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풀도 버릴게 없다, 청년과 푸새밭


청년들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놀까? 동네에 청년들은 특정 장소외에는 만나기 쉽지 않은 요즘, 도시에서 농업으로 청년들이 만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랜만에 눈과 귀가 번뜩이는 호기심 가는 활동이다. 푸새밭의 임진실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청년들의 모임에 깊은 고민과 시도, 환경에 관련된 의미있는 활동에 관한 심도 깊은 대화가 오갔다.

청년들이 도시농업에 모여들다

미추홀구에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활동하고 있고 그 안에 도시텃밭을 하는 청년들이 있었다. 그 두 세명이 우리끼리만 모이지 말고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정보가 없는 청년들과 함께 하자고 했다. 모임에서는 닉네임으로 부른다. 나는 임농부이고 성씨앗이라는 친구도 있다.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이 많다. 기혼자, 1인 가구등 다양하게 모여있다.

푸새밭은 순 우리말로 ‘우거져 있는 밭’ 또는 ‘풀이 가득차 있는 밭’을 말한다. 작물과 잡초로 구분하지 않고 어느하나 버릴 것이 없다는 의미를 두고 싶었다. 푸새밭은 청년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에 가치를 둔다. 바쁘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좋은 놀이터가 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충전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그 힘은 소소하지만 자기 일상을 밀도있게 살아가는데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농사를 짓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요리를 한다. 경쟁사회에 살아가면서 결과, 성과 위주로 생각하게 된다. 우리 세대들이 ‘과정’을 같이 경험하면서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알고 또 잠시 멈추어도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다.

마을활동 2년차, 어떻게 지내나

솔직히 아직까지도 청년들에게 공동체가 어려운 것 같다. 공동체라는 개념과 가치를 체감하는 게 낮고 개인으로 살아가는 시간이 많지 않나. 1년이상 지났지만 지금도 어렵다. 마을이라고 붙여지는 것도 상당히 먼 미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동체보다 마을은 청년들에게 더 거리감이 있다. 청년들이 마을공동체로 가려면 생활밀접한 청년들이 모여야 되지 않을까. 가까이 있는 청년들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동네에 살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고자 했지만 멀리서도 온다. ‘청년들은 마을을 광범위하게 느낄까?’ 이 부분은 활동을 하면서 고민 증에 있다. 그동안 마을 축제, 텃밭을 중심으로 주민들에게 적지만 잉여생산물과 직접 만든 요리를 나눴다. 아직 우리가 마을안에서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쉽지 않지만 더 넓게 주민들을 만나보고 싶다.

사실 전에는 내게 조급함이 있었다. 내가 뭔가를 더 많이 해야하고 서로의 관계를 촉진해야한다는 부담을 느끼고 끌어당겼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가야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년에는 마을공동체지원사업을 안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 전에 함께 정체성을 세우고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결정했으면 좋겠다.

가장 변화된건 우리 안에 관계가 생기니까 몇몇 친구들은 마을에서 청년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게릴라 가드닝, 1인가구 청년들에게 반찬을 나눔하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코로나19로 못만나고 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어간다는건 무척 큰 의미가 있다. 마을에서 해보고 싶은 일이 생긴다는 것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더 자세히 듣고 싶다

2019년도에는 요리, 이야기, 농사멘토를 했다. 원래는 전문가 어른을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 또래중에도 그런 역량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더라. 모두 청년멘토로 불렀다. 일이든 농사든 경험을 먼저했거나 그 분야에서 자기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 요리 멘토는 9회했고 이야기멘토는 설문을 받아서 청년들이 관심이 있는 주제로 소비, 경제, 관계와 심리, 여행 의 파트로 서칭을 하거나 추천을 받아서 청년멘토와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4월이 도시농업의 달이었다.  도시농업 단체들이 지구를 위한 피켓을 만들어 SNS에 공유하는 활동을 했다. 푸새밭도 그 가치에 곰감해 참여했다. 고기없는 주간, 기후위기에 대해 알리는 날, 쓰레기 줄이는 날 등을 정해 실천하고 후기를 남기는 릴레이 활동을 했다.


환경적 측면에서 고려하고 농사에 적용하는 것 같다.

2020년을 기준으로 작년과 달라진 부분인데 자가퇴비를 활용했다. 농사의 첫번째 시작은 농사 전 퇴비를 넣는 것이다. 땅이 그 기운을 받아서 작물이 먹고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 농사는 물을 적게 주고 농작물이 아닌 다른 풀이 안나게 하려고 비닐을 깐다. 우리는 지푸라기, 낫질한 풀을 베어 자연물로 그 기능을 대체했다.

농사짓고 나면 고추대, 옥수수대를 버리지 않고 다시 밭으로 순환해서 밭에서 난 것이 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가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도 퇴비간으로 가서 밭으로 간다. 우리의 모든활동에 나오는 폐기물이 다시 순환되어 밭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한다. 이런 방식을 유기농이라고도 하고 자원순환농법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천연농약도 뿌리지 않고 자연에서 크게 둔다. 그래서 농작물이 못생기고 벌레를 많이 먹었다. 자원순환농법을 하게 된 이유는 우리가 먹을 건데 뭐하러 몸에 해로운 걸 쓰겠나. 특히 개인적으로는 흙을 살리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텃밭 옆에 빗물저금통을 함께 만들고 설치했다. 100L 정도 되는 작은 규모지만 사용횟수가 쌓이다 보면 지구를 살리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여름 장마가 길었어서 가을 농사부터 부지런히 사용하고 있다.

기후위기라고 한다. 왜 올해가 원년인가?

지구의 기온이 과거에는 1만년동안 4도가 올랐다. 그런데 요근래는 100년만에 1도가 올랐다. 엄청난 속도로 지구가 가열되고 있다. 앞으로 1.5도가 올라가면 겉잡을 수 없을 만큼 속도로 가열될 것이다. 지금 사는대로 살면 지구가 8년정도 버틸 수 있고 그 이후에 인류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기후학자들은 말한다. 이전부터 이야기됐던 부분인데 이제 주목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인천의 다른 공동체에 도시농업에도 관심을 갖자고 말하고 싶다. 밭을 키우면서 환경에 관한 감수성, 건강, 지구에 관한 감수성이 저절로 생길 수 밖에 없다. 작게라도 공동체 안에서 상자텃밭을 하시면 어떨까?

육식은 되도록 적게, 이제는 로컬푸드로

많은 분들이 텀블러, 에코백을 가지고 다니는 실천을 많이 하시는데 놀랍게도 그런 실천이 기후위기에 있어서 미미한 효과를 준다고 한다. 육식을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공장식으로 동물을 키우는데 많은 곡식이 필요하다. 심지어 가축을 위해 숲을 베어 곡식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물과 에너지가 많이 든다. 그렇게 키운 곡물은 석유를 통해서 운반한다. 이 모든 것들이 문제가 있다. 그리고 가축이 기후위기를 촉진하는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종합적으로 보았을때 육식을 좀 줄이는게 좋다.

마지막으로 로컬푸드를 먹어야 한다! 우리는 가장 비효율적인 식품운반 체계를 통해 재료를 얻는다. 전국 각지에서 농수산물 시장으로 보내서 경매 후 다시 운반된다. 이 모든 과정에 석유를 사용한다. 석유로 생산해 석유로 기르고 석유로 운반한다. 차츰 로컬푸드로 향해 가야하지 않나. 로컬푸드에 관심을 가지고 소비를 했으면 한다.

푸새밭의 앞으로 계획은

올해는 몇몇 사람이 이끄는 게 아니라 누구나 주체적으로 이 모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즐겁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제안할 수 있는 모임으로 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의 의견이 존중받고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체로 함께 만들고 싶다. 코로나 19로 ‘찾아가는 청년밥상’을 했다. 많이 만날 수 없다면 소수로 안전하게 만날 것이다.

작년에는 모두 함께 농사를 짓고 요리하고 이야기 나누는 활동을 했다면 올해는 좀 더 개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너무 다수로 같이 모이다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잘 안보이는 게 있어서 그 사람의 생각, 고민을 귀기울여 듣자는게 있다.

그리고 청년네트워킹을 하고 싶다. 인천 곳곳에 청년들의 공동체가 있더라. 그 관계들을 맺어서 연대하고 함께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더 넓게 연대하는 경험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관계에서 우리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쌓고 싶다.

마을활동을 하며 생기는 끝없는 고민들이 솔직하고 담담하게 오갔다. 한 사람, 한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과정을 중요히 여기는 지향점을 만들고 나아가는 푸새밭. 공동체에 정답, 성공과 실패라는 단어가 있을 수 없다. 임진실 대표의 말대로 조급하지 않고 쉬엄쉬엄, 서로를 다독이며 관계를 다져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