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_”꼼재누리”

함께 먹고 함께 배우는 “동(同)구 식(食)구 –“꼼재누리”를 만나다

 

꼼재누리

 

어느 때부터인가, 식구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식구는 말 그대로 밥을 함께 먹는 이들이다. 혼밥 – 혼자 식사를 챙기는 이들 – 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가족끼리 한 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것은 점점 멀어진다.

일에 바빠서, 학원에 가야 해서 등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구 송현 시장 일대를 통해 소박하지만 끊이지 않고 책 읽는 엄마들의 모임으로 시작해 모두의 밥상 함께 먹고 함께 배우는 “동(同)구 식(食)구”를 만드는 동구 “꼼재누리”의 활동을 들어보자.

“꼼재누리”라는 마을공동체 이름이 예쁜데 뜻은 무엇이고 누가 지으셨나요?

손보경 – 아이들 그림책을 공부하고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자라는 지역에 대한 고민이 차차 생겨났어요. 뜻을 함께 한 언니들이 ‘꼼지락거리고 재잘거리는 세상’이라는 뜻으로, 개인의 작은 움직임과 노력으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2011년 11월, 책 읽는 엄마 모임을 결성하고 동구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송현시장 책수레 운영 등을 하시다가 ”모두의 밥상 – 함께 먹고, 함께 배우는 同(동)구 食(식)구를 생각하시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요?

홍선미 – 마을활동을 하면서 고민을 하다가 기사를 하나 봤어요. 희망제작소 안신숙의 일본통신 – ‘어린이 식당 단단’, 따스한 한 끼 속 싹트는 지역 공동체였어요. 기사 내용을 보면 최근 2-3년 사이에 일본에서 ‘어린이 식당’이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대요. 2014년 6명 중의 1명이라는 아동 빈곤률이 발표되었고, 2016년 ‘빈곤아동대책법’이 제정되면서 ‘어린이 식당’의 전국 지역네트워크가 조직돼 현재 319개의 단체가 활동 중이라 합니다.

‘어린이 식당’의 원조인 ‘야채가게 단단’을 소개했는데 콘도 히로코라는 분이 야채가게를 운영하다가 가게 내 여유 공간을 이용해 ‘어린이 식당 단단’을 열었어요. 콘도 씨는 평소에도 꾸준히 지역 활동을 해 오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았어요. 어려운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을 위한 식당 ‘단단’을 열어 주 1회 아이들 식사 나누는 일을 하는데 돈이 없다면 무료로 먹기도 하고, 어른들은 500엔을 내어 밥을 먹고 아이들은 100엔만 내면 된답니다. 어린이 식당 ‘단단’은 식당을 통해서 공부도 하고 동네 사랑방이 되어 지역 내 다양한 계층과 세대의 지역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거점이 되었더라고요.

이 기사를 보면서 우리가 사는 동구에도 함께 배우고 먹고 자연스레 어울리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동구에는 한살림이나 생협이 없어요. 그래서 친환경 먹거리에 중점을 두고 마을에서 너나들이할 수 있는 공간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송현 시장 책수레 활동을 하신 게 큰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도현숙 – 마을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마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시장 상인 분들은 책을 잘 안 읽으셨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책을 많이 읽으시더라고요. 수선하시는 분들은 에세이 집을 많이 읽으시고 남자 분들은 삼국지 같은 역사소설이나 외국 소설을 좋아하세요. 도서관이 시장 속에 있는데도 생업 때문에 오기도 그렇고 알지도 못했는데 직접 와서 고맙다고 하셔요.

책 수레하면서 상인분들이 “야유, 오늘 금요일이야.”하시면서 안부 물어봐주시고 음료수도 주시고 그럴 때 우리가 잘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희를 반갑게 맞아 주시는 게 정말 감사해요.

송현 시장 노점 상인들을 위한 모두의 밥상 – 찌개 도시락-을 기획하셨는데 왜 노점상인분들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하시게 되었고 ‘찌개 도시락’이라고 이름을 지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선미 – 송현 시장 노점상인 분들을 만나 뵈니 저녁식사는 물 말아 드시거나 9시 정도에 집에 가셔서 식사하시는 연세 드신 노점상인분들이 많으세요. 그래서 따뜻하고 맛있는 국물 있는 도시락을 만들고 싶고 밑반찬도 딱딱하지 않게 하는 등 찌개 종류를 더 고민해 봐야 될 것 같아요.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어르신들 입맛에 딱 맞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모두가 리더교육” – 마을공동체의 이해부터 먹을거리 교육까지 범위가 넓은데,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을 어디에서 발견하셨나요?

홍선미 – 자원봉사자 교육처럼 주체적인 자발성을 많이 이야기하자면 자원봉사와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살 것인가 또는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관계를 맺고 사는데 우리에게는 마을을 의미 있게 나누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우리 목소리를 스스로 내는 것으로, “모두의 밥상”이기 때문에 함께 배우고 먹는 것 그리고 좋은 먹거리는 무엇이고 안전한 먹거리는 어떤 것인지 교육을 받고 학습을 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안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마을리더’라는 생각으로 활동을 벌인다면 더더욱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동다이닝(공동부엌)에 대한 관심이 높고 실천 사례가 종종 있어요. “꼼재누리“는 하고자 하는 뜻을 어디에 두셨고,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손보경 – “꼼재누리”가 생길 때 동네로 들어가기는 했는데 사람들과 관계를 어떻게 맺을까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래서 자리한 곳에서 주변을 먼저 보는 것으로 시작, 송현 시장 상인들과 먼저 책수레 활동을 했어요. 시장 아이들과도 여러 활동을 통해 관계를 맺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도서관이 이사해서 골목 도서관이 시장 밖으로 나와 있거든요. 이 안에서는 어떻게 관계를 맺을까, 시장과 주민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시장 안에서 주민들과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를 물었어요.

“꼼재누리”만의 차별성은 모르겠지만 송현 시장의 먹거리를 중심으로 주민을 만나 공동체 기반으로 함께 시장 안이든 어디든지 간에 나눌 수 있는 것을 계기로 만들어가자. 사실 반찬가게도 생각해 보고 시장 안에서 상인이 되어볼까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이게 그 출발점이라 생각해요.

활동하시는 동구의 지역적 특성과 고유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홍선미 – 동구 자체에 마을 만들기 사업 예산이 없었던 적도 있지만 시 사업으로 꾸준히 해 왔어요. 그래서 2017년, 힘을 다시 내게 된 저력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책 수레를 열심히 했던 것과 골목도서관이 커뮤니티 공간으로 잘 운영되었던 것이 가장 크다고 봐요. 때로는 정체되어 있는 것 같지만 꼼지락거리고 대화를 나누며 무엇이 필요한가를 동구 안에서 이야기를 나눴고 그동안 동구에서 활동한 마을활동가들이 곳곳에 있어서 그분들의 힘 덕분이라 봅니다.

마을에서 함께 나누고자 하는 최대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세요.

홍선미 – 함께 사는 것, 같이 산다는 것은 함께 돌봐야 하는 것이라고 봐요.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통해 우리가 사는 공간이 살만한 곳이 되고 이후에는 어디까지 우리 마을이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바람인 것 같아요.

도현숙 – 내 고향이 여기 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많아지고, 주민들의 소박한 꿈이 많이 이루어지면 지금은 떠나있지만 다시 도로 살고 싶은 동구 ․ 오고 싶은 동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은미 – 솔빛 주공 아파트가 생기면서 여기에 살게 된 것이 20년이 되었어요. 제 딸이 지금 26살인데, 여기에서 초등학교를 다녀서그런지 친구들과 골목을 다니는 게 좋은 그런 정서가 남아있더라고요. 92년생인 우리 딸이 이런 정서를 가지고 있는데, 발전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정서와 공통점이 많이 생기면 좋지 않을까요.

“꼼재누리”는 나는 혼자가 아니고 내 옆에는 함께 할 사람이 있어 “여럿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그 안에 사람은 없고 사업만 남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돈보다는 무엇보다 사람, 공동체의 가치가 우선시 되는 것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훗날, 동구의 좋은 유산을 품은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동네를 만들어 아이들에게도 타향에 나갔어도 동구를 정감 있게 떠올리고 마을을 소중하고 귀하게 느꼈으면 한다.

글 홍보담당 / 사진 꼼재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