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차 마을집담회 모떠꿈 “세대, 마을에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0
14

“우리는 서로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합니다.”

6월 8일(금) 오후 7시, 스페이스빔에서 ‘세대, 마을에서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주제로 36차 마을집담회 모떠꿈이 열렸다. 10대부터 50대까지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 15명과 함께했다.

김진아(문화예술기획자, 인천서구도시재생현장활동가)가 이야기 손님으로 나서 그간 인천에서 일을 하며 직면했던 세대와의 갈등, 다른 점을 이야기하며 이야기 주제를 던졌다. 이후 2명이 짝이 되어 달팽이놀이(아이스브레이킹)를 한 후 느낀 점을 서로 공유하며 이야기 주제에 관해 서로 이야기하는 순서로 진행했다.

이야기1. 선배들은 2030(이하 청년)을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가?

인천에 태어나 초·중·고·대학까지 지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국어교육을 전공했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 싶어 영화를 하겠다고 선언하고 집을 뛰쳐나왔다. 막상 현장에서 일을하며 만났던 선배,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인천을 떠나 서울로, 한국을 떠라 외국으로 가라고 조언했다. 인천은 청년이 일하고 살기에 좋은 곳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왜? 내가 자라온 곳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작업할 수 없을까?

막상 인천에서 문화예술교육, 영화작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보니 힘들더라. 지금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지원사업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경력 20-30년 된 선배들과 지원사업 경쟁을 해야 했다. 당시 경쟁력이 없으니 우선은 그 선배들이 만든 프로젝트에 실무적인 일을 하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동료라기보다 일을 도와주는 사람, 돈 받고 일하는 심부름꾼으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내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위계의 폭력, 나이와 계급에 따라 직급을 정하는 수직적인 문화가 일에 집중하기보다 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컸다.

이야기2. 청년들끼리만 모이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니다.

우리는 왜 어른들과 작업해야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고 청년들끼리 모여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2017년에 문화예술 분야에 활동하는 청년들과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문화정책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청년 동료들과 이야기하면서 다들 비슷한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자기 위치에서 선배, 어른들과 어떤 갈등을 겪고 있기도 했고 개인의 관계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청년들끼리만 모이다보니 능사가 아니더라. 당장 이 안에서는 재미있는데 여전히 갈등이 남아있는 내 현장에서는 여전히 힘들었다.

이야기3. 마을, 일상에서 다른 세대는 어떨까?

마을로 돌아가보자. 활동하면서도 세대 간 소통이 어렵다 느끼지만 살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인하대 후문에 살고 있다. “왜 지금 쓰레기를 버리느냐”, “오늘 버리는 날인데 왜 그러세요, 아이씨. ”,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버릇없이 대드냐” 등. 월세를 놓는 주민들과 청년들이 쓰레기를 가지고 싸우는 모습을 왕왕 본다. 이웃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갈등할까? 어쨌든 마을에서는 다양한 세대들이 같이 살아가야한다. 특정 세대만 모여서 살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달팽이놀이
서로의 생각과 방향이 완벽히 다르다.

   

아이스브레이킹으로 달팽이놀이를 했다. 달팽이 놀이는 2명이 짝이 되어 한 사람은 눈을 감고 달팽이 미로가 그려진 그림 가운데에 펜을 올려놓는다. 눈을 감지 않은 한 사람의 설명에 의존해 달팽이 미로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달팽이 놀이 후 각각 소감을 말했다.

김영남: 나는 10대 윤비와 짝이었다. 윤비가 눈을 감고 내가 설명을 할 때 평균이라는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계산 한 바대로 조금, 혹은 1cm라는 표현이 윤비한테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졌나보다. 눈 감은 사람이 아니라 눈을 뜬 사람의 입장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윤비: 내가 눈을 감았을 때 설명대로 잘 가고 있는건지 의심스럽기도 했고 설명할 때는 방향을 각도로 설명했는데 그대로 가지 않았을때 답답하기도 하고 어렵다고 느꼈다.

최란: 상대방이 눈을 감고 내가 설명할 때, 눈을 감은 상대가 느끼기에 위, 아래, 양 옆을 미리 그려보게하고 충분히 설명한 후 시작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정경숙: 처음 종이를 받아들었을 때 달팽이 미로가 분명 동그랗게 생긴것을 알았음에도 곡석이 아닌 직선으로 움직였다. 사실 미로를 탈출하기만 하면 된다. 미로가 그려진 선에 붙어도 되고 선 안팎을 드나들어도 된다. 우리는 잘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아무런 규칙이 없었는데 우리한테 가운데로, 잘 가야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설명할때도, 눈을 감고 그릴때도 그런 모습이 반영되지 않았나싶다.

송숙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으면 그대로 믿고 나가면 되는데 내 머릿속에 있는 달팽이그림과 완성도를 계산하면서 가다보니 상대방의 말을 내 식대로 재해석해다.

김진아: 서로 소통하는데 있어서 너무 내가 생각한 방향이 맞다고 고집하지 않나? 서로의 표현방식, 방향, 생각하는 것이 완벽하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소통하기 전에 이런 걸 맞춰갈 수 있을까?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데 세대가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이기에 이 활동으로 몸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준비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참여자들이 다양한 방면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주제 1. 다른 세대와 소통할 때 무엇이 어렵나?

   

정경숙: 최근 나의 화두는 ‘반말’이다. 한국사회에서 호칭 문제는 정말 어렵다. 지금껏 교육받기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의 이름을 불러본 적이 없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대신했다. 최근에는 ‘선생님’이라는 호칭마저도 000선생님, 000선생, 00쌤으로 그 위계를 나누더라. 나이 관계없이 말을 놓아도, 상대가 동의하고 기분 나빠하지 않았는데도 제 3자가 나를 보고 무례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이 호칭과 존칭어 문화는 사회생활에서도, 동네에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최란: 내가 활동하는 연극동아리에서는 이름 대신 별칭, 그리고 모두 존댓말을 쓴다.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서다. 나이와 경험을 떠나서 효과가 있다.

김진아: 세대가 정말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일상에서 다른 가치관, 역사인식, 삶의 방식을 지적받거나 등 소통의 어려운 지점을 맞닿뜨리면 화가 난다거나 흥분한다.

주제 2. 마을에서 친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김한상: 세대 간 교집합을 찾기보다 합집합 내에서 서로를 이해해야한다.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세대가 소통하기 어려운건 ‘교집합’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본적이 있다. 그럼 청소년, 청년, 중장년, 노년층의 교집합을 찾는다면 그 지점이 얼마나 작고 좁을까. 노인의 지혜와 경험, 삶의 합집합내에 청년, 중장년, 청소년의 문화, 인식등이 서로 이해되고 존중할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영은: ‘~ 답게’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청년답게, 어른답게, 여자답게, 남자답게라는 표현에 사람의 역할과 표현을 가두지 않나. 그러다보면 서로가 갈등이 있어도 입을 닫게 되는 것 같다.

김영남: 나와 똑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예를 들면 물리적이든 재능이든 그 능력은 마을에서 다 다르다. 우리가 공평하자고 똑같이 50%정도씩 내자고 해보자. 돈이든 능력이든 그 50%이 다 같을까? 그걸 마을에 적용할 수 있을까?

라정민: 마을에서 만나고 잘 싸워야한다. 세대 간 다툴 수 있다는 건 앞으로 기대되는 관계를 의미한다. 평소 갈등조차 회피하고 말도 섞기 불편해하지 않나. 앞서 나눈 이야기에서 점점 세대가 분절되고 그러다보니 사용하는 공간마저도 분리해서 쓰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대별, 성별 그들만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존재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청소년대로, 청년대로, 노인정에서 여성, 남성대로. 다만 그들이 소통하고 합의할 수 있는 마당이 필요하고 그곳에서의 활동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최란: 요즘 인터넷에 우스갯소리로 82년생, 월드컵 세대, 88세대 등으로 동일한 공감대로 사람들이 묶는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그들의 모임이 이슈를 가지고 즐겁듯이 그런 걸 인정하면서도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다.

민운기: 한 마을에 시계를 달리하는 건물이 있을 때 그 공간을 통해서 지어졌던 시기와 지나온 사연과 역사들을 체험할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태어난 시기가 다르고 개인이 살아온 역사가 다르다. 서로 다른 세대들이 공존하고 어울리지만 서로간의 좋은 관계를 맞이하려면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는 구조와 환경, 조건들이 중요하다. 이런 마을 구조를 만들어 가야한다.

이야기손님 김진아는 여러 세대가 다름을 인정하고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마을 문화를 위한 질문, 제안을 하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마무리하며 36차 마을집담회 모떠꿈을 마쳤다.

글 교육담당 / 사진 홍보담당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