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주민자치인문대학 개최하다

제5기 주민자치인문대학 개최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


6월 첫 날, 제5기 주민자치인문대학에 지역주민들이 마을에서 인간의 행복에 대해 함께 학습하고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부평아트센터 세미나실에 40여명의 교육참여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제5기 주민자치인문대학은 6월1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모여 29일까지 5강으로 부평아트센터에서 진행한다.




나를 소개해요~


이혜경 센터장 인사말과 함께 간단한 입학식으로 시작하였다. 강사소개와 더불어 각자 어느 마을에서 왔는지 서로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학생인 20대부터 정년퇴임한 7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마을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여 따뜻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계양구, 남구, 서구, 부평구, 중구, 동구, 연수구 등 각 인천지역에서 영성마을주민협의체를 비롯한 주민들과 구의원, 통장님까지 주민들이 다양하게 와서 더욱 눈빛이 반짝거리는 첫 날이었다.


강의에 온 욕구도 다 달랐지만 마음을 열고 자기 소개를 마치자 어색했던 순간이 사라지면서 열강모드로 바뀌었다.


강사로는 현재 한국방송대 행정학 교수이자 <필링의 인문학>저자인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주제로 한 시민교육 전문가이신 유범상 교수였다. 우리들이 일상에 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행복하냐는 말인데 이처럼 행복에 대해 다들 관심이 많다는걸 공감하면서 1강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나는 생각하는 나인가, 생각당하는 나인가


중세 이전에는 신들이 생각을 하거나 교황이 신의 뜻을 알려고 했을 때, 데카르트라는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존재임을 밝혔으니 대단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만큼 생각하는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사는 콜롬버스는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고 물었다. 서구의 눈으로 본 세상은 오리엔탈리즘이며, 서구의 눈으로 보면 뛰어난 모험가이지만 인디오의 입장에서 보면 침략자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살면서 서구의 눈으로 본 것을 진실로 아무생각 없이 받아들이고 산다는 것이다. 그런 것이 생각당하는 것이라고 하니 주입식 교육이나 세뇌시키는 교육이 얼마나 생각을 빼앗기는 교육인지 새삼 돌아보게 하였다.



또한 유범상 교수는,
  “내가 어느 계층에 있느냐에 따라서 생각도 달라지며, 아름다움의 기준도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아름답다고 해서 미라고 하는지도 모르며, 진리라는 것도 진리라고 해서 진리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어떤 것이 진실이냐는 것보다 어떤 사실 중에서 진실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에 하나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 하며 대부분 권력자들은 자신들이 믿고 있는 생각을 상식으로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어느 시대든 권력자의 생각에 길들여진다고 전했다. 오리엔탈리즘과 인디오의 입장, 선녀와 나무꾼, 3.1운동,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나 진실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질문이었다.


아이히만으로 살 것인가, 스노우든으로 살 것인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생각하면서 산다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다. 히틀러가 유태인을 600만 명을 죽일 때 가장 앞서서 실무 책임자로 있었던 인물이 칼 아돌프 아이히만이라는 인물과 무시무시한 전략가인 괴벨스가 있었다고 했다. 아이히만은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나치의 전범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이름을 바꾸어 15년 동안 살고 있었는데 그를 예루살렘 재판으로 불러 죄를 물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참회를 하거나, 아니면 광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공무원이라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자신의 죄를 전혀 뉘우치고 있지도 않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히만은 광기어린 사람도 아니고, 너무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는데 있다.



한나 아렌트는 오랫동안 아이히만의 그런 행동을 지켜보고 ‘악이란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묵인과 방관, 순응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이란 책을 통해 알렸다. 그녀는 ‘사유불능은 모든 악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악을 가져온다.’라고 말했다. 악의 평범성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무 생각이 없을 때 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단지 아이히만에게만 악의 평범성이 존재하는 걸까? 우리 역시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생각하지 않고 생각당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악의 밑바탕으로 들어가도 불감하는지 보여주는 예가 되었다. 독일의 히틀러 시대는 히틀러 상식을 받아들여 그 시대의 상식을 묵인하고 순응하며 살아온 아이히만을 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한순간마다 비판적 수용이 이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이 예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생각을 당한 아이히만과 반대의 경우, 생각을 한 사람도 있다. 미국의 CIA와 NSA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했던 에드워드 조지프 스노우든이란 인물처럼 침묵하거나 순응하지 않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그는 가디언지를 통해 미국 내 컴퓨터 프로그램 통화감찰 기록과 NSA의 다양한 기밀문서를 폭로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국가 감시와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을 하며, 자신이 배신한 것은 권력이지 조국이 아니며, 내가 충성해야 할 사람은 시민이지 권력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사람이기도 하다.


같이 생각해(We think)
토론하는 동료와 함께


마지막으로 유범상 교수는


“우리는 자녀들이 아이히만이 되기를 바랄까, 아니면 스노우든이 되기를 바라나? 생각해볼 문제이다. 아이히만의 악의 평범성을 선택하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스노우든과 같은 선의 평범성은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도 마을단위에서 시민들과 함께 광장이나 공론장을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
라고 하면서 비판이 곧 부정적이거나 순응이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비판이 긍정적일 수도 있고, 순응이 부정적일 수도 있다며 비판이야말로 존재론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생각의 핵심은 비판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한 번도 의심하지 않는 것을 의심하고, 생각하고 사는지 생각당하고 사는지 늘 자신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하며 강의를 첫 강의를 마무리했다.

“마을만들기는 스노우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좀 더 인간적으로 접근하고, 시민적으로 함께 모여서 생각하는 것이 비로소 실존하는 것이다. 진정한 나는 토론하는 동료와 함께 네이밍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정치의 원형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생각의 조직화로 사람을 조직해야 한다.”



강의가 끝나고도 그 말이 계속 뇌리에 남았다. 그리고 제2강이 기다려졌다.

제2강은 6월 8일, 오후 2시에 부평아트센터에서 <성찰, 우리는 행복한가>에 대해 ‘한국사회의 자화상 : 시지프스의 형벌과 우울증’에 관하여 유범상 교수의 강의가 펼쳐지고, 이에 참여한 교육참가자들이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 깊이 있는 생각으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글내용정리 : 교육지원 한오봉

사진 : 홍보지원 양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