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Blog

돌봄 위기의 대안, 마을에서의 공동체 돌봄

0

글 | 윤춘근(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1. 생각의 시작: 존엄하게 살다 품위 있게 죽을 수는 없는 것일까?

1) 가족의 손을 떠나는 돌봄
사회복지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공적 대응이다. 후기 산업사회로 들어서면서 출산, 양육, 실업, 노령, 장애, 질병, 빈곤 등 전통적인 사회적 위험에 더해 저출산·고령화, 가족의 돌봄기능 약화, 노동시장 양극화 등 인구사회적 변화에 의한 신사회적 위험이 더해진다. 이들 중 돌봄 위기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돌봄 재난’이라고 불릴 정도로 시민의 삶, 특히 사회경제적 자산이 부족한 계층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60대 후반부터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감소되면서, 고혈압, 당뇨, 뇌졸중, 폐렴, 낙상으로 인한 골절로 병원 신세를 지기 시작한다. 자녀들은 육아나 생계 문제로 간병이 어렵다. 결국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한다. 열악한 임금·노동조건 아래서 적은 간병 인력으로 운영되는 시설에서 한사람 한사람 세심한 인격적 돌봄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고 일당 10만~15만원인 사설 간병인을 몇 년간 둘 수도 없다. 누워 있는 모든 노인 환자들의 꿈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이 꿈을 이루는 이는 거의 없다… 몇 차례 응급상황이 벌어지고, 처치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외롭게 죽음을 맞는다.”
(신영전 칼럼, ‘최빈도 죽음’, 즉 우리가 맞이할 죽음, 한겨레, 2022.5.17.)전통사회에서는 가족, 특히 여성 가족 구성원이 돌봄을 떠받쳐왔으나, 급격한 산업화와 함께 가족 규모가 축소되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가족 중심 돌봄은 위기에 봉착했다. 그렇다고 돌봄을 재가족화하고 재여성화하는 건 시대적 흐름에 어긋난다.

가족의 손을 떠난 돌봄은 결국 국가에 의한 공적 돌봄과 시장(市場)에 의한 사적 돌봄으로 정리된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며 돌봄 수요가 더욱 급증하면서 이 두 가지 형태의 돌봄 모두 늘어나고 있다.

2) 왜곡된 돌봄
공적 장기요양 보호율과 장기요양 기관이용자의 증가는 돌봄의 사회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통계와 함께 보면 우리나라에서 돌봄의 사회화가 매우 왜곡된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기관의 전체 병상 수는 2010년 이후 연평균 3.4%씩 증가해왔지만, 요양병원의 병상 수는 연평균 10.3%씩 증가해왔다(그림1).

국민의 평균 재원 일수도 OECD 평균은 7.4일이지만 한국은 19.1일로 1위이다. 2020년 전체 사망자의 75.6%는 요양병원을 포함한 의료기관에서 사망했고, 65세 이상 노인은 의료기관 사망 비율은 78%이다(박중철, 2022). 이러한 통계가 의미하는 바는 늙거나 아프면 자기 집에서 돌봄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돌봄을 받다가 병원에서 사망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죽음, 즉 ‘최빈도 죽음’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림1] 의료기관 종류별 병상 수(2010~2019), * 출처: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2020).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20. p.308

유교적인 전통이 남아 있으니 서구국가보다 노인을 잘 봉양할 것이라는 흔한 오해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시설 돌봄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이다. 장기요양보험등급 3등급 이하, 등급외자, 등급을 받지 못한 자 등 선진국에서는 건강기능 상태가 나쁘지 않아 집에서 살 수 있는 노인 10명 중 6명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장기 입원하고 있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하면 2년 이내에 4명 중 1명이 사망하고, 5명 중 1명은 건강기능 상태가 악화하여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김윤, 2022).

‘건강 악화→요양병원·요양원 입소→사망’이 우리나라 노인의 전형적인 삶의 궤적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인생의 마지막까지 존엄한 삶을 누리다가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일 뿐인가?

2. 돌봄을 위한 제3의 길: 주민이 주체가 되는 공동체 돌봄

“주민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라면 주민에게 줘야 한다.
특히 주민이 소비하는 것이라면 생산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을공동체의 목적은 마을 사람들이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되는 것이다”
대구 안심마을 활동가 이형배 이사장(마을과 자치협동조합)1) 공적 돌봄과 사적 돌봄의 사이: 공동체 돌봄
공적 돌봄시스템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돌봄 공백은 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간병인, 아이돌보미, 가사도우미 등을 이용하라는 각종 광고들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제공하는 돌봄은 편리한 대신 매우 비싸다. 2021년 4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4년 형을 선고받은 ‘강도영 청년’의 경우, 아버지의 병원비와 요양병원 입원비 약 2천만 원 중 약 700만 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던 간병 비용이었다고 한다.

시장형 돌봄은 높은 비용도 문제이지만,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돌봄의 본질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언터처블: 1%의 우정’ 영화에서처럼 돌봄서비스 시장에서 만난 이용자와 제공자 간에도 신뢰와 친밀한 관계가 생길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이용료 지불 능력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양과 내용이 결정되는 시장 시스템하에서는 ‘돌봄을 받는 사람과 돌보는 사람의 관계’는 ‘이용자와 제공자’ 혹은 ‘구매자와 판매자’로 규정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고유한 특질은 지워진 채 하나의 상품이 되어 전달되는 돌봄, 이런 돌봄 속에서는 돌봄을 받는 사람도 돌보는 사람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돌봄을 받는 사람과 돌보는 사람의 존엄성이 함께 존중받을 수 있는 ‘인간적인 돌봄’을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국가나 시장이 아닌 돌봄을 위한 제3의 길은 없는 것일까?


[그림2] 돌봄시스템에서 공동체 돌봄의 위치, * 출처: 서윤정 외(2021) 인천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모델 개발 연구. 인천광역시사회서비스원. p.216.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가 주도하는 공적 돌봄과 개인이 주도하는 사적 돌봄의 사이에는 이 두 영역의 특성을 아우르면서도 독자적인 돌봄의 영역을 점유하고 있는 공동체 돌봄이 있다. 공동체 돌봄은 정부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논리에 휘둘리지도 않는 제3의 돌봄 영역이다. 공동체 돌봄에서는 돌봄의 내용과 방법을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같이 결정한다. 주민은 돌봄의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이고, 돌봄의 이용자이며 동시에 제공자이다.

2) 공동체 돌봄 사례: 안심마을과 번암리
안심마을은 공동체 돌봄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구시 동구에 자리 잡은 안심마을은 2003년 시민단체와 몇몇 주민들을 중심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시작하면서 움트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시작한 마을공동체 활동은 2008년에 어린이도서관 ‘아띠’를 개관하면서 본격적인 열매를 맺었고, 이어서 사회적 기업인 ‘동구 행복 네트워크’와 LH 단지 공부방, 그룹홈, 로컬푸드매장인 ‘땅이야기’를 설립한다. 2020년에 들어서면서는 안심마을 협의체인 안심마을 사람들은 협동조합 11개소, 사회적협동조합 4개소, 복지법인 2개소와 종합복지관, 가족센터, 발달장애 가족 전담교회, 아름다운 가게, 작은 도서관, 문화단체, 대동계 등등을 아우르는 풍성한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자신의 수요를 공동체의 수요로’라는 슬로건에도 잘 나타나 있듯이, 내가 필요한 돌봄을 공동체와 함께 생산해가려는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그림3] 안심마을 지도, * 출처: 사회복지법인 한사랑 홈페이지(http://hansarang1992.or.kr/hansarang/)에서 갈무리

안심마을 외에도 돌봄협동조합, 마을 단위 돌봄공동체 등 공동체 돌봄을 위한 노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주민들이 토지와 건물 등 지역사회에 필요한 자산을 공동으로 소유하여 사용하는 지역 자산화(젠트리피케이션, 원도심 공동화 등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지역 자산화, 공동체 자산화, 사회적 부동산 등으로도 불린다. 주민들이 자산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사용함은 물론 자산의 관리와 운영에도 민주적으로 참여하며, 자산운용을 통한 이익도 지역 공동체와 공유한다는 것이 중요한 요소이다) 운동과 결합해 공동체 돌봄을 위한 거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는 중이다.

세종시 조치원읍 번암리에 있는 번암빛돌 마을 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번암빛돌조합)은 지역 자산화와 연계한 공동체 돌봄의 좋은 사례이다. 번암빛돌조합은 번암리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되었다. 번암리가 2019년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후,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지역의 돌봄 수요에 대응하고자 2021년 4월부터 돌봄서비스 사업을 위한 주민TF팀을 운영하고 2021년 7월에는 돌봄서비스를 포함하는 마을관리협동조합 사업을 승인했다.

번암리에서는 이미 부녀회와 노인회 등에서 마을회관을 마을 자산으로 활용 중이었다. 번암빛돌조합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 이용시설 내 주간보호센터 및 안심케어 주택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합원 역량 강화와 함께 사회복지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관련 자격과 경험을 보유한 주민들을 발굴하여 노인돌봄서비스를 준비 중이다(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2021).

3. 공동체 돌봄을 위한 조직 만들기

“변혁적 힘은 국가가 통제하고 시장이 상업화했던 공간을 전취하여 다시 공유지로 전환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34).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어린이집을 만들어 여기에 국고지원을 요구하는 것과 우리 아이들을 아예 국가 앞으로 데리고 간 뒤 하루 5시간이 아니라 15시간 동안 돌봐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판이한 일이다(48).”
– 실비아 페데리치(2013) 혁명의 영점1) 공동체 돌봄을 위한 조직의 절실함
현재 아동 돌봄은 공적 돌봄의 확대로 가족 돌봄이 불가한 경우 상당한 비용을 들여 구매해야 하는 시장형 돌봄만이 대안이었던 그 시절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 같다. 하지만 노인과 장애인을 비롯한 성인 돌봄은 그에 못 미친다. 물론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이후로 여러 가지 노인돌봄서비스가 만들어졌지만, 재원은 공적이되 운영은 자본주의적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서비스 방식이 주를 이루다 보니, 세금을 세금대로 쓰면서도 이용자도 제공자도 만족스럽지 못한 형국이다.
이러한 불만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값싸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정부나 지자체에 대고 끊임없이 요구할 것인가? 물론 돌봄 위기라는 거대한 사회적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나 지방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와는 아무 관계도 없는 돌봄 노동자가 생계를 위한 노동의 일환으로 제공하는 표준화된 돌봄서비스를 받는 것만이 돌봄 욕구를 충족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돌봄서비스의 소비자로 남는 것은 돌봄을 해결하는 편리한 방법이기는 하나, 돌봄이라는 내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과업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빚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는데 아동양육시설에 보내지는 어린이나, 원하지 않는데 장애인시설에서 평생을 보내야 하는 장애인이나, 원하지 않는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임종을 맞는 노인이나 모두 같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노인이 의료시설이나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언제부터 이렇게 당연시하게 되었을까?

자기 아이를 돌보지 못해 시설에 보내는 것과 자기 부모나 형제를 돌보지 못해 시설에 보내는 것은 왜 그렇게 다른 무게로 다루어져야 하는가? 아동 돌봄에서는 당당한 유형으로 자리 잡은 공동육아조합이나 육아 품앗이 등이 왜 성인 돌봄에서는 그렇지 못한가?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한 노인을 돌보기 위해서도 한 마을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공동체 육아가 가능하다면, 공동체 돌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우리 부모는 물론 나라 전체가 계속 늙어가고 있다. 돌봄은 나날이 절실해지고, 공동체 돌봄의 필요성도 점점 더 절실해진다. 이제 지역 안에서 공동체적 돌봄을 실천하기 위한 돌봄자들의 연대조직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할 때다.

2) 공동체 돌봄은 민주적 돌봄
돌봄 위기는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적 위험 중 하나이다. 돌봄이 해결되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침해당하고 삶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 돌봄이 필요한 부모나 형제를 스스로 돌보기로 한순간, 내 일상까지 무너지는 것이 확실해지는 세상에서는 누구도 선뜻 돌봄자의 길로 들어서기 어렵다. 하지만 공동체 안에서 여럿이 함께 돌볼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돌봄자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은 더 많아질 것이다.

돌봄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인 것은 맞지만, 정부가 주체가 되어 모든 돌봄서비스를 만들고 국민은 그 서비스를 이용만 하며 정부 기관에 ‘이걸 해달라, 저걸 해달라’고 불평불만만 하게 되는 것은 돌봄 국가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인간은 영혼이 있는 존재이고, 비록 노쇠나 장애나 질병으로 인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라도, 자신의 취향과 생활방식을 존중받는 삶을 누리기를 원한다.

민주적 돌봄은 너와 나,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인 우리가 모두 돌봄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돌봄에 참여하는 것이다. 소위 독박 돌봄이 없어지고, 돌봄을 여성이나 인종적, 계급적 약자에게 떠넘기지 않고, 공동체를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로 구분하는 장벽을 철폐한 상태이다. 누구나 돌볼 수 있고 또 돌봄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대로 돌봄을 실천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직접 돌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돌봄을 위한 자원을 제공할 수도 있다.

저마다의 처지와 역할은 다를 수 있지만, 민주적 돌봄의 분명한 원칙은 돌봄을 위한 의사결정을 공동체가 함께 한다는 것이다. 공동육아조합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돌봄서비스를 기획하고, 돌봄이 필요한 사람과 돌봄을 제공할 사람을 찾고, 돌봄이 전달되는 과정을 모니터링해서 더 나은 돌봄을 준비하는 돌봄의 전 과정에서, 돌봄을 받는 사람과 돌보는 사람 모두가 평등한 주체로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공동체 돌봄의 주체는 돌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주민이다. 본인이 꼭 돌봄자일 필요는 없지만, 돌봄의 주체로 활동할 의지는 있어야 한다. 돌봄은 매일 먹고 씻고 배설해야 하는 사람을 돌보는 실질적인 실천이기 때문에 머리나 입이 아닌 손발로 하는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돌봄을 기획하거나 돌봄에 대해 교육을 하겠다는 사람만 가득하고 직접적인 돌봄 실천을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면 돌봄공동체는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부모 수발처럼 이미 누군가를 돌보고 있거나 돌봤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현역은 아니더라도 요양보호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돌봄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을 이미 해 본 주민이라면 더더욱 좋다. 향후 마을 돌봄 활동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능적 실천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돌봄 종사자의 대표 격인 요양보호사의 경우, 실제로 자신의 가족을 돌보는 과정에서 돌봄에 관한 관심이 커져서, 또는 자신의 가족을 좀 더 전문적으로 돌보고 싶어서 이 과정을 택하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요양보호 같은 돌봄노동을 단순한 호구지책이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3) 공동체 돌봄 조직화
이러한 공동체 돌봄을 실천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조직화하는 것은 주민 만나기로 시작한다. 학습모임을 통해 공동체 돌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눈높이를 맞춘다. 지역조사와 공동체 돌봄 계획 세우기 단계를 통해 돌봄공동체로서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한다. 이때의 핵심과제는 우리 공동체에서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상과 목표는 크게 가지더라도 실천은 마을의 자원과 공동체 구성원의 역량에 맞춰 차근차근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돌봄 활동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마을이 돌봄의 수요자이자 생산자가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단계이다. 공동체는 돌봄 계획만 세우고 정작 필요한 돌봄은 외부에서 데려와 고용한 사람에게 맡긴 후 공동체 구성원은 돌봄의 소비자로서 주저앉아버린다면 기존의 사적·공적 돌봄 체계와 차이가 사라진다. 공동체 돌봄 마을에서는 돌보는 사람도 임금을 받든지 안 받든지 간에 공동체 일부로서 공동체 돌봄의 비전을 세우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어야 한다.

이같이 긴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마을 돌봄 시작 단계에 이를 수 있다. 마을 돌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회적협동조합 방식의 돌봄 분야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미 돌봄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협동조합들이 전국적으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돌봄 수요의 급증에 따라 돌봄 분야로 눈을 돌리는 사회적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안심마을과 번암리도 협동조합 등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마을에서 필요한 돌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3. 나가며: 공동체 돌봄 활성화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폭염 사망자의 지형도는 인종차별 및 불평등의 지형도와 대부분 일치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비슷한 지역 사이의 주요한 차이는 ‘사회 하부 구조’, 즉 인도와 상점, 공공시설, 친구와 이웃 사이를 연결해주는 공동체 조직 등에 있었다… 흑인이거나 가난해서 더위에 취약했던 게 아니라 공동체가 방치한 게 원인이었다… 재난이 닥쳤을 때 누가 살고 누가 죽는지 결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시민사회라고 확신하게 됐다. 하지만 시민이 단독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는 막대한 자원과 능력으로 대규모 계획을 통합하여 다른 어떤 집단보다 기후 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13~29)” ​
– 에릭 클라이넨버그 「폭염사회」​공동체 돌봄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의 하나가 공동체 돌봄은 ‘주민들이 알아서 된다’라는 것이다.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주민들이 자발적인 주체로 나서는 것이 공동체 돌봄에 무엇보다 중요하기는 하지만, 오막조막한 마을공동체들에 비할 수 없이 막대한 자원과 능력이 있는 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공동체 돌봄을 지원한다면 공동체 돌봄을 훨씬 더 빨리 꽃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소개한 ‘번암빛돌 마을 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의 주민주도 돌봄 사업도 국토부와 세종시의 지원을 발판으로 시작되었다.

지방자치단체는 돌봄 공간 등 공동체 돌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줄 수도 있고, 개별 공동체가 연계하기 힘든 돌봄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을 제공해줄 수도 있다. 공동체 돌봄을 희망하는 마을공동체를 지원하는 방법은 보조금을 주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해야 하는 사무를 일부 위탁하는 사회복지기관이나 사회서비스 제공기관 운영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마을공동체와 지방자치단체의 관계는 갑을관계가 아닌, 지역의 주인인 주민과 주민을 위해서 일하는 지방정부 간의 평등한 관계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공동체 돌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주민이 원하는 돌봄, 주민이 하고자 하는 돌봄이 무엇인지부터 진지하게 경청하고, 돌봄의 형태 및 운영방식도 철저하게 주체들 간의 협의를 토대로 결정해야 한다.

이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지방자치단체의 담당자들은 예산을 만들어 서비스를 구매하는 손쉬운 방식을 택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을공동체에 기반한 민주적인 돌봄이 자리잡힌다면, 그 돌봄의 깊이와 영향력은 몇몇 돌봄 종사자가 직업으로 제공하는 돌봄에 비길 수 없을 것이다. 인천시의 공동체 돌봄에 관한 관심과 투자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김윤(2022) 재정통합 기반 지역돌봄체계 구축 방안. 「사회보장제도 진단과 대안 모색」. 국정과제협의회 정책기획시리즈 09.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박중철(2022) 「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갑우문화사.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2020).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20.
서윤정 외(2021) 인천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모델 개발 연구. 인천광역시사회서비스원.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2021) 「마을관리협동조합 등 주민 중심형 사회적경제 기업의 거점시설 기반 노인돌봄서비스 사업모델」.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웹진 102호 동시 발행

청년과 마을: 마주 닿다

0

백승훈(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

우리 마을의 청년은 다 어디에 있을까?
인천의 청년 비율은 약 28.4%로 83만 7천명의 청년이 인천에 살고 있다. 10명 중 3명 꼴로 청년인 셈이다. 우리가 길을 가다 하루 수백 명의 사람과 스쳐 지나간다고 했을 때 적어도 수십 명은 청년이다. 그러나 정작 마을공동체에서는 청년을 보기 어렵다. 우리 마을의 청년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단순히 ‘일하고 있겠지!’라고 넘기기에는 마을공동체가 체감하고 있는 청년의 빈자리가 크다. 청년이 마을공동체에서 활동하기 어려운 이유가 생업이 가장 큰 것은 맞지만 생업으로 모든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일하지 않는 시간대(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마을에서 청년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영역에서 청년의 빈자리에 대한 고민이 깊다.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하여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여도 청년과 맞닿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설계할 때 미래지향적인 안목으로 방향성을 설정하여도 청년들의 욕구를 담기 어렵다.

청년이 마을공동체에 함께 할 수 있을까?
최근 교육부와 통일부가 발표한 ‘2022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에서는 통일에 ‘관심 없음/보통’으로 답한 청소년이 과반(관심 없음/보통 52.6%, 관심 있음 47.4%)이었다. ‘관심 없음/보통’의 비율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었지만 결국 과반을 넘은 것은 유의미한 일이다.
이 통계발표를 보면서 ‘마을공동체’에 대한 청년의 인식도 비슷한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이 ‘통일’에 대해 답하듯 청년의 ‘마을공동체’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관심’이나 ‘감수성의 무뎌짐’에 가깝다. 효용이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그런 경험이 부족할 수도 있고 다른 것에 비해 우선순위가 밀릴 수도 있다. 마을공동체가 청년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준 적이 없었을 뿐, 마을공동체가 청년에게 특별히 잘못한 적도 없지 않은가?

1인치의 벽
‘1인치의 벽’은 지난 2020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에서 언급되었다. 영어권 중심의 시상식에 대해 ‘자막’을 비유한 말이다. 대중문화가 이 ‘1인치의 벽’을 넘지 못하듯 마을과 청년 사이에도 이 작은 장벽이 있다.

첫째, 배려가 필요하다. 평일 낮에 모인다는 것은 ‘청년을 배제하겠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평일 낮 시간도 어렵게 정한 일정이리라 이해한다. 그러나 청년에게 평일 낮은 어렵고 쉽고의 문제를 벗어나 불가능이다. 초기 창업자, 취업자, 취업준비생, 학생 모두에게 ‘마을을 위해 시간을 내어주세요’라고 하기에 청년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요즘 청년에게 패자부활전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청년 담론에서 다양한 각론이 존재하지만 일단 중장년층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것만 알아두자.

모이는 시간문제를 타협한 사례를 하나 소개하자면 경기도의 모 청년위원회가 단순명료한 타협안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자체별 청년 기본조례에 따라 청년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필연적으로 행정/전문위원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명색이 청년위원회라 청년위원이 많게는 절반에 약간 못 미치게 위촉하여 구성한다.
경기도의 모 위원회는 청년들의 요구에 맞춰 평일 낮과 평일 저녁을 번갈아 가면서 회의를 연다. 행정/전문위원이 참여하기 좋은 평일 낮에 회의를 열면 다음 일정은 청년위원이 참여하기 좋은 평일 저녁에 회의를 여는 식이다. 회의 진행도 행정/전문위원 측 위원장이 한번 진행하면 청년위원 측 부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 회의의 결과는 회의록을 성실히 작성하고 다음 회의에 꼭 숙지하고 오는 것으로 숙의가 끊기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행정/전문위원과 실무자는 야근이 부담스럽지만 청년에게도 저녁 시간은 소중하고 야근인 셈인 것이다. 단지 서로 이해와 배려로 가능한 타협안이다.

둘째, 경청이 필요하다.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자 각 영역에서 청년을 소위 ‘모셔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말 어렵게 모시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의 아들딸, 어느 가게 사장님 등 온갖 인맥을 동원하여 모시기도 한다. 하지만 어렵게 모신 청년이 회의에서 좋은 의견을 내거나 공동체에 정착하여 꾸준히 활동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경청의 부재’를 그 이유로 꼽고자 한다. ‘경청’이란 단순히 듣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구색만 맞추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왕 어렵게 모신 청년, 제대로 경청해야 한다. 의견을 내기 어려운 분위기거나 의견을 내도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되면 청년은 더이상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디 가서 할 말 제대로 못하는 소심한 사람들의 모임’을 대변하여 조언하자면 회의의 가장 처음이나 가장 마지막에 청년에게 발언권을 주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청년의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회의진행자가 하는 나름의 배려지만 처음이나 끝은 부담스러운 순서다. 회의에 처음 참석하면 그간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어느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되는지 탐색이 필요하다. 탐색의 과정 없이 발언권이 주어지면 제대로 의견을 말하지 못하거나 원론적인 이야기 밖에 할 수 없다. 처음보다는 마지막이 그나마 낫지만 마지막 역시 이미 나온 의견과 겹치거나 유의미한 결론이나 정리하는 발언을 해야할 것 같아 부담이 된다.
가장 좋은 것은 회의 틈틈이 발언권을 챙기는 것이다. 조금씩 자주 주어지는 발언권이라면 부담을 덜어내고 이번에 별다른 의견을 내지 못해도 다음에는 좋은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의를 진행하면서 이런 부분까지 배려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마을공동체 모두가 회의 진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며 진행자 본인도 회의에 참여하여 다양한 의견을 내다보면 챙기기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건전한 토론이 민주적 공동체에 꼭 필요한 숙의의 과정이고 어렵게 모신 청년이 어려운 마음으로 참석한 자리인 만큼 좋은 의견이 나오려면 이 정도 노력은 필요하다.

청년들의 욕구 엿보기
청년정책은 초기 서울에서 제안된 정책들이 지금의 전국적인 청년정책의 골자가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서울에서는 다음의 4개 분야로 구분하였는데 ‘설자리, 일자리, 살자리, 놀자리’이다. 행정의 용어와 사뭇 다르다. 행정의 용어에 대응하자면 설자리는 참여/권리/사회안전망, 일자리는 취업/창업, 살자리는 주거/환경, 놀자리는 문화/예술/커뮤니티 등이다. 직관적이기도 하고 의제 중심적 접근을 하는 청년의 현실을 잘 표현하고 있다. 청년의 사고구조를 잘 반영한 만큼 연찬할 가치가 있다.
먼저, 눈에 띄는 단어는 ‘자리’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자리’를 ‘사람이나 물체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으로 정의한다. 청년정책이 사회에 대한 청년의 요구라고 한다면 청년은 우리에게 이렇게 호소하는 듯하다.

우리 마을에
‘제가 설자리가 없어요’
‘제 일자리가 없어요’
‘제가 살 곳(살자리)이 없어요’
‘누릴 수 있는 놀자리가 없어요’

사실 물리적 의미의 공간은 이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정책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청년정책을 공간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문제다. 공간조성과 유지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공간확보가 어려워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주민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성한 공간이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용이 저조하고 콘텐츠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지역주민과 청년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한다.

마을에서 청년에게 공간을 내어주면 어떨까? 마을은 교통인프라가 다소 부족할지라도 무엇보다 집과 가깝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마을의 빈 공간을 내어줄 수도, 꽉 찬 공간을 내어줄 수도 있다. 집과 가까운 곳에 다양한 시설이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면 나의 살자리는 14㎡(1인 가구 최저주거기준, 국토교통부 고시)가 아니라 마을 전체가 살자리가 된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공간에 있어서도 청년이 소비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가격과 상권부흥에 구원투수처럼 청년이 소비된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된 원도심이 활성화되어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 기존 거주자 또는 임차인이 내몰리는 현상)의 주요 피해자가 청년임을 상기하자. 부동산 가격이 굳건한 곳은 청년시설 입주를 반대하고 원도심이나 상권 활성화가 필요한 곳은 청년시설을 유치하여 청년의 소비 여력을 흡수하고자 한다. 하지만 평소 청년이 찾지 않는 상권에 청년시설 하나 생긴다고 청년이 몰리지 않는다. 전국의 몇 가지 성공사례는 지역주민의 지지와 협력이 바탕이 되어 이룰 수 있었던 성과다.

물리적 공간과 함께 다른 ‘자리’도 중요하다. 설자리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다. 청년을 과도기나 미성숙한 존재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다. ‘나 때는 말이야’하는 ‘라떼팔이’는 그만! ‘라떼’라는 용어가 대중화되었음에도 여전히 청년에게 라떼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청년이 인생 선배의 경험을 존중하는 만큼 청년도 존중 받고 싶어한다. 설자리는 청년 자체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소수자(약자)에 대한 존중, 자립을 위한 지원까지 포함한다.
일자리는 마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인천지역은 청년들이 서울로 출퇴근을 많이 한다는 것이 고민이다. 좋게 표현하여 타지에서 벌어 인천에서 소비하는 것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타지에서 소비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인천지역에 애향심이 옅어지는 것은 장기적인 고민이다.

한편, 청년들도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경기도에 살면 인생의 20%는 길에서 보낸다’라는 말은 인천에도 해당한다. 긴 출퇴근 시간과 그로 인한 피로 누적, 교통비 등은 청년에게 큰 부담이다. 청년 역시 할 수만 있다면 집과 가까운 곳에 직장을 얻고 싶어한다. 산업 규모의 차이로 절대적인 일자리 숫자의 차이가 나지만 임금의 차이, 직장문화의 차이, 발전 가능성을 따지다 보면 타 지역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밖에 없다. 임금이 약간 적은 것은 교통비와 시간을 생각하면 감수할 수 있으나 직장문화와 발전 가능성은 지역사회와 기업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살자리는 앞서 언급한 물리적 공간 문제와 맥락이 비슷하여 갈음한다. 놀자리는 문화/예술과 커뮤니티, 콘텐츠를 포함한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세대인 만큼 문화나 여가를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도 강하다. 마을과 지역에 향유할 커뮤니티와 콘텐츠가 부족하다면 결국 서울로 갈 수밖에 없다. 많은 청년이 서울에서 직장을 퇴근하고 모임(커뮤니티)까지 하고 귀가하거나 주말에도 서울로 이동한다. 대형 문화시설이나 상업 시설에 비해 마을이 갖는 강점은 접근성과 커뮤니티성이다. 특히 접근성은 마을공동체가 청년에게 호소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우리 일단 만나서 얘기해
‘다음에 한번 보자’,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인사로는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역사가 되려면 일단 만나야 한다. 인생의 소중한 인연들이 만나기가 가장 어렵듯이 청년과 마을도 만나는 것이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하다. 마을이 청년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고 청년이 마을에 필요한 것이 있다.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만났을 때 새로운 역사가 쓰인다. 현재 서로 너무 먼 관계를 조금 좁혀보자. 마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야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초기에는 청년을 보기 어렵겠지만 청년은 몰라서 못 온다. 있는지도 몰라서,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몰라서, 가도 되는지 몰라서, 가면 좋은지 몰라서 못 온다. 분위기를 탐색하는 중일 수도 있다. 포기하지 말자.

공동체의 일원으로 초대한다는 것
마을에서 청년을 찾는 이유가 단지 마을의 일꾼이 필요해서 찾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청년을 초대하는 것이다. 초대는 청하고 자리를 마련하고 환대하고 대우하는 것이다. 적잖은 에너지가 소요된다. 청년 역시 에너지가 소요될 것이지만 청년이 에너지를 내기 위해 마을공동체가 먼저 노력해야 한다. 청년은 마을공동체를 모르거나 무관심하기에 일단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청년을 글감으로 썼지만, 청년에게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다. 상당 부분은 청년을 일반화시켜도 적용되는 글이다.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 발언권에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의견을 경청하여 공감하고 수용하는 것,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요한 것들 모두 일반화가 가능하다. 요즘 청년세대를 MZ세대라고 하며 MZ세대의 등장에 사회가 당황하고 있지만, MZ세대도 결국 사람이다. ‘요즘 애들은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어’는 2000년 전에도, 2000년 전의 전에도 존재했다.
정리하자면, 청년이 마을공동체와 함께하기 위해서는 마을공동체가 새로운 일원을 초대할 수 있는 준비가 먼저 필요하고 적절한 홍보와 함께 기다림이 필요하다. 무관심한 청년들에게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시간과 에너지를 내게 하기 위한 기다림이다. 성과를 보채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장기 프로젝트다.

참고 사진
무료 이미지(https://www.unsplash.com/)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웹진 99호 동시 발행

함께라면 어렵지 않아요, 다함께 한걸음!

0

글 | 최주희(꿈에그린어진스 대표, 논현2동 활동가)

기후위기, 탄소중립, 자원순환, 제로웨이스트, 생태마을… 다양한 사회문제가 있지만 요즘 우리의 미래와 함께 수시로 등장하는 환경문제 관련 단어들이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온도상승, 해양오염, 자연적 발화 산불, 원전사고… 전부 우리의 편리함으로 인해 생긴 환경 문제들이다.
환경문제란 지상에서 정상적인 생명 활동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손상을 주게 되어 생기는 문제들이라고 대한민국 환경부 홈페이지에 정의되어있다.

2019년 발생한 코로나19를 통해 일회용기 사용은 아주 당연한 것들이 되었고, 전염성 때문에 일회용품들은 재활용되지 않고 전부 폐기 처분되고 있다. 깨끗하게 분리하여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조차도 소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어릴 적보다 매우 심하게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수시로 느끼는 지금, 감사 마음도 있지만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떨까?’를 상상해보면, 더 편리한 세상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변함없이 모두가 지금과 같다면… 터미네이터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오르며 왠지 어두운 미래가 올 것 같은 마음에 걱정이 앞선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물음에 ‘이렇게 하면 되지!’라는 답을 낼 수 없는 난감함과 문제의 심각함이 초조함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2019년 10월부터 우리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게 자라는 것에 대해 관심 있는 마을 내, 일하는 엄마들과 모임을 시작하였고, 2020년 4월 ‘꿈에그린어진스’라는 법인 성격의 임의단체를 설립하여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을 마을공동체 안에서 지속하여 함께해보자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2020년 5월부터는 아파트 내, 유휴공간을 확보하여 지자체에서 진행된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활용하였고, 그 결과로 2013년생 아이들 8명과 위아래 형, 누나, 동생들을 포함한 총 16명의 아이를 중심으로 ‘꿈스 마을학교’를 열고 3년째 함께하고 있다.

마을학교에서는 ‘우리마을’, ‘공동체’, ‘인권’, ‘존중’, ‘환경’ 등을 주제로 학교 밖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것에 참여하고 학부모의 품앗이 활동과 강사 초빙 등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환경문제를 테마로 마을 내에서 분기별로 마을 학교 아이들과 함께 플로깅 행사, 아나바다 행사, 환경 관련 그림대회 등을 진행하였고, 교육청에서 진행되는 마을 학습 공동체의 학습활동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활동을 위해 고민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2022년 8월,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를 통해 탄소중립마을 전환체계 구축사업을 권유받아 꿈에그린어진스 공동체를 통해 마을 내 리빙랩 활동을 진행하게 되었다.

탄소중립, 전환마을, 구축 등의 단어들이 주는 어감이 쉽지 않아 시작하는 단계에서 구성원들의 고민도 있었지만 인천마을지원센터에서 진행한 OT 시간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마을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마을의 다양한 활동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진행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귀하게 여기고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첫 번째 회의를 통해 올해에는 탄소중립 활동을 위한 홍보의 해로 정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을 더 모아 그를 위해 체험형 프로그램 같은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 운영과 더불어 ‘탄소중립’이란 단어를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하기 위한 활동을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드디어 첫 번째로 탄소중립 활동 홍보를 위해 ‘친환경 생활제 고체 치약 만들기’라는 재미있는 체험활동으로 문을 열었고, 사례강의도 함께 진행되었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참여 독려 홍보물을 아파트 내에 부착하였고, 아파트 온라인카페와 단톡에서도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단어가 낯설어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분이 참여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우리의 편안함이 현재 지구에 미친 엄청난 영향에 대한 강의에 충격을 받기도 하였다. OT를 통해 알게 된 친환경숍 대표, 친환경 활동가겸 생활제 강사님을 통해 어떻게 이런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탄소중립 활동을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누구나 관심만 있다면 실생활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 후에는 그동안 편안함을 극대화하고 있는 생활인 맥시멀라이프를 즐기고 있던바, 많은 것을 느끼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주민도 있었다. 다 같이 한걸음 씩 작은 것에서부터 실행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함께 한번 해보자는 결의를 보인 주민도 있었고, 탄소전환마을 구축활동을 통해 우리 마을이, 그리고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를 나눈 귀한 시간이었다.

이야기 끄트머리에선 이번 활동을 위해 시행된 다양한 홍보활동 중 현수막이나 인쇄물 나눔 활동이 모집을 위해 필요한 방법이기는 했으나, 행사가 끝난 후에는 이 또한 탄소중립활동 방향에서 보면 지양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고 차후에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는 공동의 다짐도 하였다.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제대로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탄소전환마을 구축활동으로 매년 진행되었던 환경그림 전시회와 아나바다 활동, 플로깅 행사를 이번엔 탄소중립전환마을 인식 확산을 위한 행사로 명명하고 진행하였다. 지난 첫 번째 교육을 통해 다짐하였듯 이번 행사에는 인쇄물 등을 통한 홍보는 지양하고, 구전 90%, 나머지 10%로 홍보활동을 진행하였다.

오랜만에 열린 마을 내 공동체 행사여서인지 300여 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하는 작지 않은 행사가 되었고, 코로나 이후 조금은 멀어졌던 이웃 간에도 다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행사 당일 가가호호에서 처치 곤란한 폐우산 수거, 쓰고 남은 몽땅 크레파스 수거 행사를 추가하여 폐우산과 크레파스를 가져오면 그것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곳으로 연계하고 물건들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알리며 우리 동네 탄소전환마을 구축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였다.

행사 한켠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의 소중함에 대한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었다. 아이들의 그림에서는 미래의 어둠보다는 밝음이 느껴졌고 그런 미래를 만들어 남겨주기 위해 더 늦기 전에 행동으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탄소전환마을 구축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기도 했다. 아나바다 행사를 통해서는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 라는 환경을 위한 실천 문화가 아이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행사의 마무리는 플로깅 행사였다. 약 한 시간 동안 행사장부터 마을 곳곳에 숨겨져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리하여 버리는 활동을 하였다.

시작 전, 우리가 수거하는 것들에 대해 ‘바르게 버리면 쓰레기가 아니라 환경도 보호되고, 제대로 분리만 되면 돈이 되니 보물이라 생각하고 잘 수거해봐라’는 말을 들은 아이들은 아파트와 마을 여기저기에 있는 다양한 보물(?)을 한 봉 다리씩 가득 열심히 주워 나르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키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질 것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아이들을 통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플로깅 행사의 경우 좀 더 정기적으로 운영되었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의견과 아이들의 성원에 힘입어 내년 날이 따뜻해지는 3월 정도부터는 매월 1회씩 정기적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기왕이면 옷도 예쁘게 맞춰입고 플로깅 데이를 진행하면 어떻냐는 의견에 따라 다양한 다음 행사 아이템들이 착착 생겨나는 것을 보며 다들 즐겁게 참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참 감사했다.

세 번째 활동으로는 독서 활동이 진행되었다. 각자 환경과 관련된 책을 읽은 후 내용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는데, 회원 중, 이번 우리가 진행하게 된 환경 활동을 시작으로 인천환경연합에서 인천의 환경에 대한 교육을 받고 온 주민이 이야기를 공유해주었다. ‘미세먼지가 불량배 정도라면 기후변화는 핵폭탄’이라는 말과 ‘온실가스는 한번 배출되면 수백 년간 대기에 남아 계속 축척된다’는 것, ‘1.5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탄소예산이 7년 5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등의 미처 몰랐던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구성원들과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마지막으로는 생활 속 실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았다. 똑똑한 분리배출 방법에 대한 공유이다. 작은 실천으로 꿈스마을학교에는 앞으로 일회용 종이컵을 없애고 참여 시에는 텀블러를 가져와 함께 활동할 수 있게 하였다.

탄소중립전환마을 마지막 활동으로는 선진사례를 탐방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하기로 하였다. 드디어 다 함께 하는 마지막 활동이 진행되었다. 고대하던 서울새활용플라자 선진탐방의 전날, 하필이면 대설주의보가 내려 하얀 눈이 펑펑 내렸지만 다행히 사례탐방이 무산되지는 않았고, 어른 10명에 아이 15명은 오랜만의 외부 활동으로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서울새활용프라자내에는 새활용스토어가 있어 국내 최초 업사이클링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버려지는 자원을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순환시키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통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새활용’이란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의 우리말이다. 물건을 처음 만들 때부터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며 쓸모가 없어진 후까지 고려하는 것, 물건을 가치 있게 오래 사용하도록 의미를 담아서 만드는 것까지 새활용은 환경을 지키고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재활용이 재활용이지 새활용은 뭐야?’라고 생각했지만 방문 후에는 정말 놀라웠다. 멋진 예술작품에서부터 옷, 신발, 줄넘기, 가방 등등 멋있기도 했지만, 그 의미가 커서 많은 울림이 있었다. 그중 여기저기 걸려있는 폐현수막이 줄넘기가 되는 과정을 듣고 난 후엔,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음에 감사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 또한 함께하고 있음에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생태계 질서가 무너지는 과정이 엄청나게 가속화되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기 전 지금이라도 환경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작더라도 실천할 거리를 찾아 다 함께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우리 활동의 터전인 지구에서의 삶이 조금은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더 살만한 미래를 만드는데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본다.

돌아보니 탄소중립전환마을 구축사업 내내 마을활동가로서는 기관의 담당 코디네이터의 긴밀한 도움과 협조로 인하여 일이 무리 없이 진행되었던 것 같아 너무 좋았었는데 지면을 통해서라도 늦었지만 감사드리고, 환경 이슈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문제를 함께 인식하였고, 해결방안을 찾아 함께 한걸음 전진했던 꿈에그린어진스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참고 사진
2022 인천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지역사회문제해결 리빙랩 「탄소중립마을 전환체계 구축」 사업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웹진 100호 동시 발행

진강산마을협동조합과 사회적 농업 활동

0

글 | 노광훈(진강산마을협동조합 돌봄반장)

1. 진강산마을협동조합의 결성

진강산마을협동조합(이하 진마협)은 2021년 11월 29일 인천시로부터 협동조합 설립허가증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 말에 농림축산식품부의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따라 지역서비스공동체로 지정받았다. 사회적 농업은 2018년 9개 농장에서 시범사업을 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6년 차에 들어섰다. 현재 전국에 92개의 사회적 농장이 있고, 30개의 지역서비스공동체가 있다. 지역서비스공동체는 2022년에 처음 시작되어 올해 2년 차다. 사회적 농장은 해마다 일정액의 사업비를, 지역서비스공동체 또한 사업비와 돌봄반장 인건비 및 활동비를 지원받는데, 지원 기간은 모두 최대 5년이다.

사회적 농업은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장애아, 학생, 노인, 귀농귀촌자, 다문화가족 등)과 농업 활동을 통해서 돌봄, 교육, 고용의 기회를 만들어 농촌사회의 통합과 활력을 불러일으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농민을 비롯해서 보건 복지 분야 기관 종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공동체를 형성해서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로 지역서비스공동체가 해야 할 일이다.

진마협은 양도면 지역의 네 단체(도감뿌리농원,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 기찻길옆작은학교 삼흥리농장, 양도친환경작목회)가 모여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진마협의 궁극적인 목표는 양도면 단위에서 돌봄 문화를 확산하고 ‘지역사회 통합 돌봄’ 체계를 만들어 아이부터 노인까지 구성원 누구도 소외되는 사람 없이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진마협의 사회적 농업 활동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사회적 농장 활동과 지역사회 복지서비스 제공 활동이다. 진마협에서 하는 이 두 가지 활동 내용을 살펴보고, 진마협이 하는 사회적 농업 활동의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진마협의 사회적 농장 활동

1) 도감뿌리농원의 돌봄 농장
도감뿌리농원은 2011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체험농장으로 지정되었다. 볍씨 파종부터 손모내기, 볏모 키우기, 벼베기, 탈곡하기, 방아찧기까지 체험할 수 있다. 그밖에 감자와 고구마 심기와 캐기, 산딸기와 방울토마토 따먹기, 감 따기, 바가지 만들기, 뱃놀이, 연날리기, 썰매 타기…. 계절에 따라 체험할 거리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수도권의 어린이집을 비롯해서 강화의 초등학생들까지 해마다 몇천 명씩 다녀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2~3년간 운영을 거의 하지 못했다.

도감뿌리에서는 지난해 ‘발달장애인 가족과 함께하는 진강산가족농장’을 운영했다. 특수학급이 있는 강화지역 내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참가자를 모집했다. 10가정에서 30여 명이 신청해서 주말 가족농장으로 15회 운영했다. 토요일에 하다 보니 늘 몇 집은 빠지게 되고 대개 6~7가정, 20여 명이 참여했다. 봄에는 잎채소를 심었고, 가을에는 배추를 길러서 김장용 절임배추까지 해서 가져갔다. 삽목한 국화도 화분에 키워서 가져갔다. 농사일은 농장주이기도 한 안재원 진마협 대표님과 부모들이 주로 하고 아이들은 보조강사들과 미끄럼을 타고, 뱃놀이도 하고 닭장에서 달걀도 꺼내고 하며 놀았다. 발달장애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 착하고 순수하다. 아이들은 마음껏 놀 수 있어서,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맡겨놓고 텃밭을 가꾸어 신선한 채소를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아했다.

올해는 ‘도감뿌리 농부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신나는 농장’을 강화특수교육지원청과 함께 협력 운영하고 있다. 참가자 모집을 맡아 주었고, 담당 직원을 파견근무 보내주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에 수업의 일환으로 특수학급 담당 교사가 아이들을 데려와서 두세 시간 동안 흙 만지고 놀다가 점심시간에 맞춰 데려간다. 관내 세 학교에서 여덟 명의 발달장애 아이들이 참가하고 있다. 텃밭 가꾸기보다는 꽃모종 심기 등 원예 활동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2) 학생 농사 체험
양도면 삼흥리에는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있는 기찻길옆작은학교의 강화 체험농장이 있다. 해마다 아이들이 농장에 와서 손모내기를 하고 자연 생태체험 활동을 한다. 지난해에도 6월 4일에 손모내기를 했고, 10월 29일에 벼베기를 했다. 30~40여 명이 왔는데 점심 식비와 간식비, 재료비를 지원했다. 올해도 봄, 가을에 네 차례 농사 체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불은면에 있는 꿈틀리인생학교 아이들의 농사 체험이 있다. 해마다 양도면 도장리 친환경 사업장에 와서 볍씨소독과 파종에 참여하고, 손모내기 행사도 한다. 양도친환경작목회 조영보 님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도 5월 25일에 도장리 논에서 손모내기를 했다. 모자와 논장화 구입, 점심 식사비를 지원했다.

3) 귀촌자 공동경작 체험
지난해에 ‘귀농귀촌자와 고령농이 함께하는 생태 텃밭 가꾸기’를 격주 주말에 운영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우선 참여자가 적었고, 그나마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자기 텃밭 돌보기도 바쁜데 도감뿌리까지 와서 텃밭 농사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귀촌자 공동경작 체험’으로 바꾸었다. 벼농사로 자기가 먹을 쌀을 자급하자는 것. 또 노는 밭을 빌려서 고구마든 옥수수든 팔기 위한 농사를 함께 지어보자는 것.

도장리 양도친환경작목회 사업장에서 냉온침탕법으로 볍씨소독을 했고, 지난 4월 16일에는 함께 볍씨파종을 했다. 일주일 뒤 싹이 튼 모판을 못자리에 넣고, 한 달 뒤 못자리에서 모판을 떼서 모심기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하다. 공동경작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손(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신 친환경작목회로부터 농기계 작업을 지원받는다. 논 갈고 써레질하기, 모심기(이앙기), 벼베기(콤바인)까지. 우리 가족의 건강한 밥상에 내가 농사지은 쌀밥을 올려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신성한 행위가 아닌가.

친환경 자급 체험 농사를 진행하는 데는 시대의 요청에 부응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농촌에 사는 젊은 사람들이 줄고, 농업인은 고령화되다 보니 공장처럼 노동자를 고용하는 논의 기업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사람들이 함께 농사지으며 마을의 서로돌봄 공동체를 만들어 가던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그래서 원주민과 귀농귀촌인들이, 논과 농기계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들이, 서로 돕는 농사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3. 진마협의 지역사회 복지서비스 제공 활동

진마협의 지역사회 복지서비스 사업은 진강산마을교육공동체(진동)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진동은 2016년 양도면의 네 학교(양도초, 조산초, 동광중, 산마을고) 학부모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다. 회원 대부분이 아이들 교육을 위해 귀촌한 분들이다. 진마협과 함께 교육공동체에서 마을공동체로 변화해 가려고 한다. 진동을 중심으로 진마협에서 진행하고 있는 몇 가지 사업을 소개한다.

1) 주거환경 개선 – 전기, 가스, 수도, 보일러, 이불 빨래 등
진동에는 ‘장도리’라는 집수리 민간업체가 있다.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 집에 문짝을 고쳐드린다든지, 가스안전콕을 달아드린다든지, 형광등을 엘이디(LED) 등으로 갈아드린다든지, 보일러를 고쳐드린다든지 하는 일을 해 왔다. 올해는 집수리 외에 빨래방에서 이불 빨래를 해드리는 일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대상자(참여자)를 찾는 일이다. 양도면사무소 복지 담당자와 만남을 시도했는데 여의치 못했다. 양도면 보건지소와 방문요양센터를 통해서 몇 집을 소개받아 찾아갔다. 그리고 진동 회원들과 함께 20가구 대상 ‘생활도움 실태조사’를 했다. 독거노인이나 고령노인 댁을 방문해서 기본적인 생활실태와 함께 해결했으면 하는 불편사항을 설문을 통해 알아내고, 장도리 팀과 함께 방문해서 해결해 드리는 것이다. 곳곳에 아직도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이 많다. 올해는 조사 가구를 40가구로 늘리고 예산도 크게 늘렸다. 면사무소 담당 공무원과도 관계를 맺어 서로 협력해 가야 하는데 그놈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것 때문에 어떤 정보도 알려줄 수 없다고 하니 갑갑하다.

2) 농산물 직거래 장터
진동의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로 씨마켓이 있다. 씨마켓은 ‘교육, 문화, 예술이 피어나는 마을 장터’를 표방한다.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체험 부스, 벼룩시장이 열리는 플리 마켓이다. 지난해부터 여기에 진마협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함께 열었다. 지역의 제철 친환경 농산물과 함께 참기름, 된장, 식초, 꿀 같은 가공품도 판다. 볼음도에서 상합조개를 보내와 팔기도 했다. 올해는 네 차례 씨마켓을 계획하고 있다. 11월에는 김장 채소 직거래 장터를 진마협 차원에서 따로 열 계획이다. 주민들도 농산물을 갖고 장터에 나오도록 하는 게 과제다.

진동상회 마당 한켠에 ‘청개구리’라는 이름의 상설 무인 판매장을 만들었다. 양도친환경작목회의 제철 농산물, 큰나무캠프힐의 꿀, 풀정원의 수세미와 천연샴푸와 오일, 발효맘협동조합의 발효식품, 강화마을협동조합의 들기름과 참기름, 산마을고 영농단의 매실효소 등을 약간의 수수료만 받고 판매하고 있다. 관리에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일단 시도해 보고 있다.

3) 방문 이미용
올해 새로 계획한 일로 ‘찾아가는 미용실’이다. 몸이 불편해서 이동이 어려운 분은 댁에 찾아가서, 그렇지 않은 분은 마을회관에서 커트나 파마, 염색을 해드리는 것이다. 재료비만 각자 내도록 하고. 마을에 미용사 자격증이 있고 미용 도구도 갖추고 있는 분이 둘이나 있다. 이분들을 강사로 모시기로 했다. 이장이나 노인회장님께 몸이 불편한 분, 나이가 많은 분을 우선으로 참여자를 모집하도록 부탁할 계획이다. 도장리나 삼흥리에서 우선 시범적으로 해봐야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겠다. 하루에 몇 사람이나 할 수 있는지, 필요한 게 뭔지….

4) 주민 역량 강화 교육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해 총 10회의 강좌를 계획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 텃밭 강좌’ 4회, 파머컬처 강좌 3회, 마을공동체 강좌 3회. 4월 15일에는 1차 생태 텃밭 강좌를 산마을고등학교 소강당에서 진행했다. ‘지속 가능한 농촌사회를 위하여 ‘횡성에서 살아온 토종 씨앗 이야기’를 횡성여성농업인센터 한영미 대표가 강의했다. 31명이 참석했다. 횡성 언니네 텃밭이 토종 씨앗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 수 있었다. 강화에도 얼마 전 ‘강화토종씨앗도서관’이 온수리에 문을 열었다. 김충진 신부님을 중심으로 여러 명이 관의 지원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세우고 한발 한발 나가고 있다. 4월 22일과 4월 29일에는 안철환 선생이 전통농업의 순환 원리와 24절기 농사력에 대해서 강의한다. 한 주 건너서 5월 13일에는 파주 사탕수수 정현석 대표가 ‘기후변화와 우리 농업’을 주제로 강의한다. 참석자들에게는 토종 씨앗 모종과 아열대식물 모종을 나누어드릴 계획이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휴대폰 활용 교육도 할 계획이다. 요즘은 노인들도 대개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제대로 활용해 쓰지 못하고 있다. 문자와 사진 주고받기, 카톡 이용하기, 사진 찍고 올리기, 손주와 영상통화 하기 등을 지역의 젊은이들한테 배우는 것이다. 아직도 농촌에는 마을회관에서 노인회 총무가 방송으로 공지사항을 알리는 데가 많다. 카톡으로 알려도 잘 보지 않거나 볼 줄 모르기 때문이다. 이 휴대폰 활용 교육은 이장들이 아주 좋아할 것 같다.

4. 진마협의 사회적 농업 활동의 의미와 과제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서 ‘마을은 변하고 있는가’ 묻는다면 아직은 대답을 못 하겠다. 다만 진마협을 이루고 있는 네 단체 구성원들 간의 유대감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원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또 협동조합을 운영하기 위해 여러 차례 회의를 하고, 역할을 나누어 일하고, 평가하고, 다시 새로운 일을 기획하면서 서로 알아가며 믿음이 생겼다. 하지만 아직 지역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데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물론 1년의 활동으로 어떤 변화를 바라는 것은 성급한 일이겠다. 하지만 주민들이 사업의 대상이나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사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주민들의 삶에 밀착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은 결국 주민들과 만나는 일이고, 주민들의 삶의 요구를 해결하는 일이고,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해결의 주체로 나서도록 돕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소위 ‘관’이라고 하는 행정기관과 관계 맺는 것이다. 이들은 소통하고 협력하기보다 자신들의 경계선은 긋고 자신들의 원칙만 앞세운다. 또 원주민들과 이주민들의 관계 맺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쉽게 하나가 되기는 어렵겠지. 사회적 농업이 서로 다른 이들의 만남과 소통을 촉진하고 경계를 허무는 일이 되어야 하겠다.

강화는 소멸위험 지역이다. 수도권에서 은퇴자들이 꾸준히 들어와서 인구는 조금씩 늘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강화를 빠져나가고 태어나는 아기는 거의 없다. 이러다간 초등학교가 하나씩 문 닫을 판이다. 지속가능하지 않다. “농업은 발전했지만, 농촌은 해체되었다”는 어느 농학사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 농사기술은 해마다 발전하는데 농촌은 점점 살기 어려워진다니. 기후 위기, 에너지 위기의 시대에 우리 농업, 농촌의 앞날은 어찌 될 것인가.

농촌의 문제는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민만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기초, 바탕이 걸려 있는 문제다.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도농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인천의 어느 마을공동체와 진마협이 결연을 맺어 씨마켓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나 가을걷이 한마당, 정월 대보름 잔치 같은 자리에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그려본다.

참고 사진: 저자 제공

인천광역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센터 웹진 101호 동시 발행

New Offices Around Town

0

Cottage out enabled was entered greatly prevent message. No procured unlocked an likewise. Dear but what she been over gay felt body. Six principles advantages and use entreaties decisively. Eat met has dwelling unpacked see whatever followed. Court in of leave again as am. Greater sixteen to forming colonel no on be. So an advice hardly barton. He be turned sudden engage manner spirit.

Consider now provided laughter boy landlord dashwood. Often voice and the spoke. No shewing fertile village equally prepare up females as an. That do an case an what plan hour of paid. Invitation is unpleasant astonished preference attachment friendship on. Did sentiments increasing particular nay. Mr he recurred received prospect in. Wishing cheered parlors adapted am at amongst matters.

Betrayed cheerful declared end and. Questions we additions is extremely incommode. Next half add call them eat face. Age lived smile six defer bed their few. Had admitting concluded too behaviour him she. Of death to or to being other.

His having within saw become ask passed misery giving. Recommend questions get too fulfilled. He fact in we case miss sake. Entrance be throwing he do blessing up. Hearts warmth in genius do garden advice mr it garret. Collected preserved are middleton dependent residence but him how. Handsome weddings yet mrs you has carriage packages. Preferred joy agreement put continual elsewhere delivered now. Mrs exercise felicity had men speaking met. Rich deal mrs part led pure will but.

Lose john poor same it case do year we. Full how way even the sigh. Extremely nor furniture fat questions now provision incommode preserved. Our side fail find like now. Discovered travelling for insensible partiality unpleasing impossible she. Sudden up my excuse to suffer ladies though or. Bachelor possible marianne directly confined relation as on he.

First Model On AI Business

0

As absolute is by amounted repeated entirely ye returned. These ready timed enjoy might sir yet one since. Years drift never if could forty being no. On estimable dependent as suffering on my. Rank it long have sure in room what as he. Possession travelling sufficient yet our. Talked vanity looked in to. Gay perceive led believed endeavor. Rapturous no of estimable oh therefore direction up. Sons the ever not fine like eyes all sure.

Why end might ask civil again spoil. She dinner she our horses depend. Remember at children by reserved to vicinity. In affronting unreserved delightful simplicity ye. Law own advantage furniture continual sweetness bed agreeable perpetual. Oh song well four only head busy it. Afford son she had lively living. Tastes lovers myself too formal season our valley boy. Lived it their their walls might to by young.

And produce say the ten moments parties. Simple innate summer fat appear basket his desire joy. Outward clothes promise at gravity do excited. Sufficient particular impossible by reasonable oh expression is. Yet preference connection unpleasant yet melancholy but end appearance. And excellence partiality estimating terminated day everything.

Civility vicinity graceful is it at. Improve up at to on mention perhaps raising. Way building not get formerly her peculiar. Up uncommonly prosperous sentiments simplicity acceptance to so. Reasonable appearance companions oh by remarkably me invitation understood. Pursuit elderly ask perhaps all.

Unpacked reserved sir offering bed judgment may and quitting speaking. Is do be improved raptures offering required in replying raillery. Stairs ladies friend by in mutual an no. Mr hence chief he cause. Whole no doors on hoped. Mile tell if help they ye full name.