  질문지 작성부터 후보 섭외, 장소 섭외에 이르기까지 쉬운 과정은 없었지만 대담· 토론회가 끝난 후에 아저씨 한 분이 “이런 게 민주주의지.”라는 말 한 마디에 감동을 받으셨다는 김여현 님. 이번 마을탐방인터뷰를 통해 다른 동네에서도 선거 후보자 대담·토론회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열어보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에 인터뷰에 응하셨다.



– 그동안 마을 활동해 오신 것을 소개해주시겠어요.

  우리는 2013년부터 봄· 가을에 벼룩시장을 열고 8월에는 여름별빛영화관을 해오고 있어요.

처음에는 새로 이사 온 마을에서 이웃과 알고 지내고 싶은 개인적 마음에서 일종의 재미로 출발했고, 한 번 두 번 하면서 네이버 마을주민카페인 ‘행복한 장기동사람들’에 게시글을 올리면서 회원들 간에 지지를 얻어 카페지기 자리를 인수하게 되었어요. 이후 카페활동과 오프라인의 활동을 통해 여러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장기동 마을에 관한 여러 정보교환, 소통,토론하며 마을에서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찾아가는 4·13 선거 후보자 대담·토론회는 어떤 생각에서 여시게 되셨고, 준비 과정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제가 나이가 들면서 생활의 작은 문제들조차 정치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귀찮다는 이유로 그것을 보아 넘기는 순간, 나의 생활이 점점 팍팍해질 것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된 거지요. 투표가 중요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후보들의 면면을 살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후보의 모든 정보가 너무 복잡한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 역시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만약 우리가 가까운 곳에서 후보들을 판단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투표의 중요성을 굳이 설득하지 않고도 우리 스스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까페회원이 2400여명이고, 정치적 색깔 없는 순수 주민모임인 우리카페에서 후보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계양구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대담·토론회”라는 형식을 취하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망설임도 없이 후보사무실과 보좌관들에게 연락하여 일정을 조율하며 또는 설득해가며 행사를 기획해갔지요.

– 찾아가는 4·13 선거 후보자 대담·토론회에서 질문지를 어떻게 만드셨나요?

  후보자들을 마을로 직접 초대하는 만큼 우리에게 속해있는 문제들 위주로 스토리를 구성하기로 했어요. “개발·교육·일자리”라는 3개의 공통질문을 통해 후보의 생각을 들어보았고, 또한 후보와 주민 간 공약을 듣고 곧바로 질문을 하는 시간을 통해 헛공약은 금세 드러나도록 했지요. 마지막은 주민들의 돌발질문을 통해 후보의 평소생각과 순발력을 엿볼 수 있었어요.

– 주민들과 후보들의 참여도는 어느 정도였나요? 주민들이 후보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은 무엇이었고 후보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대담·토론회 후 퇴장하면서 내게 들려준 한 주민과 한 후보의 소회를 이야기하면 적절한 답이 될 것 같아요.

한 주민 분은 “이런 게 민주주의지.”라고 하셨고, 토론회에 참여한 후보는 “오늘 TV토론회보다 더 빡셌어요.“라고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처음 기획은 1시간 10분정도였으나, 2시간 가까운 시간까지 열띠게 진행되었으니. 후보, 주민 모두에게 허심탄회한 시간이 가능했을 것이에요. 그 중에서도 아라뱃길 주변 및 그린벨트로 둘러싸인 우리 마을의 개발조건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가장 흥미로웠어요. 대단히 합리적인 개발계획을 이야기하는 후보가 있었던 반면, 국회의원이 하기에는 스케일이 큰 국토계획을 이야기하는 후보도 있었습니다. 이 토론회를 통해 주민들 개개인의 마음을 두드린 후보는 누구였을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 대담·토론회를 여시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후보 측과 연락하고, 질문지 작성 및 행사기획을 하고, 주민들에게 현수막, 전단, 카페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장소를 물색하며 비슷한 행사를 기획했던 단체를 통해 사람이 많이 안모일 거라는 불안한 조언도 듣는 등 2~3주 동안 그야말로 온정신이 이 기획에 맞추어져 있었어요. 모든 후보를 참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성취감 있는 일이었어요. 정치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즈음, 주민들의 참석을 설득하는 일도 힘든 일 중 하나였지요. 토론회 끝에 귤현동에서 6학년 아이들 여러 명을 차에 태워 참석해 준 주민은,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순간, 그 자리에 모인 우리 어른 모두는 미래세대에게 묘한 책임감 같은 걸 느꼈습니다.

– 찾아가는 대담·토론회 참여 후 느낀 점이나 마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었나요?

  무엇보다 먼저, 우리 주민 모임카페 <행복한 장기동 사람들>의 위상이 조금 높아졌어요. 회원가입수가 급증했어요. 그리고 제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요즘은 길을 걷노라면 인사하느라 바빠요. 정치가 저기멀리 여의도에서 이루어지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주변의 작은 일들을 해결해가는 서로의 노력임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다음 선거 때에도 이런 기획을 부탁한다고들 하셔요. 마을주민들에게 색다른 민주주의를 선물하는 일을 필요하다면 기꺼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마을활동가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쉽게 할 수 있는 이런 활동을 통해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는 여러 마을에서 이런 기획을 추진해보셨으면 참 좋겠어요.

– 그동안 마을에서 함께 고민할 거리를 찾으셨는지 또는 마을 활동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혼자 활동하는 사람을 ‘마을’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마을사람들이 많이 모여 기획을 하고 의견을 나누고, 다툼도 하는 과정에 공동체성이 더욱 발전해가지 않을까요? 그런데 <행복한 장기동 사람들>은 아직 공동체성이 약한 편이에요. 오프라인에 공간이 마련된다면, 서로 얼굴 보면서 이런저런 기획을 조금 더 나누며 더 발전시킬 수 있을 텐데요. 기획 할 때마다 여기저기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며 만남을 이어가니 만남의 지속성도 문제이고 다양한 기획을 하기에는 항상 불안한 부분이 있어요. 마을 공간 확보가 지난달 무산되었으나, 다른 공간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지금은 마을 공간 확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지금 계획 중인 마을활동이 있다면 향후계획을 알려주세요.

  우리 마을초입에서 보신 씨앗가게의 주인장은 씨앗 및 농사전문가이세요. 주말농장을 하고 싶은 우리 같은 도시농부들에게 얼마든지 강의해줄 용의가 있다고 하세요. 얼마 전 알게 된 아기엄마는 아이 옷을 디자인하고 손바느질하는 옷 전문가이십니다. 손뜨개전문가도 있어요. 커피 마니아를 위한 무료강의를 시작한 작은 카페도 있답니다. 돌나물 물김치를 정말 맛있게 담그는 우리 시어머님은 밑반찬전문가이시고요. 우리는 저마다 전문가예요. 이러한 소소한 전문분야의 이야기를 듣고 글을 만들고, 카페에 게시하거나 오프라인에서 강의를 듣는 시간을 기획하고 싶어요. 엉뚱한 상상과 사소한 기획들이 마을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김여현 님을 만나러 가는 길, 계양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장기동 성당을 찾았다. 장기동 성당 옆에는 계양 초등학교가 있었고, 마을 농협 건너편에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었다. 은행나무 밑에서 잠시만 기다리면 나오시겠다는 김여현 님을 기다리며 마을을 둘러보았다.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의 소리가 바로 전해지는 마을의 풍경. 은행나무 밑에서 만나자라는 약속부터가 친근하였다. 커다란 은행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듯, 개발의 변화에도 재미있게 또는 발랄하게 마을의제를 이끌어 나갈 <행복한 장기동 사람들>이 있어 든든하다.

사진 김여현 님

글 / 인터뷰 정리  홍보지원 양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